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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요리사' 제작진 "백종원 섹시하다는 반응 의외, CU는 PPL아냐" [인터뷰M]

15일 오전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넷플릭스 인기 예능 '흑백요리사'의 김학민 PD, 김은지 PD, 모은설 작가가 참여해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했다.

모은설 작가는 "나름 의도를 가지고 변수까지 예상해서 라운드별 미션을 배치했다. 어째됐건 넷플릭스에서 대한민국의 요리사 100명을 모은다고 했을 때 다채로움과 규모감을 기대할 거라 생각했다. 그 기대감을 충족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클래식한 요리쇼의 기본도 가져가면서 새로움을 넣으려고 많은 준비를 했다."며 캐스팅부터 미션까지 상당한 고민을 쏟아부었다는 말을 했다.

나름대로 엄청난 계산을 하며 프로그램을 구성했다는 김학민 PD는 "이 프로그램에서 제일 에너지가 센 장면을 하나 꼽으라면 눈을 가리고 심사하는 장면일 거라고 저희끼리 회의시간에 늘 이야기했었다. 누가 백종원의 눈에 까맣게 안대를 두를 거라는 상상을 하겠나. 우리 프로그램에서 단 하나의 장면을 뽑자면 아마 그 장면이 될 거라고 예측했었다."며 제작진의 야심 찬 시도가 담긴 장면을 언급했다.

모은설 작가는 "저희 프로그램의 시그니처 룩이 될 거 기 때문에 1:1 대결이 20팀이나 되고 분량이 제일 많았지만 그 장면을 앞부분에 배치해서 시청자의 눈길을 끌 수 있도록 구성했다."라고 덧붙였다.


김은지 PD는 "사실 아무것도 확신한 건 없었지만 현장에서 정지선 셰프의 빠스를 먹는 장면은 무조건 밈이 되고 짜릿할 거라는 생각은 했었다. 왜냐면 현장에서 모든 카메라 모니터 앞의 스태프들이 깜짝 놀랐다. 아기처럼 음식을 받아먹는 백종원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그 장면이 섹시하다는 평가를 받을 줄은 몰랐다. 그런 방향으로 흘러갈지는 저희도 예상 못했다."라고 밝혀 웃음을 안겼다.

기존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과 달리 신선한 룰과 미션으로 호평을 받기도 했지만 몇몇 미션은 공정성이 아쉽다는 평도 있었다. 이에 대해 김학민 PD는 "출연진들이 다 프로 요리사다 보니 우리가 제시한 미션들이 생각보다 타이트하지 않았다는 말씀을 하시더라. 본인들에게 좀 쉽다, 더 하드 하게 했으면 좋았을 텐데 수월했다는 반응이 많았다. 시청자들은 그렇게 느끼지 않으시던데 출연자들의 반응은 그랬다."며 일반인 시청자가 보이게 어렵고 빡빡할 것 같은 미션이었지만 프로들이 느끼기에는 까다롭지 않은 미션이었다며 입장의 차이를 전했다.

김은지 PD는 "저희가 10년 만에 나오는 요리 서바이벌이어서 다양한 요소를 넣어보고 싶었고 라운드별로 장르가 바뀌는 느낌, 라운드별로 보는 재미가 달라지는 느낌을 주고 싶어서 구성을 한 건데 이제야 그 피드백을 받고 있는 중이다. 이 피드백을 바탕으로 시즌2가 만들어질 것 같다. 지금은 확답을 못 드리겠지만 시청자분들이 불편해하셨던 부분은 확실히 개선될 것"이라며 불공정하게 느껴졌던 레스토랑 미션에 대해 이야기했다.

프로그램의 전체적인 촬영에만 3개월이 걸렸다는 김학민 PD는 "출연자분들이 다들 업장을 갖고 계신 분이어서 이분들이 편하게 임할 수 있도록 일요일이나 월요일에 촬영을 했다. 업장이 제일 많이 쉬는 요일이 그날이더라. 그리고 1주일 간격이면 너무 힘들 것 같아서 2주씩 텀을 두면서 그분들의 생업에 방해가 되지 않게끔 고려해서 촬영을 했다. 시즌2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촬영 컨디션을 알렸다.

