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의 바다' 배두나 "영리한 방법으로 SF에 몰입, 최항용 감독이기에 가능" [인터뷰M]

한국 최초로 달을 소재로 한 SF 미스터리 스릴러로 넷플릭스에서 12월 24일 공개된 '고요의 바다'의 주인공 배두나를 만났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배두나는 이미 SF 장르를 여러 차례 겪어 본 경험자로서 여유있게 작품에 임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동명의 원작이자 단편 영화를 연출했던 최항용 감독의 작품을 봤었다. 굉장히 영리한 방법으로 SF에 몰입시킨다는 생각이 들었다. SF이지만 기술력이나 과학적인 부분보다 사람의 심리를 따라가 몰입하게 만드는 것에 반했다. 학생의 졸업작품치고 너무 좋았다"라며 원작의 매력 때문에 이 작품을 선택했음을 이야기했다.

배두나는 "원작은 시 같은 느낌이었고, 넷플릭스로 공개된 시리즈는 소설 같았다. 설명도 많아지고 길어지고 볼거리가 많아졌다. 넷플릭스의 예산과 자본력으로 비주얼적으로 더 구현할 수 있던게 많아졌고, 좋은 배우들이 이 작품에 함께 출연했다. 너무 멋있고 훌륭한 배우들이었다"라며 원작과 이번 시리즈를 비교하여 이야기했다.

배두나는 "팬데믹 이전에 외국에서 대본을 처음 받았었다. 이미 단편영화를 먼저 보고 반했기 때문에 대본이 생각보다 더 짧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여백이 있는 시나리오를 좋아한다. 여백이 있다는 건 분명 현장에서 채워나갈 게 있다는 것이다. '고요의 바다'는 배우들의 눈에 집중해야 하는 작품이었다. 고요한데 그 안에서 소용돌이 치는 걸 보는 드라마지 외부에서 파도가 치는 드라마가 아니다"라며 작품을 설명했다.

배두나는 "외국에서 2144년의 미래를 배경으로 한 작품도 찍어봤는데 한국 예산으로 만드는 SF에 대해 그 동안 '가능할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그 단편을 보고 '이 사람이라면 할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배우의 얼굴과 심리를 따라가는 거라면 잘 할수 있을 것 같더라."라며 이 작품이었기에 결심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런 확신속에 참여한 작품인데 완성본을 본 소감은 어땠을까. 배두나는 "만족도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있기는 한데 저희가 갖고 있던 한정된 시간과 조건 속에서 다들 피땀흘려 최선의 작품을 만들어냈다는 만족감은 있다."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가득 드러냈다.

직접 경험하지 못한 근미래의 이야기를 연기하기에 힘들지 않았는지 궁금해 하니 배두나는 "전혀!"라고 답했다. 그녀는 "오히려 2010~2011년에 해외에서 SF를 찍을때가 제일 힘들었다. 당시 국내에서는 리얼리즘을 배우고 일상 연기를 주로 했었는데 해외에서 SF 장르를 하며 더 많은 상상력을 필요로 하는 훈련을 그때부터 해 왔다. 오히려 '고요의 바다'는 세트 내부에서 벌어지는 일이기에 CG도 거의 없었고, 연기하기에 편했다."면서 연기의 어려움은 뜻밖의 것에서 이야기했다. "그 동안 몸쓰는 역할을 많이 했어서 몸쓰는 게 힘든건 없었다. 물을 쏟아내고, 수중촬영을 하는 건 힘들지 않았는데 우주복이 무거워서 승모근이 발달되는 게 힘들었다. 그리고 가장 어려웠던 건 마음이었다. 시청자를 따라오게 해야 하는 캐릭터였고, 그 감정선을 놓치면 끝장이라 생각해서 부담이 컸다. 그녀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진행해야 하는데 그걸 섬세하게 가져가지 않으면 모두가 이해되지 않을 것 같더라. 그 부담이 제일 컸다"라며 감정적으로 시청자를 끌어들여 그녀의 시선으로 사건을 풀어내야 하는 역할 때문에 힘들었음을 밝혔다.

배두나는 "배우를 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해 볼수 있어서 좋았다. 이제 우주복까지 입어보는 구나 싶더라. 피곤하고 감수해야 할 부분도 있는데 여러가지 인생을 살아보는 게 배우로서 가져보는 특별함이다. 초반 며칠은 이번 캐릭터에 대해 너무 감사한 생각을 했는데 우주복이 너무 무거워서 진짜 힘들었다"라며 농을 던지며 "괴로울 수 있는 촬영이었지만 배우들과의 케미가 너무 좋았다. 사람들이 너무 좋아서 그때 찍은 사진을 보니 서로 웃고 행복해하고 신나하는 사진밖에 없더라. 그런 사람들이 있었기에 참 좋았던 현장이었다"라며 함께 연기한 배우들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작품의 끝까지 살아 남은 김선영, 김시아 배우에 대한 배두나의 애정은 대단했다. 그녀는 "김선영은 최고다. 촬영을 하다가 너무 놀랬다. 진짜 좋은 파트너를 만난 느낌이다. 촬영 전 리허설을 하는데 김선영이 가만히 보고 있다가 어떻게 하면 이 씬이 쫀쫀해지는 지를 파악하고 본촬영때 완벽하게 만들어주더라."라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 올리며 김선영을 이야기했다. 또한 "시아는 정말 사랑이다"라며 "너무 소중해서 제가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불면 날아갈까 만지면 깨질까 싶게 너무 아름답고 완벽하게 프로페셔널이다. 어른 10명보다 더 어른스러웠다. 존경할 정도로 놀라운 연기를 보여줬다"는 말로 김시아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고요의 바다'는 필수 자원의 고갈로 황폐해진 근미래의 지구를 배경으로 특수 임무를 받고 달에 버려진 연구기지로 떠난 정예 대원들의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시리즈로 현재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