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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파엠' 곽재식 "바나나는 풀, 3배체 염색체라 씨가 없고 줄기 끊어 퍼뜨리는 것"

'김영철의 파워FM'에 SF소설 쓰는 과학자 곽재식이 출연했다.


20일(화) 방송된 SBS 파워FM '김영철의 파워FM'에서는 SF소설 쓰는 과학자 곽재식이 '과학편의점' 코너에서 청취자들의 호기심을 해결하고 재밌는 과학 이야기를 전했다.


이날 곽재식은 '과일 특집' 테마로 바나나에 대해 이야기하며 "바나나가 처음 나타난 곳은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추정한다. 최초로 바나나를 재배한 곳으로 많이 언급되는 곳은 파푸아뉴기니다. 여기에서 석기시대 때부터 바나나가 재배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동남아 각 지역에서 바나나가 재배된 흔적들이 보인다. 그래서 동남아시아에는 바나나 문화가 상당히 많이 발전해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이쪽 지역에 가면 길거리음식으로 '피상고랭'이라는 바나나튀김이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곽재식은 "아프리카에 바나나가 퍼진 것은 동남아시아 사람들이 전해주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마다가스카르는 아프리카에 있는 섬이지만 살고 있는 민족의 구성을 보면 왠지 동남아시아 민족과 닮은 민족이 많다. 먼 옛날 동남아시아에서 모험가들이 배를 타고 아프리카 동남쪽까지 가서 정착한 것이다. 그런 식으로 동남아시아 바나나가 아프리카로 퍼져나갔다고 보고 있다"라고 설명하고 "그 아프리카 바나나를 콜럼버스 같은 유럽 사람들이 신항로 개척 시대 이후에 아메리카로 퍼뜨렸고 지금은 세계 최대 바나나 수출국이 에콰도르가 되었다"라고 덧붙였다.


"바나나가 워낙 크고 나무처럼 생겨서 목본식물 나무가 아닐까 싶지만 잘 까보면 중심 줄기가 나무 성분이 거의 없고 그냥 풀이다. 풀인데 아주 굵고 억세고 강하게 자라난 것 뿐이다"라며 곽재식은 "엄밀하게 따지면 바나나나무가 아니라 바나나풀이라고 하는 게 맞다"라고 말했다.


곽재식은 "또 재밌는 바나나의 특징이 있다"라며 "예를 들어 염색체가 짝수가 아니라 3의 배수다 해서 3배체 염색체를 가지고 있어서 정상적으로 씨를 맺을 수 없는 품종들이 지금 많이 자라나고 있기 때문에 실제 바나나 씨를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럼 바나나는 어떻게 키우느냐. 땅속에서 바나나 줄기가 자라면 그 줄기를 중간에 끊어다가 환경이 맞는 곳에 심고 거기에서 다시 뿌리가 돋으면서 자라는 방식으로 바나나를 퍼뜨린다. 말하자면 같은 품종의 바나나는 대체로 다 쌍둥이 형제들이다 이렇게 보시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생각해보면 되게 신기한 거다"라며 곽재식은 "사람으로 따지자면 내가 손톱을 잘라 꿀물에 담가뒀는데 그 손톱에서 손이 생기고 팔이 생기고 몸이 생기고 나와 똑같은 사람 하나가 태어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바나나를 심어서 기르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바나나 멸종설에 대해 곽재식은 "같은 품종의 바나나는 이런 식으로 원래 한 생물이었는데 잘라서 여러 조각으로 나누어 키운 것이다. 장점은 모두 체질과 습성이 똑같아서 같은 방식으로 기르면 언제 어떻게 수확할 수 있을지 잘 알 수 있다는 거다. 그러나 반대로 병이 한 번 돌면 같은 체질이니까 싸그리 한번에 전멸할 수 있다"라고 설명하고 "실제 과거에 그로미셸이라는 품종이 유명했는데 파나마병이라고 하는 바나나에 곰팡이가 생기는 병이 생긴 다음에 견디지 못하고 서서히 죽기 시작했다. 결국 1960년대에 그로미셀이 멸종되었고 지금은 곰팡이병에 잘 견디는 캐번디시라는 품종이 100% 유통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영철의 파워FM'은 매일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SBS 파워FM에서 방송되며, PC 및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SBS 고릴라'를 통해서도 들을 수 있다.




iMBC연예 이연실 | 화면캡쳐 보이는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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