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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김고은 "감정이 벅차올라 음정보다 가사를 뭉개지 않으려 노력하며 노래했다" [인터뷰M]

뮤지컬 '영웅'을 극화한, 공연을 넘어선 전율과 감동을 극대화한 영화 '영웅'에서 조선의 마지막 궁녀 '설희'를 연기한 김고은을 만났다.



김고은은 극 중에서 명성황후가 일본군에 의해 비참하게 살해당한 뒤 원수를 갚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가 독립군의 정보원이 될 것을 자처한 인물로 등장한다. 신분을 숨긴 채 일본인으로 위장해 이토 히로부미에게 접근한 '설희'는 그로부터 신뢰를 얻는 데 성공한다. 가장 가까이에서 보고 들은 정보를 독립군에게 전하던 '설희'는 하얼빈으로 향하는 이토 히로부미의 계획을 알게 되고, 서둘러 안중근 의사와 독립군들에게 정보를 타전하는 막중한 임무를 펼쳤다.


3년 만의 스크린 복귀인 김고은은 "오랜만에 영화 개봉하게 돼서 너무 떨리고 어떻게 보셨을지 궁금하다. 어제 완성작을 보고는 정말 완성도 있게 잘 나온 거 같고 많은 노력이 담긴 작품인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작품에 속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국가의 원수를 갚기 위해 정체를 숨긴 채 임무를 수행하는 ‘설희’로 분한 김고은은 캐릭터의 내면을 심도 있는 연기로 소화해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그뿐만 아니라 캐릭터를 위해 노래, 일본어까지 완벽하게 소화한 김고은은 "'설희'의 넘버(뮤지컬에서 사용되는 노래나 음악)가 다 어려웠다. 노래를 소화할 줄 알아야 촬영할 때 연기나 감정을 실을 수 있는 거여서 정말 연습을 많이 했다. 오랜만에 노래를 부르기도 했고, 학교 때 발성하는 법을 어떻게 배웠는지를 떠올리려고 노력했다. '설희'는 대사가 거의 없는 인물이어서 가사가 곧 대사라고 생각하며 노래를 불렀다. 감정이 많이 올라와서 노래하기 쉽지 않았는데 음정보다는 가사를 뭉개지 않으려고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라며 뮤지컬 영화에서의 연기가 왜 어려웠는지를 이야기했다.


그러며 "4년 전 준비과정이라 지금은 기억이 정확하지 않지만 하루에 잠깐이라도 시간이 나면 곳곳에 있는 개인 연습실을 찾아 적게는 2시간 많게는 반나절 동안 혼자 노래 연습을 했다. 스케줄이 없으면 무조건 연습실을 찾아갔었다."라며 거의 매일을 노래 연습을 했다고 했다.


엄청난 노력을 쏟았다고 하지만 극중 김고은이 소화했던 넘버들은 격한 감정과 더불어 폭발적인 고음을 질러야 하는 곡으로 상당히 난이도가 있었다. 그는 "소리쳐 울 때 쇳소리가 많이 나는데 노래 안에 감정을 너무 많이 담으니까 초반에 쇳소리가 많이 나더라. 나름 연기를 하면서 덜 나게 하려고 고민도 많이 했다."라고 첫 넘버 '당신을 기억합니다. 황후 마마여'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그 곡이 가장 기억에 남는 넘버이자 기억에 남는 장면이기도 하다. 가장 말하듯이 쓰여 있는 가사여서 마음에도 많이 와닿았고 부를 당시에도 감정이 확 올라오는 넘버였다. 하이라이트로 올라가기 전까지의 부분이 제일 연습할 때 어려웠다. 낮지도 높지도 않은 음인데 힘이 잘 안 들어가져서 연습도 제일 많이 했고 저를 가장 많이 울린 넘버이기도 하다."라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며 "그 장면이 제 첫 촬영이었다. 원래 초반 부분만 불러도 되는 신이었는데 나름 연습한답시고 뒷부분까지 이어서 수차례 불렀었다. 음 이탈도 계속 났고, 저도 처음이고 감독님도 처음이어서 그걸 무시하고 일단 끝까지 불렀는데 컷 하고 난 뒤 감독님과 둘이서 박장대소를 했었다. 그러며 마주친 눈빛으로는 '우리 앞으로 라이브 어떡하냐, 정말 큰일 났다'라는 걱정을 나눴었다. 정말 난감하더라. 그날 제가 다음 촬영 전까지는 무조건 그 노래를 연습해 오겠다고 다짐을 하고 윤제균 감독님도 음향적인 것에 더 연구하겠다고 서로 팔을 크로스 하며 결의를 다졌었다."라며 첫 촬영의 에피소드를 전했다.


작품 속에서 너무 빼어난 음색으로 넘버를 소화한 김고은이기에 이런 현장의 에피소드도 엄살처럼 들렸다. 하지만 김고은은 "연습도 할 겸 감정을 실으며 현장에서 끝까지 완창을 해봤는데 감정이 많이 실리다 보니 음이탈 뿐 아니라 말도 안 되는 노래가 되더라. 그때 창피함을 다 느꼈고, 이제 나는 더 이상 창피할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다음부터는 실패할 거라는 두려움 없이 될 때까지 해보자는 마음으로 현장에 갔다."라며 첫 촬영의 실패를 발판 삼아 오히려 다음부터는 배짱 있는 태도로 현장에 갔다고 이야기하며 "촬영이 있을 때마다 목에 좋은 것도 뿌리고 물도 계속 마시며 목 관리는 했다. 주변에 뮤지컬 배우를 하는 친구들에게 조언을 들으니 하루에 물 2L를 마시라고 하더라. 평소 촬영 현장에서 화장실 가는 게 귀찮아서 물을 잘 안 마시는데 '영웅'의 현장에서는 귀찮음도 불구하고 물을 엄청 마셨다."라며 목 관리 비법을 공개했다.


연기는 기본이고 노래와 춤까지 완벽하게 매력을 뽐낸 김고은에게 혹시 뮤지컬 공연까지 도전할 생각이 있냐고 질문하니 "전혀 없다"라고 선을 긋는다. "뮤지컬 무대는 하루만 하는 것도 아니고 몇 달 동안 해야 하는 거라 주변의 배우들을 보면 몇 달 동안 예민하게 목 관리뿐 아니라 자기 관리를 해야 하더라. 계속 라이브로 해야 하는데 저는 쉽게 도전할 일이 아니라고 본다. '영웅'을 준비하면서도 내 마음처럼 안 되는 순간이 있었는데 공연을 준비하다 그런 순간이 오면 너무 좌절할 것 같다."라며 이유를 밝혔다.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 잊을 수 없는 마지막 1년을 그린 영화 '영웅'은 12월 21일 개봉한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제공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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