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담, '공작도시'로 알린 쾌조의 출발 [인터뷰M]

배우 이이담에게 '공작도시'는 갚진 출발선이었다. 데뷔 5년 만에 처음으로 얻은 드라마 주연 기회였다. 언제나 오는 기회가 아니었고, 부단히 노력했다. 그리고 그는 비로소 배우의 삶이라는 출발선에 이르렀다.


최근 이이담은 iMBC연예와 JTBC 수목드라마 '공작도시'(극본 손세동·연출 전창근)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공작도시'는 대한민국 정재계를 쥐고 흔드는 성진그룹의 미술관을 배경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르고자 하는 치열한 욕망을 담은 미스터리 심리 스릴러 드라마다.

이이담은 극 중 윤재희(수애)가 대표로 있는 갤러리의 도슨트 김이설 역을 맡았다. 윤재희의 곁을 맴돌면서도 정체를 숨기는 한편, 남몰래 성진가(家)에 복수를 계획하는 인물이다. 성진가의 재개발로 인해 할머니를 잃고, 과거 윤재희의 남편 정준혁(김강우)에게 성폭행을 당한 후 아이를 낳았으나 입양을 보내야 했던 비극적인 서사를 갖고 있다.

극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는 인물을 연기하는 것이 부담되지 않았는지 묻는 질문에, 이이담은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걱정도 됐지만, 오디션 합격 연락을 받고 나서 설레기도 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이담은 '공작도시' 선택 계기에 대해 인물의 매력을 꼽았다. 그는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정말 멋있는 드라마라고 생각했다. 각 인물들의 대사도 캐릭터마다 잘 살려냈는데, (머릿속에서) 멋있는 그림이 그려지더라. 각 인물이 이루고 싶어 하는 욕망이 매우 커 보였다. 그 사이에서 순수한 인물인 김이설이 매력적이고 멋있게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극 중 김이설이 처한 현실과 감정선을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이이담은 "김이설이 갖고 있는 상처를 간접 체험해볼 수 없기 때문에, 이해를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PD님과의 시간을 많이 가졌고, 주변 분들의 도움도 받았다"고 밝혔다.

이이담은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춘 선배 배우들이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김이설과 윤재희의 감정선이 워낙 중요하기 때문에 수애에게 (연기) 도움을 많이 받았다. 또 김이설의 감정은 초반과 후반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내가 고민할 때마다 수애에게 많이 여쭤보며 힌트를 얻었다"고 말했다.

수애, 김강우, 김미숙 등 연기 경력이 굉장히 긴 배우들과 연기 합을 맞추는 것에 있어 "기죽지 않으려" 했다는 이이담. 그는 "'김이설스럽게'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면서도 "기죽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건 인물들과 대적하는 존재인 김이설의 모습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도 다행히 현장에서 선배 배우들이 편안하게 해 줘서, 덜 긴장하면서 (연기)할 수 있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공작도시'로 데뷔 5년 만에 드라마 첫 주연.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운 점도 많았다"고 밝힌 이이담은 "선배들의 에너지를 받으면서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다. 대사나 표정이 정말 중요하다고 다시금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스스로에 대한 연기 만족도를 '반반'이라고 표현한 이이담. 이유를 묻자, "만족할 수는 없다. 방송을 보며 부족한 점들을 너무 많이 느꼈다. '잘 전달되지 않았을까' 생각했던 씬도 스스로 만족하진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이이담은 베테랑 배우들 사이 제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많은 시청자들은 낯선 배우의 등장에 궁금증을 가졌고, 향후 이이담의 행보를 기대케 했다.

이이담은 배우로서의 자신이 지닌 강점에 대해 "쌍꺼풀이 없고, 이목구비가 뚜렷하지 않다. 여러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을 것 같다. 사극에 나오는 거지 역할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전작인 드라마 '보이스'에 이어 '공작도시'에서도 죽음을 맞는 이이담은 무거운 장르물 말고도 "가벼운 청춘 로맨스 물에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많은 역할을 다양하게 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이담이 갖고 있는 배우로서의 목표도 들어볼 수 있었다. 그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인정받는 배우가 되고 싶다. 시청자가 찾아줘야 작품을 할 수 있으니까. 제일 중요한 포인트"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배움의 자세를 놓지 않겠다"고 말한 이이담은 "배우로서든, 실제 인생에서든 열심히 무언갈 꾸준히 배우며 남은 20대를 활기차게 보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끝으로 이이담은 공작도시가 자신에게 남긴 의미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얻은 것, 겪은 것이 많다. 그만큼 남다른 작품이다. 깊게 뿌리내린 것 마냥 ('공작도시'가) 마음속에 자리 잡을 것 같다. 너무나 갚지고 좋은 출발을 했다"고 강조했다.

수애와 강렬한 '워맨스' 연기를 펼친 이이담의 '공작도시'는 지난 10일 20회를 끝으로 종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