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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오타쿠] 이제는 아저씨지 말입니다, 군인 아이돌

무수한 팬을 몰고 다니며 높은 인기를 구가하던 ‘오빠 아이돌’도 시간만은 거스르지 못한다. 의술의 힘과 화장품으로 주름을 없애고, 혹독한 다이어트와 운동으로 초콜릿 복근을 유지해도 군대 영장만은 피할 수 없다. HOT, GOD, 신화 등 1990년대 후반 전성기를 구가하던 원조 오빠 아이돌도 미루고 미루던 군입대를 했고, 이제 어엿하게 군대를 제대한 아저씨 아이돌이 되어 돌아왔다. 오빠에서 아저씨로 바뀐 그들, 군대는 그들을 어떻게 바꿨을까?



군대로 인해 인생역전, 대박 신화를 일군 장본인은 바로 HOT 리더였던 문희준이다. HOT 해체 후 솔로 활동을 하면서 록 음악을 하겠다는 자신의 꿈은 이뤘지만 수많은 네티즌의 조롱도 함께 얻었다. HOT 시절부터 이어온 팬들이 같이 헤드뱅잉을 하고 함성을 질러주어도 ‘뷁’이라는 신조어의 주인공으로, ‘오이로 다이어트를 하는’ 우스운 가수로만 여기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당당히 군대에 입대한 후 문희준의 안티팬은 문희준의 팬으로 돌아섰다. 제대 후 <무릎팍 도사>에 출연해 그동안의 마음 고생을 전하는 것으로 완벽하게 비호감에서 호감 연예인으로 변신했다. 문제라면 군 제대 당시의 인기 열풍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 다시 군대 갈 수도 없고 새로운 승부수를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요즘 확 떠버린 군 제대 아이돌은 GOD 김태우다. 싱글곡 ‘사랑비’로 인기를 얻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각종 쇼 프로그램에 나와 예쁜 여자만 보면 껄떡대는 천상 군인 아저씨의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 제대 후 인터뷰에서 “소녀시대가 군 생활 활력소였다”고 밝히며 소덕후 인증을 하더니, <세바퀴>에서 서인영에게 속옷을 선물한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나도 끄떡없이 버티는 근성을 보여주었다. 쥬얼리, 소녀시대, 카라 등 삼촌팬이라면 눈을 부릅뜰 만한 환상적인 걸그룹을 향해 “좋다”고 마음 놓고 말할 수 있는 건 진정 ‘아저씨’이기 때문일 테다. 이런 껄떡댐이 통했는지 걸그룹 멤버들이 모인 <청춘불패>의 삼촌 서포터즈가 되었을 정도. 

 





문희준보다 5개월 먼저 입대해 문희준을 꽤나 괴롭혔다는 선임병 윤계상. 한창 시절 GOD에서 탈퇴하여 ‘GOD 해체설’을 부추기더니 연기자로 전향해버린 후 훌훌 군입대를 해버렸다. 윤계상은 “군대 화장실에서 연기 연습을 했다”고 전하며 연기 열정을 불태웠고, 군 제대 후 “GOD 당시 가수 활동이 힘들었다”고 고백하더니 본격적으로 가수가 아닌 연기자의 길을 걷고 있다. 각종 영화와 드라마의 주연을 맡고 있으며 최근 11월 5일 개봉하는 영화 <집행자>의 주연을 맡았다.

 





마지막으로는 현재 군복무 중인 HOT 출신 아이돌 가수 강타가 있다. 하지만 강타는 60만 군인의 로망을 이뤘으니, 바로 ‘소녀시대가 면회까지 온’ 군인이기 때문이다. 강타의 병영생활은 <시사매거진 2580>을 통해서도 공개되었는데, 강타는 ‘다’나 ‘까’로 끝나야 하는 군대 언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며 “팬들이 소포를 예전보다는 적게 보내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실시한 ‘군 제대 후 활동이 가장 기대되는 연예인’ 1위를 차지했을 만큼 군대 밖의 분위기는 훈훈하다. 강타 역시 “제대 후엔 아이돌 이미지를 벗고 싶다”며 전방위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어쨌든 팬의 사랑이 적어졌다며 협박 아닌 협박을 할 만큼 뻔뻔한 아저씨의 포스를 슬쩍 풍겨주셨다.

 







아이돌에게 군대는 이전의 인기를 다시 되찾아와야 하는 힘든 고난이 되는 동시에 자신의 활동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도 된다. 또한 말조심, 행동조심을 해야 했던 아이돌 시절에 비해 자유로워진다는 장점도 있다. 어쨌든 군대를 다녀온 아이돌의 활동이 더 활발해질수록 군대에 대한 이미지도 더 좋아지지 않을까. 이지현 기자 | 사진 TVian | 강타사진제공 아미진(www.army.mil.kr/webzine) 한국국방안보포럼 손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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