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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에 못질한 KBS 드라마, 결국 촬영분 전량 폐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병산서원을 훼손해 비판을 받은 KBS가 문제가 된 촬영 영상을 전량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KBS는 2TV 새 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이하 '남주의 첫날밤') 병산서원 촬영 장면을 전량 폐기한다.

이는 안동시가 촬영분 폐기 요청을 한 것을 수용한 결정이다. KBS는 촬영분 전량 폐기에 이어 방송을 통해 사과문을 띄우고, 촬영 가이드라인도 수정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일 '남주의 첫날밤' 촬영팀이 세계 문화유산인 병산서원 기둥에 못질을 했다는 목격담이 올라왔다.

목격자 민서홍 건축가는 "황당한 상황을 목격했다. 서원 내부 여기저기에 드라마 소품으로 보이는 물건들이 놓여있었고, 몇몇 스태프들이 등을 달기 위해 나무 기둥에 못을 박고 있었다. 둘러보니 이미 만대루의 기둥에는 꽤 많은 등이 매달려 있었다"라고 전했다.

민 건축가가 '문화재를 그렇게 훼손해도 되느냐'며 항의를 하자 스태프들은 "귀찮다는 듯 '이미 안동시의 허가를 받았다'라며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성을 냈다"고 한다.

논란이 커지자 KBS 측은 "이유 불문하고 현장에서 발생한 상황에 대해 KBS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현재 정확한 사태 파악과 복구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 논의 중에 있다"라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또 KBS는 "제작팀이 못을 넣었던 곳은 병산서원 만대루 기둥 보머리 8곳과 동재 보머리 2곳 등 10여 곳"이라며 "기존에 못자국이 있는 곳이더라도 새로 못을 넣어 압력을 가한 행위는 문화재 훼손에 해당됨으로 이 사안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재차 사과했다.

그러면서 "드라마 외주제작사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병산서원의 소중한 가치를 알리는 교육을 실시하고, 향후 관리 감독을 강화하겠다"라며 "KBS는 이번 사안을 계기로, 같은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는 소설 속 한 줌의 분량도 되지 않은 조연에 빙의한 주인공이 의도치 않게 소설의 남자 주인공과 하룻밤을 보내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동명의 웹소설이 원작이고, 주연배우는 서현과 옥택연이다.


iMBC연예 장다희 | 사진 iMBC연예 DB, 넷플릭스, 민서홍 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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