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목) 방송된 SBS 파워FM '김영철의 파워FM'에서는 스타 국어강사 김젬마가 '무식탈출-문학' 코너에서 류시화 시인의 시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를 소개했다.
이날 김젬마는 "날이 추워지면 누군가 그리워진다. 바쁘게 살면서도 문득 가슴이 허해질 때가 있고. 그리움이 깊어가는 계절이다. 그래서 오늘은 그리움에 관한 시를 소개하겠다"라고 말하고 류시화 시인의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를 낭송했다.
DJ 김영철이 "류시화 님의 시는 20대 때 많이 읽었던 것 같다. 이 시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 거냐?"라고 묻자 김젬마는 "이 시의 핵심 구절은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인데 여기에서 앞의 그대와 뒤의 그대는 다른 의미를 갖는다. 앞의 그대는 물리적으로 내 앞에 있는 그대이며 뒤의 그대는 내가 그리워하는 그대라는 의미다"라고 답했다.
이에 김영철이 "그럼 다른 사람인 거냐?"라고 묻자 김젬마는 "앞의 그대는 현실적인 그대, 뒤의 그대는 이상적인 그대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누구를 만날 때 기대하는 이미지가 있지 않냐. 그 기대하는 이미지가 헤어지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너는 내가 생각했던 그런 사람이 아닌 것 같아 이런 것 있지 않냐"라고 설명했다.
"내면에서 현실과 이상이 부딪히는 거냐?"라는 김영철의 질문에 김젬마는 "그렇게도 볼 수 있겠다"라며 "첫 연에서 물과 하늘 그리고 내 안에도 물과 하늘과 나 이외에 다른 것이 있다,라고 말하는데 류시화 시인이 인도철학에 굉장히 심취하셨었다. 그래서 그러한 구도자의 삶 관점에서 보면 신성에 대한 추구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물과 하늘 그리고 인간의 내면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신성이 있다 이런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그때의 그리움은 구도자의 길이 지향하는 곳일 수도 있다. 우리가 만나는 사람, 자연 속에 신의 향기가 이미 내재되어 있다는 의미로 읽히기도 한다"라고 전했다.
김영철이 "제목만 들었을 때는 연애시, 사랑시라고만 생각했는데 젬마 쌤 이야기를 들으니 굉장히 철학적이고 심오하다"라고 말하자 김젬마는 "맞다. 누군가를 완전히 나의 것으로 소유하는 게 불가능하지 않냐. 그대가 내 옆에 있어도 나는 그대를 그리워한다, 존재와 존재 사이의 공간 속에서 끊임 없이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지향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도 있고 혹은 인간은 관계 속에서 신성을 경험한다 이런 뜻으로도 읽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류시화에 대해 김젬마는 "시인이자 번역가이고 본명은 안재찬이다. 경희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198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아침'이라는 시를 통해 등단, 1988년 이후 류시화라는 필명으로 활동한다. 그는 인도의 명상가 오쇼 라즈니쉬의 제자라고도 하는데 그래서인지 거의 매년 인도여행을 하고 있고 그 경험으로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지구별 여행자'라는 책도 발간했다. 그의 책에 명상과 구도와 관련된 내용이 많은 게 인도철학의 영향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소개했다.
'김영철의 파워FM'은 매일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SBS 파워FM에서 방송되며, PC 및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SBS 고릴라'를 통해서도 들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