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목) 방송된 SBS 파워FM '김영철의 파워FM'에서는 스타 국어강사 김젬마가 '무식탈출-문학' 코너에서 조선후기 작자 미상의 사설시조 '개를 여남은이나 기르되'를 소개했다.
이날 DJ 김영철이 "젬마 쌤, TV에 나온 거 봤다. '세치혀', 너무 재밌었다"라는 한 청취자의 사연을 소개하며 "이게 무슨 얘기냐?"라고 묻자 김젬마가 "혓바닥 종합격투기 대회, 이런 거다. 재미있는 이야기로 승부하는 프로그램이다. 제가 아쉽게 8강에서 떨어졌다. 8강에서 시작했는데. 아직 문학의 재미가 널리 알려지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제가 문학 '세치혀'였다. '철파엠'에서 더 열심히 해야할 것 같다"라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김젬마는 "오늘은 조선후기로 떠나보겠다"라며 "인간의 감정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을 것 같다. 조선후기의 사설시조들을 보면 인간의 다양한 욕망과 정서들이 잘 드러나있다. 사설시조는 기존의 시적 형식에서 벗어나서 자유롭게 정서를 드러냈는데 요즘으로 생각해보면 일종의 힙합정신 그런 게 느껴진다. 창작의 주체도 '엄근진'한 지조 높은 선비들이 아니라 일상적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글이 많이 나온 걸 보면 조선후기 사람들은 꽉 막힌 사회의 틀을 벗어나서 개인의 자유와 욕망에 대한 축으로 조금씩 전환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오늘은 사설시조를 통해 선조들의 일상적 삶의 한 단면을 엿보기로 하겠다"라고 설명하고 작자 미상의 사설시조 '개를 여남은이나 기르되'를 낭송했다.
"이 시는 듣자마자 느낌이 오는 직관적인 시다"라며 김젬마는 "상황이 눈앞에 펼쳐진다. 소재, 표현 다 너무 솔직하고 재미있고 순우리말을 주로 사용했다. 화자 입장에서 보면 강아지들의 역할이 극과 극이다. 눈치 없는 강아지는 연애에 있어서도 빌런 역할을 한다. 생각해보면 강아지만은 아닌 것 같다. 실제 연애할 때도 도움을 주는 친구가 있는 한편 인간 빌런들도 있지 않냐"라고 말했다.
이에 김영철이 "어떤 편이냐? 도와주는 편이냐?"라고 묻자 김젬마는 "저는 관조, 지켜보는 편이다"라고 답했고, 김영철은 "'철파엠'에 연애 고민 문자가 은근히 많이 온다. 저는 '헤어져, 헤어져, 나도 혼자니까 너도 혼자여야 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요새 연애 문자가 안 오는 것 같다"라고 응수해 웃음을 자아냈다.
사설시조의 특징에 대해 소개하며 김젬마는 "시조라는 갈래는 고려후기 사대부들이 창작한 고전시가를 말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조금 딱딱한 시조를 평시조라고 하고 오늘 감상한 것 같은 시조는 사설시조라고 한다. 시조가 갖춰야하는 기본형식을 갖춘 게 평시조다. 3장 6구 45자 내외를 지켜야 한다. 평시조는 사대부나 양반 등 신분이 높은 분들이 창작을 했는데 대표작으로 정몽주의 '단심가'를 들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젬마는 "조선후기에 들어서면서 초기의 신분질서가 많이 약해지고 개인의 욕망을 자연스럽게 드러낼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지게 된다. 그래서 사람들의 일상 생활, 현실에 대한 비판, 남녀간의 사랑 등 다양한 정서들이 시조를 통해서 잘 드러나게 된다. 물론 작가 계층도 사대부에서 평민, 여성, 기녀 등으로 다양하게 확대된다"라고 전하고 "문학이 시대를 반영한다는 의미에서 보면 창작주체의 변화는 곧 시대의 변화를 의미하는데 아마도 지금으로 보면 힙합이나 랩 가사와 같은 그런 의미가 아니었을까 상상해본다"라고 덧붙였다.
'김영철의 파워FM'은 매일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SBS 파워FM에서 방송되며, PC 및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SBS 고릴라'를 통해서도 들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