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만한 명작들이 즐비한데 뻔한 막장 전략이 통할 리가 있나.
지난 3월 29일 첫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7인의 부활'(극본 김순옥·연출 오준혁) 1회는 시청률조사기관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4.4%를 기록했다. 다음날 2회는 1.2%포인트 하락한 3.2%에 그쳤다. 전작 '7인의 탈출'과 비교해도 아쉬운 수치다. '7인의 탈출'은 1, 2회는 물론 마지막회까지 6%대의 시청률을 유지한 바 있다.
'7인의 부활'은 리셋된 복수의 판, 다시 태어난 7인의 처절하고도 강렬한 공조를 그린다. 완벽하게 재편된 힘의 균형 속 새로운 단죄자의 등판과 예측 불가한 반전의 변수들이 예고됐다. '아내의 유혹', '왔다! 장보리', '언니는 살아있다', '황후의 품격', '펜트하우스' 시리즈 등을 집필한 '막장 대모' 김순옥 작가가 다시 작정하고 펜을 잡은 작품이기도 하다. 배우 엄기준, 황정음, 이준, 이유비, 신은경, 윤종훈, 조윤희, 조재윤, 윤태영, 이정신 등이 다시 뭉쳤다.
여기에 460억 원이라는 제작비 투입은 방송 전부터 기대감을 높였으며 동시간대 전작 '재벌X형사'의 선방 역시 시청률 유입에 유리한 영향을 끼칠 대목 중 하나였다. 첫 방송 홍보가 시작될 즈음, 주연 황정음의 이혼 발표라는 개인사가 겹쳐 화제성 또한 높아졌다. 첫 공식 석상이 '7인의 부활' 제작발표회가 되어 이목을 끌었고, 그가 홍보차 출연한 예능프로그램 'SNL'과 '짠한형'은 엄청난 관심을 받았다. 덕분에 '7인의 부활'은 자연스럽게 시청자 뇌리에 작품명을 남길 기회도 얻었다.
연출과 연기는 확실히 이전보다 봐줄 만하다는 호평이다. 앞서 '7인의 부활' 측은 김순옥 작가와 오랜 시간 함께 호흡한 연출자 주동민 PD의 하차 소식을 알린 바 있다. 선장이 바뀌니, 선원들이 기운을 차린 모양새다. 배우들의 연기는 한층 차분해졌다. 감정에 치우쳐 악을 지르기에 바빴던 이들이 힘을 빼고 각자의 인물에 집중하는 모습에 '7인의' 시리즈 팬들은 박수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더해 460억 원, 쏟아부은 돈이 있기에 영화에 가까운 장면 연출이 보는 맛을 높였다. '7인의 탈출' 당시 악평을 이끌었던 어설픈 CG(컴퓨터그래픽)가 확실히 개선되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
그럼에도 막장은 막장이다. 뚜껑을 열어보니 악명 높은 김순옥표 막장 서사는 변함없었다. 시작부터 '다리 절단'이라는 충격 요법을 시전한 것. 금라희(황정음)는 '7인의 탈출' 당시 돈에 눈이 멀어 친딸 방다미(정라엘)를 지독하게 증오해 괴롭혔다. 하지만, '7인의 부활' 첫회에서 금라희는 사망한 친딸 방다미(정라엘)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보게 됐다. 심준석(김도훈 분)에게 비극적인 죽음을 맞는 순간에도 금라희를 지키려 했던 방다미. 돌연 죄책감을 느껴 극단적 시도를 했으나, 그 순간 박난영(서영희 분)의 환영이 눈앞에 나타나는 기이한 연출이 이어졌다. 이후 복수를 결심하고 매튜 리(=심준석/엄기준 분)를 찾았다 작전이 실패해 쫓기는 신세가 됐다. 숲길로 도망치다 덫을 밟아버린 그는 병원에서 마취 없이 다리를 절단하며 온몸으로 형벌을 감내했다.
