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사랑과 전쟁'의 배우 민지영이 결혼 생활 5년을 돌아봤다.
14일 밤 방송된 MBN '뜨겁게 안녕'에서는 두번째 게스트 민지영과 남편인 쇼호스트 김형균이 강화도의 안녕하우스를 방문했다.
두 달 전에 이혼에 합의했던 두 사람. 민지영은 "정반대 성향의 사람이 만나 사랑하게 됐다. 이미 38세에 만났기 때문에 각자의 개성이 너무 컸다. 원래 둘 다 비혼주의였다. '사랑과 전쟁'에서 지긋지긋하게 봣으니까. 이쪽이 비혼주의가 된 이유는 내가 열심히 번 돈을 아내와 자식이 쓰는 게 아깝다더라"고 폭로했다.
김형균은 "시작부터 잘못된 게 39에 결혼했기 때문에 아이가 없어도 둘만의 행복을 찾기로 이야기하고 결혼한 거다. 그런데 갑자기 허니문 베이비가 생긴 거다"고 돌이켰다.
민지영은 "내 안에서 새생명이 생겼다는 게 너무 신비롭고 좋더라. 신랑도 '내가 아빠가 된다고?' 이런 걸 받아들이기 시작하는데 너무 행복했다. 그 다음부터는 엄마 아빠 놀이가 시작된 거다. 거기에 너무 빠져서 우린 이미 엄마 아빠가 돼 있던 거 같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갑자기 태아의 심장이 뛰지 않았다. 민지영은 "그걸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8주가 넘어가도록 아이를 포기하지 못 했다. 수술을 안 했다. 우리 아이를 죽이는 것 같더라. 거부하다 보니 몸에 뭐가 생기기까지 하더라. 결국 친정 엄마 손에 끌려가 수술을 했다. 그렇게 유산하고 두 번째 임신을 하기까지 일 년 반이 걸렸다. 그 동안에 일 끝나고 사람들과 한 번도 어울리지 못 했다. 임신에 너무 집착하며 살았다. 내가 너무 힘들어하는 걸 지켜본 남편은 거부를 하기 시작하더라. 남녀가 사랑해서 결혼하면 설레야 할 부부관계가 형벌처럼 느껴지더라. 하루하루 내가 왜 사는 건지, 아이를 낳기 위해서 결혼을 한 건지 생각하면서 일상 생활이 안 되더라. 그런데 일년 반 만에 임신이 됐다. 그런데 자궁 외 임신이 된 거다"라고 돌이켰다.
민지영은 "그때 수술을 하고 저희가 힘들어졌다. 이사 후 집들이를 했다. 온 친척이 오시는 바람에 3일 동안 치우고 나서 발톱이 다 빠졌다. 몸이 너무 힘들고 아파서. 그때 남편이 너무 원망스럽더라. 그때부터 부부싸움을 하게 되더라. 내가 신랑한테 나 너무 힘들어서 암 걸릴 것 같다고 했다. 그 당시 모든 것들이 날 죽이고 있었다. 그런데 남편은 귀 기울여주지 않더라"며 속상함을 털어놨다.
김형균은 "어떻게 보면 나쁜 남편이었던 거다. 두 번의 유산 이후 우울해하고 힘들어하니까 짜증나는 부분도 있고 서로 오해가 쌓였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민지영은 "힘든 상황 속에서 반려견까지 쓰러졌다. 이 아이가 없어지면 세상을 버틸까 싶을 정도로 큰 존재였다. 나 다시 시험관을 해서 몽이가 빨리 올 수 있게끔 해야 한다고 건강검진을 받았다. 몽이가 떠난 지 40일 뒤 갑상선암 선고를 받았다. 그때는 내가 암이라는 쇼크보다도 몽이가 자기 말고 내 몸을 돌보라고 떠났구나 이런 생각에 마음이 너무 아프고 힘들었다. 갑상선암에 폐 결절이 있다고 하더라. 정말 미치겠더라. 그래도 몽이랑 약속을 지켜야겠더라. 일단 암 수술을 미루기로 하고 3개월 동안 3달에 한 번 해야 하는 난자 채취를 시도했다"고 털어놨다.
