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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관의 피' 이규만 감독 "조진웅은 츤데레, 최우식은 쇠구슬 같은 배우" [인터뷰M]

영화 '경관의 피'로 무려 10년 만에 새 작품을 선보인 이규만 감독을 만났다. 전작 '아이들'과 '리턴' 이후 오랜 공백 시간을 가졌던 이규만 감독은 언더커버 소재의 경찰 이야기로 새해 첫 한국영화를 선보였다.


출처불명의 막대한 후원금을 받고 고급 빌라, 명품 수트, 외제차를 타며 일반인으로는 범접하기 힘든 경제수준 상위 1%의 범죄자들을 수사해온 광역수사대 반장 강윤 역할에 조진웅, 어떤 수사를 하던지 철저하게 법을 지켜야 한다는 원칙주의적 신념을 갖고있는 신입경찰 민재 역할에 최우식을 캐스팅한 이규만 감독은 체형부터 스타일까지 완전히 다른 두 배우를 통해 극과 극의 신념을 가진 두 인물이 어떻게 충돌해 가는지를 그려냈다.

이규만 감독은 "개인적으로 조진웅과 친분이 있는데 강윤 캐릭터와 매칭이 높았다. 조진웅은 츤데레의 전형이다. 앞에서는 살가운 이야기를 못하고 뒤에서 따뜻하게 챙기는 성격인데 그 캐릭터를 강윤에게 입히면 어떨까 생각했다."라며 조진웅을 캐스팅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이어 "민재 캐릭터의 다사가 잘 안 풀리는 타이밍에 같이 작업했던 각색 작가가 최우식을 이야기했다. 그렇게 최우식을 떠올리니 갑자기 대사가 풀리기 시작하더라. 최우식은 뭔가 마음을 짠하게 하는 게 있다. 민재는 가정사, 특히 아버지와의 관계라는 전사가 있는데 그걸 연기를 통해 응축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배우는 최우식이었다."라며 최우식을 캐스팅하게 된 이유도 밝혔다.

이규만 감독은 "조진웅과 최우식이 딱 만나는 걸 떠올리고 보니 조진웅이 피지컬적으로 너무 압도적이지 않을까 우려가 되기는 했다. 그런데 최우식과 진행을 해보니 내가 갖고 있던 선입견이 다가 아니더라. 실제로는 되게 쇠구슬같이 단단한 친구더라. 이 둘이 부딪치는 장면에서 최우식의 텐션이 아주 좋았다. 촬영이 끝나고 조진웅이 "저 친구 물건이다. 아주 강한 에너지를 갖고 있다"며 저에게 이야기하더라. 둘의 합이 생각보다 더 좋았다"라며 피지컬의 차이를 연기로 극복할만큼 두 배우의 연기와 케미가 만족스러웠다고 이야기했다.

앞선 인터뷰에서 최우식은 여리여리한 피지컬 때문에 아마 오디션을 봤더라면 캐스팅이 안됐을거 같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이규만 감독은 "오디션을 봤어도 최우식은 캐스팅 됐을 거다. 연약한 느낌인데 목소리 톤이 대단히 저음에 딴딴하다. 그리고 민재 캐릭터도 어느정도 슬림하면서도 탄탄한 느낌을 주길 바랬다. 최우식이 유도 연습하는 장면도 촬영했는데 대역을 쓰지 않고 직접 다 했다. 생각보다 액션이 되는 친구더라."라며 "강한 집중력을 갖고 있고, 대사가 없는 순간에도 마음을 전하는 방법을 이미 스스로 터득하고 있는 배우다."라는 칭찬도 덧붙였다.

이들 배우들은 이 작품의 어떤 면에 매력을 느껴 출연을 결정했을까? 이규만 감독은 "조진웅에게 직접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이건 내가 해야지'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조진웅이 생각한 강윤과 제 머리속의 강윤 사이에 간극은 있었다. 그 갭이 아주 작긴 했지만 조진웅은 말로 갭을 줄이지 않는다. "이런거죠?"라면서 연기로 툭 보여주는데 그야말로 명품 샘플을 나눠 갖는 느낌이 든다."라며 조진웅과 함께 작업한 소감을 밝셨다.

