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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스크리닝] '노량: 죽음의 바다' 3부작의 의미는 있으나 감동과 여운은 어딘지 부족 ★★★

▶ 줄거리

임진왜란 발발로부터 7년이 지난 1598년 12월. 이순신(김윤석)은 왜군의 수장이던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갑작스럽게 사망한 뒤 왜군들이 조선에서 황급히 퇴각하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절대 이렇게 전쟁을 끝내서는 안 된다”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는 것이 이 전쟁을 올바르게 끝나는 것이라 생각한 이순신은 명나라와 조명연합함대를 꾸려 왜군의 퇴각로를 막고 적들을 섬멸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왜군의 뇌물 공세에 넘어간 명나라 도독 진린(정재영)은 왜군에게 퇴로를 열어주려 하고, 설상가상으로 왜군 수장인 시마즈(백윤식)의 살마군까지 왜군의 퇴각을 돕기 위해 노량으로 향하는데…


▶ 비포스크리닝
김한민 감독이 '명량' '한산'에 이어 드디어 10년의 여정을 마무리하는 '노량'을 공개한다. 김한민 감독은 2014년 영화 '명량'으로 1천7백61만 명이라는 대한민국 최고 흥행의 역사를 기록했으며 이후 '한산'으로도 726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성공한 이순신 덕후로의 모습을 보여왔다.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를 기획할 당시만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가능하겠냐는 의견이 많았지만 김한민 감독은 보란 듯이 첫 스타트를 성공적으로 끊었고 두 번째 작품에서는 배를 바다 위에 띄우지 않고도 훌륭한 해전을 펼쳐 보임으로써 기술적으로도 발전한 모습을 보였다. 가장 복잡하고 저 절했던 해전인 노량해전을 과연 이번에는 어떻게 펼쳐 보일지 그래서 기대가 된다.
'명량'의 최민식 '한산'의 박해일에 이어 이번에는 배우 김윤석이 이순신을 연기한다. 3부작의 마지막이자 이순신의 역사적으로도 마지막 모습을 그리는 김윤석은 이전의 배우들과 어떻게 다를지도 관전 포인트다.
김한민 감독은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를 통해 한산해전에서 ‘지장(智將: 지혜로운 장수’), 명량해전에서 ‘용장(勇將: 용맹한 장수)’, 노량해전에서 ‘현장(賢將: 현명한 장수)’의 이순신을 그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과연 김윤석이 그려내는 '현장'은 어떤 모습일까?


▶ 애프터스크리닝
너무 기대감이 컸던 걸까? 152분 32초 동안 펼쳐지는 김한민 감독의 마지막 이순신 장군의 해전은 감동과 짜릿함에 있어서 조금씩 모자랐다. 눈물을 쏟아내지도 박수를 이끌어내지도 못하고 노량해전은 끝이 났으며 영화 속 대사처럼 "완벽한 항복"도 받아내지 못한 채 결국 역사는 반복되어 일본의 침략을 또 한 번 당했다는 사실만 확인했다.
물론 모두가 알고 있는 결말이다. 이순신 장군은 노량해전을 통해 전사를 하고 7년의 임진왜란은 끝이 난다. 그렇기에 장군이 살아 있는 가운데 승승장구하는 화끈한 결말은 있을 수 없다. '한산'보다는 더 이순신 장군에게 빠져들고 열광할 수 있기를 원했는데 어쩐지 한참 피크를 향해 달리다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정상을 바라만 보고 하산하는 기분이다.
이유가 뭘까 생각해 보니 김한민 감독이 너무나 이 역사를 풀어내는 데 진심이었다는 허들이 있는 것 같다. 일반 관객들이 이해하기엔 다소 복잡하게 당시의 국제정사를 풀어냈다. 명량과 한산을 통해서는 보이지 않았던 명나라와의 관계를 이번에 갑자기 클로즈업해 보여줄 필요가 있었을까? 3개 국어로 펼쳐지는 초반의 스토리는 당시의 역사를 꼼꼼하게 공부하지 않고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어깨를 붙들고 갑작스럽게 역사공부를 시키는 느낌이다. 이렇게 당시의 정세를 알고 본다면 이순신이 얼마나 대단한 장군이었는지, 그가 훌륭한 장수이자 외교관으로도 활약해 타국의 장수를 감탄하게 할 정도였음에 새삼 탄복하게는 되지만 그만큼 도입부가 늘어진다.
연출적으로 훌륭했던 지점은 해전이 아닌 원테이크로 간 백병전이었다. 조선 병사에서 명나라 병사, 그리고 일본 병사에 이어 이순신 장군으로까지 길게 앵글이 옮겨가며 이들이 전투에서 얼마나 치열하게 싸우는지를 그려낸 씬은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훌륭한 앵글이자 시도로 감정적으로도 충분히 전달되는 게 있는 장면이었다.
반면 '한산'에서 이미 해전은 직접 찍은 게 아니라 VFX라는 걸 학습해서인지 해전이 화끈하거나 통쾌하지 않았다는 건 너무나 아쉬운 대목이다.
배우들의 연기가 아쉽지는 않으나 역할이나 분량에 있어서는 아쉬움이 있다. 왜군을 연기한 배우들의 경우 지나치게 상세하게 다루거나 지나치게 생략됨으로써 밸런스를 잃었고 이순신의 아내를 연기한 문정희는 딱 한 장면밖에 나오지 않아 '굳이?'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특별출연을 한 이순신의 셋째 아들을 연기한 여진구는 나쁘지 않았지만 광해로 출연한 이제훈은 '저 배우는 누구지? 엇 이제훈이다!'라는 발견을 하게 함으로써 이순신 죽음 이후의 여운을 채 느끼기도 전에 엔딩을 맞이하게 한다.
무엇보다 이 영화가 찜찜한 건 3부작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이순신 장군이 그토록 강조했던 '완벽한 항복'을 받아내지 못해 지금껏 한일대립을 하고 있다는 현실 때문이다. 김한민 감독이 노린 게 이런 건가?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는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최후의 전투를 그린 전쟁 액션 대작으로 12월 20일 개봉한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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