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수) 방송된 SBS 파워FM '김영철의 파워FM'에서는 미술사학자 양정무가 수요일 코너 '무식탈출-미술'에서 김홍도의 '해탐노화'에 관한 Q&A 시간을 가졌다.
이날 DJ 김영철이 "전세계 최고령 화가는 누구냐? 몇 살까지 그림을 그렸냐?"라는 한 청취자의 질문을 소개하자 양정무는 "역대 장수 화가로 미켈란젤로 91세, 피카소 93세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겸재 정선이 84세까지 사셨고 현재 국내 최고령 화가는 김병기 화백이시다. 1916년생이시고 지금도 그림을 그리신다. 이중섭 작가와 같은 해에 태어나셨다"라고 답했다.
이어 양정무는 '기원'이라는 주제 단어로 지난주 변상벽의 '묘작도'에 이어 김홍도의 '해탐노화'를 소개했다.
"게가 갈대꽃을 잡고 있는 거냐? 걸린 건 아니냐?"라는 한 청취자의 질문에 양정무는 "갈대꽃을 꽉 움켜쥔 참게 두 마리가 있다. '해탐노화'는 게가 갈대꽃을 탐하는 그림이라는 뜻이다. '묘작도'가 무병장수와 장원급제를 기원하는 그림이라고 했는데 '해탐노화' 역시 속뜻이 있다. 한자로 갈대 '로'는 옛날 중국 발음으로 '려'와 비슷하다. '려'는 임금이 과거 급제한 사람에게 내리는 고기음식을 말하게 된다. 두 마리 게가 갈대꽃을 꽉 잡고 있는 건 과거시험 소과, 대과 두 시험에서 모두 합격하라는 뜻이라고 볼 수 있다"라고 답했다.
양정무는 "게는 딱딱한 등을 이고 사는 동물인데 딱지가 한자로 '갑'이다. 갑을병정 할 때 갑이다. 갑으로 살라는 것이다. 장원급제를 의미한다. 이 게그림은 과거시험을 앞둔 사람에게 장원급제를 기원하면서 그려준 그림이라고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가운데에 선이 보이는데 이건 뭐냐? 귀한 그림인데 막 접어도 되는 거냐?", "이 시절에는 귀한 그림을 어떻게 보관했냐?"라는 청취자의 질문에 양정무는 "먼저 이 그림은 화첩에 그려진 그림이다. 책처럼 중간을 접어서 보관하게 된다. 가운데 선은 화첩을 접은 부분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한지의 내구성은 대단하다. '지천년 견오백'이라는 말이 있다. 종이는 천년 가고 비단은 오백년 간다는 뜻이다. 이렇게 천년 가는 게 우리나라 전통 한지다"라고 답하고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도 등재된 '조선왕조실록', '의궤', '난중일기' 이런 기록물들이 다 한지로 되어있는데 여전히 잘 보존되어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홍도의 그림 하면 서민적인 풍속화만 봤는데 이런 스타일의 그림도 자주 그렸냐?"라는 한 청취자의 질문에 양정무는 "당시 평가에 의하면 김홍도가 그리려고 하면 못 그리는 그림이 없었다고 한다. 그 당시 사대부 강세황은 단원이 신적으로 잘 그렸다며 옛사람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고 천부적 재질의 화가라고 평가했다"라고 답했다.
"김홍도 그림은 당시에도 비쌌을 것 같다. 조선시대에도 경매가 있었냐?"라는 한 청취자의 질문에 양정무는 "제가 굉장히 관심있어하는 부분이다. 경매는 알 수 없지만 미술이 돈이나 돈과 같은 현물로 거래된 것은 확실하다. 김홍도 뿐만 아니라 겸재 정선도 그림을 그리면 그걸 받으려고 사람들이 줄을 엄청 섰다고 한다. 그리고 집 한 채 값으로 거래했다는 이야기도 있다"라고 답하고 "수치로 나온 것은 당시 조희룡이라는 분의 '호산외기'라는 글에 의하면 김홍도의 그림을 주문하면 3000전에 샀다는 기록이 있다. 3000전은 300냥이고 18세기 쌀 두 가마 평균 가격이 5냥이었기 때문에 지금 시세로 따지면 2600만원 정도 된다. 그런데 이것도 정확하진 않다"라고 설명했다. .
'김영철의 파워FM'은 매일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SBS 파워FM에서 방송되며, PC 및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SBS 고릴라'를 통해서도 들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