이규만 감독은 "최우식에게는 가시처럼 신념만 있는 상태에서 다랑어 같은 덩치로 자신을 키워가는 민재의 발전 과정을 이 작품을 통해 만나길 바랬다. 발전되고 해내고자 하는 욕심을, 민재에 대한 기대감을 최우식은 본 것 같다"라고 이야기하며 "최우식은 '경관의 피' 촬영 중간에 '기생충'으로 인생에서 번개를 맞는 듯한 경험을 했다. 배우로서 대단히 기쁜 일이자 동시에 부담도 왔을 거다. 촬영 중간에 최우식이 실제 배우와 인간으로서 성장하는 게 보였다. 그 정도 일을 겪으면 사람은 변화를 하게 되는데 최우식은 좀 더 캐릭터에 합당한 역량을 내려고 집중하더라. 이 다음에 어디까지 할수 있을지 기대감이 드는 배우다"라며 촬영을 통해 최우식의 성장을 지켜본 소감을 이야기했다.


작품을 구상하며 1순위로 떠올렸던 배우들이 실제로 캐스팅 된 순간에 대해 이규만 감독은 "크로키로 그림을 그리던게 갑자기 컬러로 채워지는 느낌, 캐릭터의 채도가 선명해지면서 모든 장면들이 분명하게 그려지더라. 엄청나게 큰 선물이었다"라며 회상했다.

또 "주연 배우 뿐 아니라 다른 배우들도 다 작품 구상을 할때 염두에 두고 그려냈던 분들이다. 전형적인 캐스팅에서 벗어난 캐스팅을 하고 싶었다. 박명훈도 원래 버전에서는 더 깡패같은 느낌이었고, 권율도 더 거들먹거리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전체 빌런들을 세련되게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배우들에게서 답을 많이 얻었다"라며 박희순, 박명훈, 권율 배우가 현장에서 보여준 연기덕에 추구하고자 했던 영화의 느낌을 완성시킬 수 있었다고 했다.

이규만 감독의 영화 '경관의 피'에서 보여지는 경찰의 모습은 기존 영화나 드라마에서의 경찰과 스타일이 많이 달랐다. 감독은 "조사를 했더니 최근 강력계 형사들의 패션에 큰 물결이 한번 왔구나 싶게 변했더라. 다들 뱅헤어를 하고 계시고 패션도 컬러풀하게 바뀌고 더 어려보여서 형사같지 않은 느낌이 들더라."라며 실제 경찰들도 관객들의 고정관념과 달리 스타일이 많이 달라졌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며 "저희 영화에서는 상위 1%의 럭셔리 범죄자들을 다룬다. 벽을 올려키는 범인에게 접근하기 위한 중요한 방법으로 박강윤팀은 수트를 입는다. 의상 실장과 많이 상의를 했다. 계속 수트를 입고 나오지만 많이 어색하지 않아야 하고 경찰이라는 게 인식되게끔 컬러톤을 설정했다. 화려한 컬러는 빌런에게 주고 경찰의 컬러는 고급스럽고 젊고 생기발랄한 컬러까지만 허용했다"며 스타일 면에서도 세심하게 신경을 써 캐릭터들을 구분했음을 밝혔다.

10년만에 신작을 공개한 이규만 감독은 "앞으로 대중에게 영화로 던지고 싶은 질문이나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 제가 찾지 못한 답의 질문을 공유하고 싶다. 관객들도 즐겁게 그 질문을 받아줄 수 있을 것 같다. 정의에 대한 주제도 지속되겠지만 과학과 인간, 인류의 생존에 대한 질문도 던지고 싶고 이런 질문들을 어렵지 않고 궁금하게 극적으로 나누고 싶다"며 앞으로의 작품 활동에 대해 이야기했다.

새해를 맞아 이규만 감독은 "인간적으로 작년보다 더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고, 감독으로는 빨리 차기작을 준비하는 게 목표다."라며 새해 목표를 밝혔다.

영화 '경관의 피'는 위법 수사도 개의치 않는 광수대 에이스 강윤(조진웅)과 그를 감시하게 된 언더커버 신입경찰 민재(최우식)의 위험한 추적을 그린 범죄수사극으로 현재 극장에서 상영중이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제공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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