제작진의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한 회차 촬영에 32시간이 걸렸다며 연세가 있는 요리사들의 체력을 배려하지 않은 현장이라는 쓴소리도 있었다. 김은지 PD는 "1월 말에 첫 촬영을 해서 3월에 종료되었다. 촬영일수는 총 8일이었다."라고 제작 기간을 밝혔으며 모은설 작가는 "다른 서바이벌에 비해 타이트한 일정은 전혀 아니었다. 그리고 이분들이 쇼 안에서 허둥지둥 대거나 키친의 환경이 갖춰지지 않아 최고의 실력을 뽐내는데 문제가 될까 봐 이분들에 맞춰 화구, 수압까지 다 체크해 가며 장소, 환경, 재료까지 세심하게 신경 썼다."며 제작진의 노력을 밝혔다.

그러며 "서바이벌이다 보니까 한 세션을 끝내고 다음 세션을 하기까지 정비하고 세팅하는 시간이 생각보다 더 길어지는 상황이 있더라. 이런 부분은 한번 해봤으니까 고려해서 다음 시즌에서는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 내겠다"며 보완할 부분도 짚었다.


충분한 환경을 조성했다고 했지만 중간 미션에서 최현석 셰프가 파를 구걸하러 다니는 장면이 이슈가 될 정도로 제한적인 식재료가 보이기도 했다. 김학민 PD는 "고기의 방, 생선의 방 미션의 경우는 한정된 식재료를 가지고 서로 어떤 식으로 경쟁하는지가 중요한 포인트였다. 식재료가 무한정 배치가 되면 경쟁의 모습이 나올 수 있었다. 그리고 사전에 100인분 요리를 했을 때 필요한 식자재를 자문하시는 분들과 백종원, 안성재 셰프에게도 다 더블체크를 해서 준비했다."며 무턱대고 준비한 식재료들이 아님을 강조했다.

김은지 PD는 "그런데 어떤 재료로 어떤 메뉴를 선책 할지가 저희에게는 미지수였고 그래서 부재료를 얼마나 준비할지는 어려운 일이었다. 너무 많이 깔아 놓을 수도 없고 너무 부족할 수도 없어서 적정선을 타는 게 어려웠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에 덧붙여 김학민 PD는 "저희도 식재료를 남기고 버리는 걸 싫어한다. 각 라운드마다 축산가공업자, 수산업자분들이 현장에 대기하면서 남은 식재료를 바로 소분해서 가져가셨다. 이걸 기부할까도 생각해 봤는데 식재료라 혹시나 상하면 문제가 될 것 같아서 포기했다. 완성된 요리들은 심사 평가를 위해서만 쓰이고 맛에 대한 공정성 때문에 아무도 먹지 않고 폐기처분을 했다."며 식재료의 처분 방법도 공개했다.

모은설 작가는 "진짜 최상의 한우가 왔었는데 그때 백종원이 자기는 안 줬다고 두고두고 아쉬워하셨다"며 비하인드도 알렸다.

편의점 미션을 통해 프로그램에 나왔던 음식이 상품으로도 출시되는 등 경제적인 영향도 미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김은지 PD는 "PPL이냐고 다들 궁금해하시던데 아니다. 편의점 미션은 구성이 되어 있었는데 저희가 준비하다 보니 모든 물품을 구매하는 게 현실적으로 무리여서 편의점 세팅만 부탁드렸다. CU에서 현물 협찬만 받으셨고 저희에게 주신건 아무것도 없다. 촬영이 끝나고 모든 물품을 수거해 가셨다. 제품 출시도 당사자와 진행되는 부분인 것 같고 저희는 아는 게 없다"라며 계획된 사후 프로모션도 PPL도 아님을 강조했다.

맛 하나는 최고라고 평가받는 재야의 고수 ‘흑수저’ 셰프들이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 셰프 ‘백수저’들에게 도전장을 내밀며 치열하게 맞붙는 100인의 요리 계급 전쟁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은 지금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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