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거미집'을 2023년 추석영화로 내 놓은 김지운 감독을 만났다.
이번 영화 '거미집'은 김지운 감독이 '조용한 가족', '반칙왕', '장화, 홍련', '달콤한 인생',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악마를 보았다', '라스트 스탠드', '밀정', '인랑'에 이어 김지운 감독이 내놓은 10번째 장편 영화다.
'달콤한 인생'으로 생애 첫 칸 초청,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으로 두 번째, '거미집'으로 세 번째 칸을 다녀온 김지운 감독은 "칸에 다녀온지 15년 만이었다. 솔직히 두 번째 칸에 갔을때만 해도 앞으로 칸에 자주 오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때는 칸으로부터 '너는 이제 패밀리다'라는 말을 들은거라 생각했고, 주변의 분위기도 그랬었다. 세 번째 작품은 더 쉽게 문이 열릴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다시 오기까지 15년이 걸렸다."라며 생각보다 오래 걸린 칸 방문에 대해 이야기 해 웃음을 안겼다.
김지운 감독은 "올해 칸에서 상영된 영화 중 제일 길게 기립박수를 받은 건 사실이다. 칸에서 제가 너무 민망해서 제스추어를 한게 마치 울컥해서 눈물을 훔친걸로 보도가 되었는데 억울하지만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다. 눈이 원래 촉촉한 편"이라며 14분 동안 기립 박수를 받았던 당시를 회상했다.
이번 영화는 1970년대 대본까지 사전 심의를 받아야 했던 군부 독재 시절의 한국 영화 현장을 배경으로 ‘영화’를 둘러싼 인간 군상들의 다이내믹한 앙상블을 그렸다. 걸작의 강박에 사로잡힌 영화 감독을 주인공으로, 시대의 아이러니가 자아내는 블랙 코미디와 웃어넘길 수만은 없는 안간힘. 각자 충돌하는 개성과 욕망이 자아내는 드라마틱한 앙상블은 좋은 배우들과 함께 공감과 재미를 불러냈다.
영화를 만드는 입장에서 박찬욱 감독과의 대화 중 '현장에 있으면 하루는 내가 천재 같고 하루를 쓰레기 같다'는 말을 했었다는 김지운 감독은 "영화 속 김열 감독의 대사처럼 '누구도 할 수 없는 걸 내가 해냈네'라는 생각과 '나는 왜 이렇게 이걸 못하지?'라는 생각으로 하루에서 천국과 지옥을 수십 번씩 왔다 갔다 한다"는 고백을 했다. 현장이 뭐 길래 이 정도로 감정이 흔들리는지 "죽을 것 같은 고통과 너무 환희에 찬 걸 하루에도 열댓 번은 왔다 갔다 한다"는 김지운 감독은 이번 작품을 하면서는 "대체로 천국이었다."라며 '거미집'의 현장을 이야기했다.
'거미집'은 한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을 다루기에 장소의 이동이 크게 없는 것도 편한 요소 중의 하나였으며 무엇보다 송강호를 중심으로 대사를 감칠맛 나고 쫄깃하게 해주는 배우들이 모여 톤, 템포, 타이밍을 기가 막히게 해 줬기 때문에 지금까지 김지운 감독의 작품 중 가장 편하게 찍은 작품으로 꼽힌다고 했다.
배우들이 앙상블이 돋보이기 위해 배우들의 캐스팅 당시부터 딕션이 좋은 배우들로 골랐을 뿐 아니라 세트에서만 촬영되는 지루함을 피하기 위해 세트장 이곳저곳을 휘젓고 다니며 오히려 역동성과 리듬감을 살려낸 김지운 감독이다.
송강호와 김지운 감독의 인연은 남다르다. 벌써 5번째 송강호와 새로운 스타일의 영화에 도전하며 자신의 필모를 송강호의 다양한 모습으로 채운 김지운 감독이다. "중심을 잘 잡아 줄 거라는 송강호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라며 계속해서 송강호와 작업하는 이유를 이야기하는 김지운 감독은 "송강호가 코미디 연기를 할 때 저만 느끼는 독특한 뉘앙스가 있다. 그게 너무 웃기다. 그래서 그걸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일상의 독특한 유머를 그가 너무 잘 빨아들이고 잘 뱉어낸다. 웃음을 전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페이소스를 곁들인 걸 자신만의 타이밍과 템포로 만들어 내는 능력이 있는 배우다."라며 자신이 생각하는 송강호의 매력을 꼽았다.
김지운 감독에게 송강호는 단순히 연기를 잘하는 배우만은 아니었다. "훌륭한 배우는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자기 일에 일가를 이룬 사람은 거치는 과정이 비슷비슷하다. 겸손하고 슬기롭게 대처하지 않으면 그 지점에 도달하지 못한다는 교훈이 있다. 정상에 오르는 건 쉬울 수 있는데 그걸 유지하는 건 다른 지점의 어려움이 있다. 그걸 증명해 낸 배우가 바로 송강호다."라며 그의 인간적인 면모도 칭찬을 했다.
