iMBC 연예

리브뮤직 최광호, 권리자에겐 '권리'를 이용자에겐 '편의'를 [인터뷰M]

권리자가 온당한 권리를 행사하는 것, 이용자가 편리한 적법 절차에 따라 이를 취하는 것. 당연한 이치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우리 음악 산업에서는 눈 가리고 아웅식 편법이 통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고질적 병폐를 뿌리부터 살펴 더 나은 K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것이 리브뮤직 출범의 이유다.

저작권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높아진 지금이야 멜론, 유튜브 뮤직 등 적법한 유료 음원 서비스 시장이 당연한 시대가 되었지만, 2000년대 초반 디지털시대가 도래한 직후 국내 음악 저작권 인식은 그야말로 처참했다. 소리바다, 벅스뮤직 등의 저작권자가 아닌 사업체들이 불법 다운로드 사이트를 개설해 이익을 취했다. 리스너들에게 편리성을 제공했다는 명목 하에 저작권 도둑질이 횡행한 것. 자연스레 공짜 맛을 본 리스너들은 돈 내고 음악 듣기를 꺼려했고, 이는 악순환 구조를 만들어 음악가들을 가난하게 만들었다. 내 노래로 남이 장사해 배를 불리는 판국에 누가 섣불리 뛰어들겠나.

이제는 나아졌다 하지만, 아직도 갈길이 멀다. 우리는 'K문화' 강국이라는 이름값에 걸맞춰 인식 수준을 더욱 공고히 해야한다. 단순 저작권에서 범주를 넓혀 공연권에 대한 인식 역시 높아져야 하고, 불신이 해소되어야 마땅한 상황. 공연권은 저작자가 그 저작물을 공연할 수 있는 배타적 권리를 말한다. 일례로 사업장에서 음악을 틀 때 권리는 음악 저작권자에게 있으며 온당한 이용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

하지만 아직 기준이 모호해 풀어야 할 숙제가 산더미인 현안이다. 이러한 중차대한 과제 선두에 리브뮤직이 앞장서겠다는 것. 리브뮤직은 HYBE, SM, YG, JYP,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음반 기획사 및 유통사가 회원으로 소속된 ‘한국음악콘텐츠협회(음콘협)’가 설립한 사내벤처다. 공연권료를 보다 투명하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징수·관리하기 위한 목적에서 출범했다.


최광호 대표는 "공신력 있는 정확한 시스템의 부재, 이를 백업할 수 있는 기업의 부재. 두 가지 시각에서 출발한 것이 리브뮤직"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국제음반산업협회(IFPI) 통계에 따르면 우리 음악 시장이 7위 정도다. 하지만 지난해 데이터에 따르면 공연권 기준으로는 62위 정도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스트리밍 서비스 기준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발휘하는 'K팝' 보유국이 공연권 징수액은 처참한 수준인 셈이다. 균형이 필요하지 않나. 리브뮤직의 목표는 향후 5년 안에 국내 공연권 시장이 세계 10위 안에 드는 것"라고 말했다.

'징수'가 주는 위화감을 줄이는 것이 첫 번째 임무다. 그렇기 위해서는 시장 친화적 접근이 필요하다. 여기엔 편리성이 관건이라고. 최광호 대표는 "쉽고 편리한 매장맞춤형서비스(All-In-One Service) 개발, 정부 지원정책, 시행령 개정을 통한 시장 확대 등 다방면에 걸쳐 시장 친화적 사업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며 "업장을 운영하는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멜론이나, 유튜브 뮤직에 돈을 내고 이미 썼는데 뭘 또 돈을 내냐'는 생각이 들 수 있다. 하지만 기업체가 기업용 MS오피스를 별도로 정품 구매하듯 당연한 과정이 되어야 한다. 개인 청취용 음원과 상업적 사용 음원은 구분되어야 한다. 그렇기에 리브뮤직이 통합징수단체, 중재자 역할을 확실히 해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예전에는 무조건 협회가 납부 대상자가 미납할 시 형사 고발을 진행했다. 저작권법이니 형사 고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방식은 구태하다. 대안, 편리성, 방법을 제시하지 않고 주먹구구식으로 고발이라니. 자영업자에게는 가혹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고 부정적 인식만 높인다. 음악은 그렇게 쓰이면 안 된다. 협회별로 너도 나도 돈을 걷겠다고 나서니 이용자 입장에서는 더욱 신뢰가 떨어지고 불편할 것이다. 리브뮤직에서 협회들과 협의해 일괄로 징수 후 분배하는 방식을 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례로 리브뮤직이 지난 1일부터 시작한 체력단련장 전용 매장음악서비스 '힐뮤직(Heal Music)' 이 있다. 작곡가·작사가, 가수·연주자, 음반제작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국내 주요 음악권리자 3단체(함께하는음악저작권협회,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한국연예제작자협회)가 관리하는 저작물로 구성된 매장음악서비스다. 공연권료가 서비스 이용요금에 포함되어 있다. 특히 힐뮤직만을 이용하는 경우, 해당 서비스 내에서 제공되는 저작권 관리 음악을 사용하는 한 저작권 침해에 따른 고소·고발 위험 없이 안심하고 음악을 틀 수 있는 환경이 보장된다.

원활한 징수에는 필히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최광호 대표는 "정부의 협조도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이러한 초기 인식이 필요한 과업에 있어선 더욱 그렇다. 소상공인과의 고통 분담을 위해 초기 이용료 할인 등을 지원해 주면 상생이 이뤄지고 건강한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공연권 징수 단체들과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더욱 완성도 높은 통합징수 시스템을 마련해 보다 건강한 시장의 성장을 지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iMBC연예 이호영 | 사진출처 리브뮤직
※ 이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를 받는바, 무단 전재 복제, 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