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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성적표] 유부남녀 대공감, ‘최고의 이혼’이 그려낸 현실 결혼생활

"결혼은 기적이다. 스스로 그런 고문을 선택하는 기적...결혼은 길고 긴 고문이다."

8일 첫 방송된 KBS2 새 월화드라마 ‘최고의 이혼’은 결혼한 지 3년도 되지 않았지만 아내와 맞는 부분이라고는 없다고 느끼는 남자 석무(차태현)의 독백으로 시작한다. 누구보다 깐깐한 그에게 영화를 보기로 하면 시작 10분이 지나서야 지각 등장하는, 느슨하기 짝이 없는 아내 휘루(배두나)는 ‘영화를 같이 볼 가치도 없는 인간’일 뿐이다.

이런 석무에게 대학시절 여자친구였던 유영(이엘)과의 우연한 만남이 찾아오고, 석무가 유영과 설레는 시간을 갖는 동안 휘루는 비오는 밤의 공포에 떤다. 유영 역시 결혼했지만, 남편 장현(손석구)은 날마다 다른 여자를 만나느라 바쁘다.

짜증과 잔소리만이 남은 석무와, 그런 석무와 어떻게든 잘 해보려고 립스틱을 바르고 애교를 떨어 보는 휘루는 결국 1회 내내 과거 회상 장면 외에는 어떤 달달함도 연출하지 못한다. 휘루가 “이제 당신 필요없어”라며 내미는 이혼 서류는 담담하면서도 복잡하기 그지없는 이혼 결심의 내막을 압축해 보여줬다.


Good
-유부남녀 대공감…이보다 리얼할 수 없다 ★★★★★
-팔색조 배우들의 찰떡 같은 연기 합 ★★★★★


사실 1회의 스토리인 석무의 첫사랑과의 재회, 석무와 휘루의 독특한 첫 만남, 유영과 장현의 속사정 등은 크게 중요한 느낌이 아니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메인 커플인 석무와 휘루의 일상 묘사였다. 자신과 다른 ‘남’이지만 누구보다도 가까운 부부 사이이기에, 잔소리와 핀잔과 한숨이 반복된다. 결국 잔소리를 듣는 쪽은 대답할 기운도 없을 만큼 지치고, 잔소리를 하는 쪽 역시 계속되는 짜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변화를 주려 해도 상대에게선 기대하는 반응이 나오지 않고, 결국 서로 자포자기하게 되는 흔한 결혼생활 속 악순환이 잘 표현됐다. 아무리 ‘잉꼬부부’라 해도 부부생활에는 분명 서로 양보가 필요한 순간들이 있다. 석무-휘루 부부의 일상은 부부로 살아봤다면 누구나 공감할 만큼, 이혼을 결심하기까지의 과정을 세밀하게 그려냈다.

오랜만에 드라마로 돌아온 배두나의 명품 생활 연기는 물론, 아내에게는 건조한 얼굴로 타박만 하면서도 첫사랑 여인에게는 해맑게 웃는 차태현의 극과 극 표정 역시 볼만하다. 또 다른 커플인 이엘과 손석구 역시 심상찮은 사연이 있어 보이는 남녀 역할로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Bad
-‘이혼 조장 드라마’라는 꼬리표 ☆☆☆☆☆
-‘비호감 남주’들은 괜찮을까 ☆☆☆☆☆


‘요즘 세상에 이혼은 흠도 아니다’라고 흔히 말하고, 실제로 이혼은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혼이 연애를 끝마치는 것처럼 간단한 일은 아니다. 이혼으로 인해 상처받는 주변 사람들 역시 분명히 있기에, 여전히 조심스러운 문제다.

‘최고의 이혼’은 1회를 봤을 때 이혼을 조장하는 드라마라기보다는, 결혼 제도와 부부 관계에 대한 의미심장한 고찰을 담고 있는 드라마로 보인다. 그러나 제목에서부터 ‘이혼’을 앞세우고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드라마인 관계로, 이혼이 많아진 현실에 반감을 가진 이들은 이미 ‘이혼 조장 드라마’라며 좋은 시선을 보내고 있지 않다.

또 상대적으로 공감하기 쉬운 역할들인 여주인공들에 비해 남자주인공들은 ‘비호감’이 되기 쉬운 캐릭터들이라는 핸디캡을 안고 있다. 아내를 모자란 사람 취급하고 잔소리를 해대며 옛 여친에게는 설레는 남편과, 멀쩡한 아내를 두고 다른 여자들을 만나고 다니는 남편이라는 복잡다단한 남자주인공들을 차태현과 손석구 두 배우가 어떻게 설득력 있게 그려낼지 궁금하다. KBS2 ‘최고의 이혼’은 매주 월, 화요일 밤 10시 방송된다.


iMBC연예 이예은 | 사진제공 KB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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