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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터뷰] 반성한 김정현, '사랑의 불시착'으로 극적 쇄신

배우 김정현(나이 31세)이 '사랑의 불시착'으로 다시 태어났다. 스스로 빚어낸 논란과 제 발로 걷어찼던 기회들을 뛰어난 연기력으로 가치를 증명해 다시금 손에 쥐었다. 반성과 참회가 뒤섞인 치열한 시간을 보낸 덕분이다.


tvN 주말드라마 '사랑의 불시착'(극본 박지은·연출 이정효)은 마지막 회 시청률 21.7%(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매듭지어졌다. 그간 tvN 드라마 중 가장 높은 성적이었다. 뜨거운 인기만큼 출연 배우들은 물론, 극중 역할들까지 큰 사랑을 받았다.

이슈는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높은 화제성으로 이어져 긍정적인 영향력을 파생했다. 김정현도 '사랑의 불시착'의 수혜를 입은 이중 하나다. 그는 영국 국적의 사업가이자, 거액의 공금을 횡령한 사기꾼 구승준 역을 맡아 열연했다. 윤세리(손예진)를 향한 연민과 서단(서지혜)을 향한 사랑을 품으며 섬세한 감정선을 줄타기해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종국에는 서단을 구하려다 총에 맞아 홀로 사망하는 비극을 맞아 연민을 사기도 했다.

김정현은 "이렇게 큰 사랑을 받을 줄 몰랐다. 열심히 고생한 분들과 함께 1등이라는 등수로 마무리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 물론 순위가 중요하지 않지만 마음속의 훈장처럼 기분이 좋다"며 "역할 구승준 사망에 많은 분들이 함께 안타까워해 주시더라. 역할이 사랑받아 감사할 따름"이라고 인사했다.


'사랑의 불시착' 시작 전 그를 향한 대중의 시선은 차가웠다. 전작 '시간' 제작발표회에서 태도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 당시 김정현은 포토타임을 위해 함께 무대에 오른 동료 배우 서현을 냉대하고, 시종일관 무표정으로 일관해 분위기를 흐렸다. 이후 섭식 장애, 수면 장애 등을 이유로 작품에서 중도 하차했다. 때문에 스토리는 전면 수정됐고, 홀로 남은 서현은 고군분투했다. 당시 소속사는 "역할에 과몰입한 탓"이라고 밝혔지만, 제 그릇보다 큰 역할을 도맡아 책임을 다하지 못한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주변에서 감수했다.

그렇게 김정현은 부침을 겪다가 '사랑의 불시착'과 마주했다. 그는 '반성'과 '희망'이라는 단어로 심정을 표현하며 "스스로 그때의 기억과 지금의 기억을 대비해보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 기억이 파편처럼 남아있다. 그렇다고 주신 피드백들을 잊은 건 절대 아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힘든 시간이 있었고, 그 시간 동안 많은 일을 겪으며 자존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과분한 사랑을 받으며 ‘난 사랑받는 사람이구나’ 깨달았다. 이제 전처럼 위축돼있지는 않다. 모든 걸 잊었다는 건 아니다"라고 전했다.

주변을 둘러보며 배움을 얻기도 한 김정현. 그는 "태도와 관련해서는 이번 ‘사랑의 불시착’으로 만난 이정효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많이 좋아졌다"며 "현장에서 선배들이 일하는 걸 보며 많은 것을 느꼈다. 배우가 일을 대하는 태도, 연기를 대하는 태도 등 내외적으로 느끼는 게 많았다"고 강조했다.


빛나는 자리에 대한 감사함, 주어진 기회의 소중함도 되새겼다. 김정현은 "좋은 작품으로 관객과 좋은 경험 나누는 게 배우로서의 꿈"이라며 "슬픔, 기쁨, 아련함 등 나의 감정을 타인에게 전달할 수 있는 귀한 직업 아닌가. 정해진 목표치가 없는 일이다. 스스로 연기자의 길을 걷는 것에 소명을 가지게 됐다"고 표현했다.

이어 "내가 즐겁게 임할 수 있는 게 좋은 작품이다. 그걸 보는 이들이 무언가 느낄 수 있으면 된다. 전달하는 키워드가 명확하고, 나에게 기회가 주어졌을 때 연기라는 대화법으로 풀어낼 수 있는 작품을 다시 만나고 싶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정현은 "구체적으로 차기작이 정해진 건 없다. 상의 중이다. 길지 않은 시간 내에 다시 인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영화, 드라마, 공연 구분 없이 좋은 작품으로 인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인사했다.

과도하게 역할에 몰입해 구설을 만들었던 김정현, 마침맞은 역할을 뛰어나게 흡수해 지난 과오를 씻어냈다. 무한한 시청자의 사랑 덕분에 이미지 쇄신에도 성공한 그다. 스스로도 이전과는 달라진 언사와 유연해진 태도로 곱씹어 반성하기도 했다. 지금의 기억을 곧게 유지해 다시 펼쳐진 탄탄대로를 온전히 자신의 길로 만들 것인지 두고 지켜볼 일이다.

한편 김정현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 출신으로 2015년 첫 장편영화 '초인'으로 데뷔했다. 이후 SBS 드라마 '질투의 화신'(2016)에 출연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고, MBC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2017), KBS2 '학교2017'(2017) 등에 연이어 출연하며 승승장구했다. JTBC '으라차차 와이키키'(2018), MBC '시간'(2018)에 이어 '사랑의 불시착'까지 안착했다.


iMBC연예 이호영 | 사진 오엔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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