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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가객' 김용필을 만든 사람들 #박성웅 #30년지기 #귀인 [인터뷰M]

가수 김용필의 파란만장한 인생 서사를 영화로 만든다면, 장르를 한정할 수 없을 터다. 프리랜서 아나운서로 불혹을 넘기고, 뒤늦게 마이크를 무기 삼아 경연 프로그램에 나가 터를 잡았다. 구절마다 귀인들이 자리해 그를 다잡아 줬기에 조연 보는 재미도 쏠쏠한 영화가 탄생할법하다.


김용필은 최근 MBC ON 음악 예능 프로그램 '트롯챔피언' 녹화장에서 iMBC연예와 마주한 김용필. 그는 늦깎이 데뷔한 트로트 가수답지 않게 수려한 말솜씨로 능란하게 인터뷰를 이어갔다. 그도 그럴 것이 2022년까지 기자, 아나운서, 진행자 등 질문받는 인터뷰이가 아닌 질문하는 인터뷰어의 입장으로 더욱 긴 인생을 살아왔기 때문이다.

김용필은 연신 인연의 힘을 강조했다. 그 역시 타인의 말에 귀를 기울였고, 덕분에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김용필은 "살다 보면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다. 좋은 인연들이 서로 부담을 줄 때도 있고 또 힘들 때는 또 같이 견뎌줘야 한다. 그런 과정에서 서로 정말 식구 같다는 끈이 생기더라"며 "요즘 전국 강연 다니면서 드리는 말씀이 바로 '난 가수 될 팔자였더라'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30년 전 대학교 1학년 시절 만난 선배와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같은 과 선배였던 그 형님은 F학점을 너무 많이 받아서 학교 퇴학을 당했다. 어느 날 보니 다시 준비를 해서 한의대를 들어갔더라. 지금은 한의사가 되어있다"며 "부침도 있었다. 안 받아도 될 만큼만 빌려드렸다"고 30년 지기 형님과의 인연을 회상했다.

이어 "그리고 세월이 흘러 코로나19가 창궐했을 당시 누군가 나에게 '노래를 잘하니 배워보라'더라. 난 흘려들었다. 그 형님과 대화 중 '형 저 지금 코로나 터지고 생활비도 부족하고, 이 힘든 시국에 나보고 돈을 내고 노래를 배우러 다니더라고요'라 흘려 말했다. 그 형님께서 '넌 가장이야. 그러면 할 수 있는 건 다 해봐야지'라고 하시더라. 그리고 '너는 방송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노래 배워 두면 어디 써먹을 줄 어떻게 알아'더라. 레슨비를 1년 치 내어주셨다. 그게 내 노래인생의 시작이었다"고 전했다.

김용필은 "노래방 가면 우리 가사 보고 부르잖나. 하지만 가사를 외워 통으로 불러보니, 다르게 와닿더라. 그 경험을 해보고 가수 꿈을 키우기 시작한 거다"라며 "그 형님 안 계셨으면 가수 김용필은 이 자리에 없다"고 덧붙였다.

배우 박성웅은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김용필에 대한 애틋함을 내비치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이와 관련 김용필은 "30년지기 형님 이후 인연이 바로 배우 박성웅이다. '미스터트롯2'라는 프로그램이 지원자를 받는 시기에 박성웅 형을 포함해 박용우 원장님까지 내 주변 귀인들이 나타나 나에게 지원을 권유했다 '나이 제한이 50세인데 너 이제 얼마 안 남았다. 너 48세면 이제 금방 오시면 된다. 도전 한번 해봐라. 너무 겁먹지 말고 하던 대로 해봐라. 너 방송했던 사람이지 않냐'고 하셨다"며 "박성웅 형은 자신이 출연한 작품들을 나열하며 설득했다. 당신께서 성장해 온 필모그래피를 보여주며 가르침을 준 거다. 깨달았다. 발버둥을 쳐야 삶이 달라진다는 것을. 호랑이 굴로 들어갈 때는 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러니 인연의 힘이라는 부록을 김용필 서사에서 빼놓을 수 있나. 고생 좀 해본 가수이기에 무대의 소중함을 알고, 타인의 도움을 얻었기에 그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값진 눈치를 살피는 김용필이다. 그는 "난 '미스터트롯' 시즌1에 출전했다면 당연히 떨어졌을 거다. 그때는 노래를 막 배우기 시작해서 실력이 부족했다. 스스로를 알아야 한다. 회식 자리에서 잘 부르는 정도였고, 난 그걸 정확히 꿰뚫었다"며 "무기를 묻는다면 꾸준함이다. 연습에는 쉬는 날이 없다. 일할 때는 연습을 못하니까, 무대가 없으면 기회가 없으니까? 남는 시간에 그걸 어떻게 활용하느냐, 그냥 쉬느냐 아니면 연습이라도 좀 더 하느냐. 세월이 지나 실력 차이가 말해줄 거라 믿고 연습한다. 주변 이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고 약속했다.

iMBC연예 이호영 | 사진 장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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