이렇듯 악인 중 악인으로 묘사되었던 작중 인물 금라희의 뜬금없는 신분 세탁은 탄식을 자아냈다. 점을 찍고 돌아온 '아내의 유혹' 장서희가 떠오르는 성의 없는 빌드업에 시청자의 몰입은 깨질 수밖에. 하지만 김순옥 작가의 작품을 두고 막장이라 욕하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순옥적 허용'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시청자는 이미 적응해 그러려니 한다. 아무리 자극적 설정과 무리한 연출이 이어져도 그 맛에 보는 것이 김순옥 작품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저조한 성적이 뻔한 수법의 한계를 말해준다. 특히나 이번에는 비교 대상이 확실해 더욱 그러하다. 이미 시청률을 선점한 MBC 금토드라마 '원더풀 월드'(11.4%)와 tvN 토일드라마 '눈물의 여왕'(14.1%)이 굳건히 자리를 잡은 상황에 막장극이 활개를 칠 틈은 없었던 상황. 당연한 결과다. 막장 드라마가 성공하는 요인은 탁월한 작품성 혹은 충성심 높은 마니아층의 집결이 아니다. 그저 호기심과 중독성 때문이다. 다음엔 대체 무슨 짓을 벌일까 궁금해 마지못해 머무르는 것이지, 서사에 감동하고 인물에 몰입해 시청하지 않는다는 것. 훗날 회자되는 막장 드라마를 두고 작품성을 논하는 이는 없다. 피칠갑된 자극적 장면과 역할의 비명 소리만 뇌리에 박혀 기억에 남을 뿐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어김없이 뇌절에 뇌절을 거듭해 탄식이 절로 나오게 만들어 시청자의 발걸음을 잠시 멈추는 전략만을 내세운 '7인의 부활'이 고정 시청층의 호평을 받으며 박빙을 펼치고 있는 명작들 사이에서 통할 리가 없었던 것. 한마디로 최악의 타이밍이었다.
지난 3월 29일 첫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7인의 부활'(극본 김순옥·연출 오준혁) 1회는 시청률조사기관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4.4%를 기록했다. 다음날 2회는 1.2%포인트 하락한 3.2%에 그쳤다. 전작 '7인의 탈출'과 비교해도 아쉬운 수치다. '7인의 탈출'은 1, 2회는 물론 마지막회까지 6%대의 시청률을 유지한 바 있다.
'7인의 부활'은 리셋된 복수의 판, 다시 태어난 7인의 처절하고도 강렬한 공조를 그린다. 완벽하게 재편된 힘의 균형 속 새로운 단죄자의 등판과 예측 불가한 반전의 변수들이 예고됐다. '아내의 유혹', '왔다! 장보리', '언니는 살아있다', '황후의 품격', '펜트하우스' 시리즈 등을 집필한 '막장 대모' 김순옥 작가가 다시 작정하고 펜을 잡은 작품이기도 하다. 배우 엄기준, 황정음, 이준, 이유비, 신은경, 윤종훈, 조윤희, 조재윤, 윤태영, 이정신 등이 다시 뭉쳤다.
여기에 460억 원이라는 제작비 투입은 방송 전부터 기대감을 높였으며 동시간대 전작 '재벌X형사'의 선방 역시 시청률 유입에 유리한 영향을 끼칠 대목 중 하나였다. 첫 방송 홍보가 시작될 즈음, 주연 황정음의 이혼 발표라는 개인사가 겹쳐 화제성 또한 높아졌다. 첫 공식 석상이 '7인의 부활' 제작발표회가 되어 이목을 끌었고, 그가 홍보차 출연한 예능프로그램 'SNL'과 '짠한형'은 엄청난 관심을 받았다. 덕분에 '7인의 부활'은 자연스럽게 시청자 뇌리에 작품명을 남길 기회도 얻었다.