민지영은 이후 이혼 결심을 굳혔다고 고백했다. 민지영은 "아이 문제였다. 죄책감도 있었다. 더 젊고 건강한 여자를 남편이 만났으면 어땠을까. 내가 못나서 이렇게 된 것 같더라. 내가 아이에 대한 미련을 놓으려면 내가 이 사람을 빨리 보내줘야 나도 포기가 되고 둘이서 같이 하면 행복이 두 배가 될 것 같아서 시작한 결혼이었는데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이 5년이었더라. 사람들 앞에서는 밝고 행복하고 잘 사는 것처럼 웃고 있었지만 새까맣게 썩어가고 있었다. 내가 나를 너무 혹사시켜서 암에 걸린 건 아닐까 해서 다 끝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형균은 "나는 싫다고 했다.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같이 있는 게 행복하지 않겠냐고 했더니 자기는 없는 게 더 행복하겠다더라. 그렇게 계속 싸웠는데 이혼 서류에 제가 사인을 하니까 저를 안아주더라. 고맙다고"라며 눈물을 흘렸다.
민지영은 "우리의 미래가 무서웠다. 남편이 홈쇼핑 방송 중이었는데 내가 사랑했던 남편의 열정적인 모습, 어느 날 이 사람이 방송하는 모습을 봤는데 얼굴이 잿빛으로 변했더라. 이 사람 나랑 같이 살면 나보다 먼저 죽겠구나 싶더라. 놔주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황제성은 "이 모든 것 중에 누나의 탓은 하나도 없다"며 민지영을 위로했다.
김형균은 "금요일 저녁에 이혼 합의서를 냈다. 제출을 못 했다"고 돌이켰다.
민지영은 "배고파서 밥이나 먹자 하고 나갔다. 밥 먹고 오토바이에 몸을 싣고 집으로 가는데 갑자기 우당탕탕 하더니 오토바이가 사고가 났다. 늘 다녔던 길이었는데 아스팔트 공사를 하고 있었다. 사장 표시를 보고 차선을 바꾸는데 바뀌가 굴렀다. 짧은 순간 지난 과거가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정적과 함께 모든 것이 멈췄다. 갑자기 '자기야' 하는 소리가 들려서 쳐다봤는데 우리 신랑이 2차 사고를 막으려고 달려오는 차를 막고 있더라. 그때는 '남편이 안 다쳤구나' 생각했는데 가까이 다가오는 신랑을 보는데 내가 다친 건 다친 것도 아니더라. 온몸이 다 쓸려서 만신창이가 돼 있더라. 절뚝거리고 벌벌 떨면서 다친 곳 없냐고 해줬는데 마음이"라며 울먹였다.
이어 민지영은 "짧은 시간 많은 악재가 몰려왔을 때 극단적인 생각도 했다. 나한테 벌을 주셨구나. 서류 접수 전 되돌아볼 기회를 준 것 같다. 같은 오토바이를 타고 있었는데 저는 오른쪽 팔다리 깁스를 했고 남편은 왼쪽 팔다리 깁스를 했다. 퇴원 후 집으로 왔다. 불과 이틀 전 이혼 합의를 했는데 서로 한쪽 팔과 한쪽 다리가 없더라. 한손으로 포장 뜯기도 힘들더라. 설거지가 쌓이기 시작했다. 장갑을 한쪽씩 끼고 둘이 붙어서 설거지를 하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이 사이 좋게 재활치료와 물리치료를 했다. 어느 날 집에 돌아오는 차 안에서 음악이 나왔다. 선우정아 '도망가자'라는 노래였다. 둘이 정말 많이 울었다. 펑펑 울었다"고 돌이켰다.
한편 매주 월요일 밤 10시40분 방영되는 '뜨겁게 안녕'은 이별 또는 새로운 시작을 하려는 셀럽이나 일반인이 자연 속 '안녕하우스'를 방문해 가장 아름답고 뜨거운 이별, 그리고 새로운 출발을 담는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