송강호 같은 대 배우는 감독들에게 어떤 존재일까? 그는 "가끔 현장에 제작자가 한 명 더 있는 거 같다는 말을 하기도 하는데 배우의 마인드가 아니라 제작자처럼 현장을 끊임없이 검토하고 모든 걸 다 보는 사람이다. 자기 연기만 생각하는 사람은 아니다."라며 배우 이상의 역할을 송강호가 현장에서 해 준다고 이야기했다.
수 차례 자신의 영화의 주인공으로 세운 송강호다. 김지운 감독의 페르소나는 송강호라는 말에 그는 "페르소나 그 이상이다. 송강호나 이병헌 같은 배우는 누구의 페르소나가 아니고 모든 감독의 페르소나 영역에 있는 배우들이다. 너무 위대한 배우로 훗날 한국의 위대한 배우를 호명할 때 그 둘이 있을 것 같다."라며 송강호와 함께 이병헌도 극찬을 했다.
김지운 감독의 '거미집'은 평단에게 극찬을 받았지만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대중적으로는 호불호가 갈릴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다. 매력적인 배우들이 눈을 떼기 어려운 호연을 펼치고 계속해서 장르가 변하고 영화 속의 영화라는 독특한 구성인데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고 나면 영화 자체도, 영화 속의 영화도 멋진 결말을 맺으며 N차 관람을 하며 다시 보고 싶게끔 만들었다.
김 감독은 "'조용한 가족'이 나왔을 때도 파격적이고 새롭고 어떤 면에서는 리스크가 많았다. 한 가지 장르가 아니고 주인공이 여러 명인 것, 당시 최민식은 연극을 했던 분이라 스타가 없는 영화라는 것, 열린 결말까지 상업영화로서 절대 흥행 못 할 리스크를 안고 있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성공했다."라고 과거를 회상하며 "지금이 오히려 문화적으로는 퇴행한 건가라는 생각이 든다"며 호불호에 대해 이야기했다.
"영화 공개 이후 '나는 너무 재미있게 봤는데 다른 사람은 어떨지 모르겠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이 말이 오히려 긍정적일 수 있다는 생각도 한다. 사회의 분위기나 패션을 선도할 수 있는 분들이 계속 좋다고 지지해 주고 성원해 주면 그게 새로운 돌파구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천만 영화는 아닐 테지만 중간의 다양한 영화 소비츨, 관객의 지평을 넓힐 영화를 만드는 것이 내가 한국영화에서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는 말로 김지운 감독은 자신이 위기의 한국영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정의했다.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감독(송강호)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현장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리는 영화 '거미집'은 지금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이번 영화 '거미집'은 김지운 감독이 '조용한 가족', '반칙왕', '장화, 홍련', '달콤한 인생',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악마를 보았다', '라스트 스탠드', '밀정', '인랑'에 이어 김지운 감독이 내놓은 10번째 장편 영화다.
'달콤한 인생'으로 생애 첫 칸 초청,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으로 두 번째, '거미집'으로 세 번째 칸을 다녀온 김지운 감독은 "칸에 다녀온지 15년 만이었다. 솔직히 두 번째 칸에 갔을때만 해도 앞으로 칸에 자주 오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때는 칸으로부터 '너는 이제 패밀리다'라는 말을 들은거라 생각했고, 주변의 분위기도 그랬었다. 세 번째 작품은 더 쉽게 문이 열릴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다시 오기까지 15년이 걸렸다."라며 생각보다 오래 걸린 칸 방문에 대해 이야기 해 웃음을 안겼다.
김지운 감독은 "올해 칸에서 상영된 영화 중 제일 길게 기립박수를 받은 건 사실이다. 칸에서 제가 너무 민망해서 제스추어를 한게 마치 울컥해서 눈물을 훔친걸로 보도가 되었는데 억울하지만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다. 눈이 원래 촉촉한 편"이라며 14분 동안 기립 박수를 받았던 당시를 회상했다.
이번 영화는 1970년대 대본까지 사전 심의를 받아야 했던 군부 독재 시절의 한국 영화 현장을 배경으로 ‘영화’를 둘러싼 인간 군상들의 다이내믹한 앙상블을 그렸다. 걸작의 강박에 사로잡힌 영화 감독을 주인공으로, 시대의 아이러니가 자아내는 블랙 코미디와 웃어넘길 수만은 없는 안간힘. 각자 충돌하는 개성과 욕망이 자아내는 드라마틱한 앙상블은 좋은 배우들과 함께 공감과 재미를 불러냈다.
영화를 만드는 입장에서 박찬욱 감독과의 대화 중 '현장에 있으면 하루는 내가 천재 같고 하루를 쓰레기 같다'는 말을 했었다는 김지운 감독은 "영화 속 김열 감독의 대사처럼 '누구도 할 수 없는 걸 내가 해냈네'라는 생각과 '나는 왜 이렇게 이걸 못하지?'라는 생각으로 하루에서 천국과 지옥을 수십 번씩 왔다 갔다 한다"는 고백을 했다. 현장이 뭐 길래 이 정도로 감정이 흔들리는지 "죽을 것 같은 고통과 너무 환희에 찬 걸 하루에도 열댓 번은 왔다 갔다 한다"는 김지운 감독은 이번 작품을 하면서는 "대체로 천국이었다."라며 '거미집'의 현장을 이야기했다.
