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량하가 2년째 연락 두절된 형 량현을 찾는 사연이 공개됐다.
9월 1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서는 초등학생 듀오 댄스 그룹으로 사랑받았던 량현량하의 이야기를 다뤘다.
한때 무대 위를 누비던 량하는 30대 중반의 어엿한 사회인이 됐다.
이날 량하는 어린시절 살았던 동네를 찾아 형과의 추억을 떠올렸다. 그는 "형과 있으면 싸움도 장난도 천하무적이었다"고 돌이켰다.
한날 한시에 태어나 누구보다 서로를 아는 만큼 형제간의 성향 차이는 더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당분간 각자의 길을 존중해주기로 약속했다.
량하는 "우리는 형제기도 하고 그룹이기도 하지 않나. 언제라도 량현량하는 할 수 있고 각자의 삶이 있으니까 홀로 서기를 해보자고 했다. 우리가 남들이 말하는 꿈을 이뤘지만, 각자의 꿈도 이뤄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량현은 섬세하고 예민했다. 량하는 "량현이가 아티스트상이 강해졌다고 해야 하나? 일 들어가면 잠수 타는 게 있는데 엄마가 무릎이 약해져서 수술을 했다. 량현이한테 알려줘야 하지 않나 싶었다. 아마 모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무릎이 편치 않아 입원한 어머니 또한 아들 걱정에 여념이 없었다.
량하는 "옛날에는 앨범 하나 내고 1년 후에 나오는 게 유행이었다. 성인이 된 후 다시 나오는 걸 콘셉트로 삼았는데 군대 갔다 와서 바로 량현이랑 가수 활동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내가 량현이한테 행사를 하자고 하니까 하기 싫다더라. '하고 싶으면 너 혼자 해'라고 했는데 별 거 아닐 수 있는데 우리 사이에서는 말도 안 되는 말이다. 말은 안 했어도 량현이한테 많은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그렇게 성인이 된 후 각자의 길을 걸어온 형제.
량하는 "엄마한테 용돈을 드릴 수 있는 정도는 벌기 시작했지만 불과 3년 전 정도만 해도 휴대폰 요금도 낼 돈이 없을 정도였다"고 털어놨다.
어린 량현량하 곁에서 매니저 역할을 했던 아버지는 7년 전, 갑작스레 심근경색으로 돌아가셨다.
량하는 "초등학생 나이였으니까 아버지가 돈을 관리하셨는데 아버지 돌아가시고 찾아보니까 통장에도 없고 돈의 행방을 모르겠더라"고 털어놨다.
웨딩 플레너부터 고깃집까지 치열하게 살아온 량하. 그러던 중 한 방송을 계기로 6년 전 가수로 재기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량하는 "(량현이) 하고 싶으면 스케줄도 네가 잡고 너 혼자 다 하라더라. 내가 매니저도 아니고 우리가 같이 활동하는 건데 자존심이 상해서 매일 울었다. 일주일 내내 잠도 못 잤다"고 털어놨다.
량하는 다시 꿈을 향해 한 발자국씩 나아가고 있다. 언젠가 량현이 다시 손을 내밀면 더 당당히 마주할 수 있는 그날을 떠올리며, 어쩌면 혼자 올라도 빈틈이 보이지 않는 무대를 만들기 위해 량현은 홀로 춤 연습을 했다.
량하는 "처음에는 량현이를 원망했다. 너무 서운했다. 우리 사이는 무언의 약속 같은 것도 있었다. 지금은 량현이가 지금 뭘 준비하고 있는지도 궁금하고 앞으로 어떻게 활동할 지에 대해 물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며칠 후 반가운 연락 한 통을 받고 부산으로 향한 량하. 몇 달 전 형제의 오랜 지인에게 량현이 메시지를 남겼다는 소식이었다.
량현량하의 지인은 "(량하가) 연락을 못 드려서 죄송하다고, 준비하는 게 있으니까 열심히 해서 나중에 뭔가 손에 잡히면 말씀드리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량하는 "량현이가 그런 식으로 이야기한다. 준비가 100이 될 때까지 이야기를 안 하는 스타일이다"고 말했다.
아쉽게도 최근 다시 번호를 바꾼 량현. 지인은 "내가 볼 때 힘든 것보다는 아무한테도 간섭받지 않고 홀로 서기 위해서 움츠리고 있는 것 아닐까 싶다"고 추측했다.
한편 매주 목요일 밤 9시10분 방영되는 '특종세상'은 사람, 사건ㆍ사고, 진실(특종·실종·소문) 세 코너로 나누어 기인과 달인 그리고 사회의 사각지대를 전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와 인터넷 등으로 떠도는 소문의 진실을 추적하는 르포르타주 형식의 프로그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