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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자' 박동훈 감독 "파이송, 칠판 뒤 앵글로 관객의 동참 끌어냈다" [인터뷰M]

개봉 이후 3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의 박동훈 감독을 만났다. 신분을 감추고 고등학교 경비원으로 일하는 탈북한 천재 수학자가 수학을 포기한 학생을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를 최민식, 김동휘를 통해 세대를 불문하고 소통하는 영화로 만들어 낸 감독이다.


수학이라는 전국민적 공감을 받는 난제를 소재로 한 영화다. 박동훈 감독은 "수학이라는 학문이 딱딱하고 거리를 두고 싶은 과목이다. 그런 벽을 허물어야 된다는 의도를 갖고 있었다. 시나리오를 받고 직관적으로 수학을 표현해야 한다 생각 들었다. 예쁠 수 있고 귀여울 수 있고 세련될 수 있고 주변 어느 곳에도 수학이 존재한다는 걸 전달하려 했다"며 수학을 영화화 하는 것에 대한 나름의 숙제를 가지고 작품에 임했음을 밝혔다.

감독의 이런 의도가 있어서인지 영화 속 수학은 아름답고 자연스럽게 표현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수학은 본격적으로 다룬 건 처음인데 외국의 작품에서는 '뷰티풀 마인드' 영화 처럼 그래픽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예가 있어서 참고했다"며 시각적으로 참고한 자료를 이야기했다.

영화의 뛰어난 영상미에 대해 박동훈 감독은 할 이야기가 많았다. 그는 "아마도 '이학성'(최민식 분)과 '한지우'(김동휘 분)의 아지트가 관객들에게 가장 아름답게 느껴졌을 것. 그 공간은 두 사람이 공부를 하고 교감을 하며 수학의 아름다움에 대해 느끼는 공간이기에 당연히 아름다와야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며 "아지트를 제외한 다른 교실들과 대비를 주려고 콘트라스트가 높고 온화한 엠보톤을 유지했다. 반면 다른 교실은 채도를 빼고 평면적으로 그렸다. 영화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이학성의 연구 공간도 두 사람 관계를 완성하는 공간으로 두 사람을 축복해주고 싶었다. 빛도 환하게 들어오게 했고 칠판 뒷 공간 컨셉을 또 한번 도입해 그 공간에서 즐거움이 계속 연장되고 있다는 걸 표현하고 싶었다"는 말로 주인공 두 사람의 공간은 특별하게 표현했음을 이야기했다.

박동훈 감독은 인물들의 감성적 교감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신경 쓴 연출적인 부분에 대해 "두 사람의 아지트에서 수업이 시작되고 삼각형 넓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카메라가 있을수 없는 위치로 빠지게 된다. 칠판 뒷 공간을 찍기 위해서 꽤 공을 많이 들였다. 그 샷의 목적은 존재하지 않는 개방감을 주고 싶었다. 공간의 확장. 곽객만이 가질수 있는 자리, 위치, 시각의 특권을 주고 싶었다. 그 컷이 몇번 반복되고 마지막 대미를 장식하는데 의미있는 샷을 만들기 위해 공을 들였다."라며 칠판 뒤에서 인물을 보여주는 장면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원래 시나리오와 달리 연출적으로 변화를 준 장면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원래 피아노 연주는 음악실에서 하는 걸로 쓰여져 있었는데 아지트가 가장 아름답고 빛나야 하는게 아닌가 싶어 그 공간에 피아노를 끌어들였다. 폐쇄되고 낡은 공간에 스들만의 추억이 쌓이길 바랬다."라며 아지트에서 파이송이 연주되고 "원주율이 악보네?"라는 대본에 없던 대사를 추가시켜 관객들이 주인공들의 정서와 수학적 교감에 동참할 수 있게 했음을 밝혔다.

영화의 스토리도 감동적이었지만 무엇보다 숫자나 기호에 불과하던 파이가 음악으로 연주되며 전혀 다른 차원이라는 걸 알게 되는 순간은 관객으로서 참 놀랍고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박동훈 감독은 "저도 신기했는데 실제로 있는 음악이었다. 물론 그 박자나 리듬은 이지수 음악 감독이 새롭게 만들었지만 이런 음악을 통해 관객이 즉각적으로 빠른 속도로 영화에 동참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라며 파이송이 영화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이야기했다.

그는 "원래 계획은 연주가 시작되고 잠시 후에 OST가 개입되고 그렇게 감정을 완성 시키려 했었는데 현장에서 음악을 들으면서 보니까 연주만으로도 분위기가 너무 좋더라. 그래서 현장에서 완곡을 가는걸로 바꿨다"며 그 장면의 비하인드도 밝혔다.

영화의 개봉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박동훈 감독은 "상쾌한 상태와 기분으로 개봉을 기다리지 못했다. 딸리 관객을 뵙고 싶었다. 상황이 좋지 않다. 코로나와 재난 상황까지. 하지만 저희 영화가 이런 일상의 고민과 힘듦을 털어낼 수 있게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라며 극장을 찾아준 관객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현재 극장에서 상영중이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제공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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