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최고의 시리즈 '더 글로리'에서 '나이스 한 개새끼' 하도영을 연기하며 섹시한 중년기를 뽐낸 배우 정성일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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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영보다는 부드러운 분위기지만 깔끔하고 세련된 정장을 입고 자리한 정성일은 "얼떨떨하다"라며 요즘의 심경을 밝혔다.
그는 "처음 대본을 봤을 때 이 작품이 잘 될 거라는 확신은 있었다. 너무 책이 좋았고 김은숙 작가가 쓰기도 했고, 배우들도 좋아서 작품 덕에 제가 조금은 인지도를 쌓을 수 있겠구나 생각했었는데, 이렇게까지 과분하게 관심을 가져주실 거라고는 생각 못 했었다."라고 이야기하며 "늘 다니던 길을 다니고 생활 반경이 넓지 않은 편인데 원래 알던 사람들이 저를 달리 보고, 연락이 많이 오고, 저를 필요로 하는 곳들이 많아진 게 너무 고맙고 감사하고 신기하다."라며 주변의 반응이 어떤지를 이야기했다.
정성일은 "사실 제가 변하기 보다 주변이 많이 변했다. 저는 특별할 거 없이 연극과 뮤지컬을 하며 지내고 있고 가끔 화보 촬영을 하는 등 별반 다를 게 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저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 거 같다. 주변에서 관심 가져주시고, 응원해 주시고 특히나 가족들이 뿌듯해하는 게 기분이 좋다. "라며 '더 글로리'의 흥행 이후 어떤 부분에서 변화가 있는지를 이야기했다.
이런 유명세에 대해 그는 "제가 연예인 병에 걸릴 나이도 아니고 건방 떨 것도 없고, 그냥 기분이 좋은 정도다."라며 털털한 웃음을 지었다.
그러며 "요즘은 제 이름보다 '연진이 남편' '하도영'이라고 많이 불러주시더라. 제 아내도 집에서 장난으로 '하도영씨!'라고 할 때가 있다. 캐릭터를 좋아해 주시니 연기한 배우로서는 아주 기쁘다."라고 덧붙였다.
'더 글로리' 때문에 연극이나 뮤지컬의 티켓이 팔리는 속도가 더 빨라지지 않았냐고 하니 그는 "그전에도 많이 못 팔지는 않았다"라며 당당하게 이야기했다. "무대는 제가 좋아서 하는 것이다. 매체 연기 때문에 대중들이 무대 공연에도 관심을 가져주신다면 더 열심히 할 생각이 있다."라고 말하면서도 '대학로의 프린스'라는 별명에 대해서는 극구 부인하며 "제가 프린스라고 하기엔 나이도 많고, 대학로에 젊고 멋지고 연기 잘하는 친구가 얼마나 많은데 그런 이야기를 하시냐"라며 겸손한 모습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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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일은 동료들 사이에서 유쾌하고 밝은 이미지로 칭찬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저는 사실 하도영과 비슷한 면이 있다. 살아가는 게 어려워서 유쾌하고 활발해 보이려고 노력하는 편이었다. 밖에서 사람 만나고 일할 때는 재미있게 일하고 싶은데 혼자 있을 때는 본질적으로 가지고 있는 정서가 어두운 편이다. 그러다 보니 남들하고 있을 때는 더 밝고 유쾌하게 행동하게 되더라. 어떤 문제에 대해 아니라고 판단되는 게 있다면 냉정하고 차가운 면도 있다."라며 자신의 내밀한 모습을 밝혔다.
정성일의 연기 인생에서 하도영은 너무나 강렬한 인생 캐릭터였다. 그는 "하도영이 너무 강한 인물이어서 그걸 당장 넘어서고 싶지는 않다. 다른 걸 할 수 있다면 접근해 보기는 하겠지만, 제가 갖고 있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주인공 아니라 조연, 단역이라 하더라도 마다하지 않고 연기할 것"이라며 서둘러 억지로 하도영을 벗어나려 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밝혔다.
그러며 "재미있는 작품, 좋은 메시지가 있는 작품, 명확한 목적이 있는 인물. 이 세 가지 조건에 부합하는 작품이 있다면 선택하는 편"이라며 작품을 고르는 기준에 대해 이야기했다.
'더 글로리' 인기의 영향으로 요즘 광고도 간간이 찍고 있다는 정성일은 "제가 술을 마시지 않고 신앙적인 이유가 있어서 술 광고는 거절했다. 앞으로도 술 광고는 찍지 않을 것."이라며 작품을 고르는 기준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행보에 있어서도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며 자신만의 길을 걸어갈 거라는 소신을 드러냈다.
'더 글로리'는 지금 넷플릭스를 통해 전편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