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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톡] 500억 쓴 '별들에게 물어봐', 수면제 우주 다큐로도 '글쎄'

500억대 제작비를 들인 텐트폴 작품 '별들에게 물어봐'가 tvN에 도킹했다. 다만 시청자의 마음까지 사로잡고 정상 궤도에 오르기엔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는 11일 3회 방송을 앞둔 tvN 토일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극본 서숙향·연출 박신우)를 향한 대중의 시선이 복합적으로 뒤엉키고 있다.

'별들에게 물어봐'는 무중력 우주정거장에서 일하는 보스 이브(공효진)와 비밀스러운 미션을 가진 불청객 공룡(이민호)의 지구 밖 생활기를 그리는 드라마.

제작비 500억 원 대작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은 '별들에게 물어봐'. 지난 2023년 촬영을 마치고 긴 시간 후반작업 끝에 공개된 이 작품은 우주 공간을 비롯해 우주정거장 내부와 무중력을 CG 등으로 디테일하게 재현한 흔적이 곳곳에 묻어난다.

K-드라마 최초로 우주정거장을 구현한 탓에, VFX(특수시각효과) 후반작업 비용만 100억 원 이상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최초 스페이스 오피스물을 표방한 만큼, 막대한 자본이 투입된 '별들에게 물어봐'는 작품성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도 덩달아 부여받은 셈이 됐다.

대중에 안겨줄 분명한 기대는 더없이 화려한 배우진 면면이었다. 톱스타 이민호와 공효진을 필두로, 믿고 보는 오정세, 한지은, 김주헌, 이엘 그리고 촉망받는 스타 허남준, 박예영, 이초희까지. '탈지구급 라인업'이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럽게 따라붙은 이유다.

결과적으로, '별들에게 물어봐'가 순항 궤도에 오르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가시적인 수치가 첫 번째 근거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첫회는 평균 3.3%(전국 유료 가구 기준), 2회는 3.9%로 집계됐다. 일반적으로 금토드라마와 경쟁하는 토일드라마들의 일요일 방송분 시청률이 상승 기대치가 높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리 유의미한 상승폭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화제성도 아쉬움을 남긴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25년 1월 1주차 TV-OTT 드라마 화제성 조사에서 '별들에게 물어봐'는 현재 방송 중인 '옥씨부인전', '나의 완벽한 비서' 등에 밀린 5위에 랭크됐다.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순위에도 주연 이민호는 9위에 머물렀고, 공효진은 순위권 밖에 위치했다.

'별들에게 물어봐'가 적지 않은 제작비를 들인 작품이라는 점은, 작품이 아직 2회에 접어들었음에도 높은 기대치와 함께 가혹한 잣대가 따라붙는 배경이 된다.

내용 면에서도 아쉬움을 남긴다. 로맨스와 휴머니즘, 인물들의 복잡한 전사를 2회 안에 욱여넣어 보여주니 산만함을 지울 수 없다. 비좁고 답답한 우주정거장 모듈에서 모든 이야기가 진행될 수 없다보니, 서사는 지구 안 사람들의 이야기와 교차되어 펼쳐진다. 그렇지 않아도 낯설고 난해한 우주인들의 생활에 몰입하는 것이 버거운 이유다.

굳이 우주가 배경이 아니어도 되었을 이야기들이 전시된다. 우주 과학자들의 순수한 열정을 다룬 다큐멘터리처럼 시청하기엔 현실감이 턱없이 부족하고, 우주정거장 안에서만 진행되는 생명 실험 등에 흥미가 없는 대부분의 시청자들에게는 '왜 이 작품이 우주를 택한 것인지', '로맨스가 굳이 우주에서 이뤄져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를 여전히 납득시키지 못한다. 둥둥 떠다니며 연기하는 것이 신기해보이는 것은 잠시뿐이다.

장엄하고 신비한 우주, 이를 배경으로 지구 바깥에서만 보여줄 수 있는 스펙터클한 서사가 아닌 주연 배우들의 베드신만이 화제성을 점령한 사실은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우주 속에서도 사랑을 나누는 초파리와 인간의 성생활 장면을 교차시키면서 '생명'에 진심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주려 했던 걸까. 그러나 이 역시 '별들에게 물어봐'가 500억이나 들여 우주로 가야했을 이유를 설명해주기엔 역부족이다.


iMBC연예 백승훈 | 사진출처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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