'거미집'은 한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을 다루기에 장소의 이동이 크게 없는 것도 편한 요소 중의 하나였으며 무엇보다 송강호를 중심으로 대사를 감칠맛 나고 쫄깃하게 해주는 배우들이 모여 톤, 템포, 타이밍을 기가 막히게 해 줬기 때문에 지금까지 김지운 감독의 작품 중 가장 편하게 찍은 작품으로 꼽힌다고 했다.
배우들이 앙상블이 돋보이기 위해 배우들의 캐스팅 당시부터 딕션이 좋은 배우들로 골랐을 뿐 아니라 세트에서만 촬영되는 지루함을 피하기 위해 세트장 이곳저곳을 휘젓고 다니며 오히려 역동성과 리듬감을 살려낸 김지운 감독이다.
송강호와 김지운 감독의 인연은 남다르다. 벌써 5번째 송강호와 새로운 스타일의 영화에 도전하며 자신의 필모를 송강호의 다양한 모습으로 채운 김지운 감독이다. "중심을 잘 잡아 줄 거라는 송강호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라며 계속해서 송강호와 작업하는 이유를 이야기하는 김지운 감독은 "송강호가 코미디 연기를 할 때 저만 느끼는 독특한 뉘앙스가 있다. 그게 너무 웃기다. 그래서 그걸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일상의 독특한 유머를 그가 너무 잘 빨아들이고 잘 뱉어낸다. 웃음을 전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페이소스를 곁들인 걸 자신만의 타이밍과 템포로 만들어 내는 능력이 있는 배우다."라며 자신이 생각하는 송강호의 매력을 꼽았다.
김지운 감독에게 송강호는 단순히 연기를 잘하는 배우만은 아니었다. "훌륭한 배우는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자기 일에 일가를 이룬 사람은 거치는 과정이 비슷비슷하다. 겸손하고 슬기롭게 대처하지 않으면 그 지점에 도달하지 못한다는 교훈이 있다. 정상에 오르는 건 쉬울 수 있는데 그걸 유지하는 건 다른 지점의 어려움이 있다. 그걸 증명해 낸 배우가 바로 송강호다."라며 그의 인간적인 면모도 칭찬을 했다.
송강호 같은 대 배우는 감독들에게 어떤 존재일까? 그는 "가끔 현장에 제작자가 한 명 더 있는 거 같다는 말을 하기도 하는데 배우의 마인드가 아니라 제작자처럼 현장을 끊임없이 검토하고 모든 걸 다 보는 사람이다. 자기 연기만 생각하는 사람은 아니다."라며 배우 이상의 역할을 송강호가 현장에서 해 준다고 이야기했다.
수 차례 자신의 영화의 주인공으로 세운 송강호다. 김지운 감독의 페르소나는 송강호라는 말에 그는 "페르소나 그 이상이다. 송강호나 이병헌 같은 배우는 누구의 페르소나가 아니고 모든 감독의 페르소나 영역에 있는 배우들이다. 너무 위대한 배우로 훗날 한국의 위대한 배우를 호명할 때 그 둘이 있을 것 같다."라며 송강호와 함께 이병헌도 극찬을 했다.
김지운 감독의 '거미집'은 평단에게 극찬을 받았지만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대중적으로는 호불호가 갈릴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다. 매력적인 배우들이 눈을 떼기 어려운 호연을 펼치고 계속해서 장르가 변하고 영화 속의 영화라는 독특한 구성인데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고 나면 영화 자체도, 영화 속의 영화도 멋진 결말을 맺으며 N차 관람을 하며 다시 보고 싶게끔 만들었다.
김 감독은 "'조용한 가족'이 나왔을 때도 파격적이고 새롭고 어떤 면에서는 리스크가 많았다. 한 가지 장르가 아니고 주인공이 여러 명인 것, 당시 최민식은 연극을 했던 분이라 스타가 없는 영화라는 것, 열린 결말까지 상업영화로서 절대 흥행 못 할 리스크를 안고 있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성공했다."라고 과거를 회상하며 "지금이 오히려 문화적으로는 퇴행한 건가라는 생각이 든다"며 호불호에 대해 이야기했다.
"영화 공개 이후 '나는 너무 재미있게 봤는데 다른 사람은 어떨지 모르겠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이 말이 오히려 긍정적일 수 있다는 생각도 한다. 사회의 분위기나 패션을 선도할 수 있는 분들이 계속 좋다고 지지해 주고 성원해 주면 그게 새로운 돌파구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천만 영화는 아닐 테지만 중간의 다양한 영화 소비츨, 관객의 지평을 넓힐 영화를 만드는 것이 내가 한국영화에서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는 말로 김지운 감독은 자신이 위기의 한국영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정의했다.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감독(송강호)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현장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리는 영화 '거미집'은 지금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제공 바른손이앤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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