연출과 연기는 확실히 이전보다 봐줄 만하다는 호평이다. 앞서 '7인의 부활' 측은 김순옥 작가와 오랜 시간 함께 호흡한 연출자 주동민 PD의 하차 소식을 알린 바 있다. 선장이 바뀌니, 선원들이 기운을 차린 모양새다. 배우들의 연기는 한층 차분해졌다. 감정에 치우쳐 악을 지르기에 바빴던 이들이 힘을 빼고 각자의 인물에 집중하는 모습에 '7인의' 시리즈 팬들은 박수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더해 460억 원, 쏟아부은 돈이 있기에 영화에 가까운 장면 연출이 보는 맛을 높였다. '7인의 탈출' 당시 악평을 이끌었던 어설픈 CG(컴퓨터그래픽)가 확실히 개선되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
그럼에도 막장은 막장이다. 뚜껑을 열어보니 악명 높은 김순옥표 막장 서사는 변함없었다. 시작부터 '다리 절단'이라는 충격 요법을 시전한 것. 금라희(황정음)는 '7인의 탈출' 당시 돈에 눈이 멀어 친딸 방다미(정라엘)를 지독하게 증오해 괴롭혔다. 하지만, '7인의 부활' 첫회에서 금라희는 사망한 친딸 방다미(정라엘)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보게 됐다. 심준석(김도훈 분)에게 비극적인 죽음을 맞는 순간에도 금라희를 지키려 했던 방다미. 돌연 죄책감을 느껴 극단적 시도를 했으나, 그 순간 박난영(서영희 분)의 환영이 눈앞에 나타나는 기이한 연출이 이어졌다. 이후 복수를 결심하고 매튜 리(=심준석/엄기준 분)를 찾았다 작전이 실패해 쫓기는 신세가 됐다. 숲길로 도망치다 덫을 밟아버린 그는 병원에서 마취 없이 다리를 절단하며 온몸으로 형벌을 감내했다.
이렇듯 악인 중 악인으로 묘사되었던 작중 인물 금라희의 뜬금없는 신분 세탁은 탄식을 자아냈다. 점을 찍고 돌아온 '아내의 유혹' 장서희가 떠오르는 성의 없는 빌드업에 시청자의 몰입은 깨질 수밖에. 하지만 김순옥 작가의 작품을 두고 막장이라 욕하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순옥적 허용'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시청자는 이미 적응해 그러려니 한다. 아무리 자극적 설정과 무리한 연출이 이어져도 그 맛에 보는 것이 김순옥 작품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저조한 성적이 뻔한 수법의 한계를 말해준다. 특히나 이번에는 비교 대상이 확실해 더욱 그러하다. 이미 시청률을 선점한 MBC 금토드라마 '원더풀 월드'(11.4%)와 tvN 토일드라마 '눈물의 여왕'(14.1%)이 굳건히 자리를 잡은 상황에 막장극이 활개를 칠 틈은 없었던 상황. 당연한 결과다. 막장 드라마가 성공하는 요인은 탁월한 작품성 혹은 충성심 높은 마니아층의 집결이 아니다. 그저 호기심과 중독성 때문이다. 다음엔 대체 무슨 짓을 벌일까 궁금해 마지못해 머무르는 것이지, 서사에 감동하고 인물에 몰입해 시청하지 않는다는 것. 훗날 회자되는 막장 드라마를 두고 작품성을 논하는 이는 없다. 피칠갑된 자극적 장면과 역할의 비명 소리만 뇌리에 박혀 기억에 남을 뿐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어김없이 뇌절에 뇌절을 거듭해 탄식이 절로 나오게 만들어 시청자의 발걸음을 잠시 멈추는 전략만을 내세운 '7인의 부활'이 고정 시청층의 호평을 받으며 박빙을 펼치고 있는 명작들 사이에서 통할 리가 없었던 것. 한마디로 최악의 타이밍이었다.
iMBC연예 이호영 | 사진 iMBC DB | 사진출처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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