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에게 ‘고향’의 가치를 다시금 되새기게 하는 MBC ‘가자! 낭만 고향’이 열 여섯 번째 고향 기행으로 아름다운 금강이 휘감고 있고 수려한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충청남도 금산으로 떠난다.
‘방우리마을’은 전북 무주와 충남 금산의 끝자락에 방울처럼 매달린 육지 속 섬으로 앞은 금강, 뒤는 산줄기에 가로막혀 24가구 50여명이 살아가는 오지마을이다. 순창 설씨가 임진왜란 때 피난지로 삼았던 이 곳은 접근조차 만만치 않은 곳이라 6.25 전쟁 당시에도 피난처로 이용됐다. 전쟁 중에는 북한 인민군에게, 전후에는 남한 경찰 사이에서 이중으로 수난을 겪었던 방우리마을 사람들은 희망을 잃지 않고 황무지를 일궈내 현재의 비옥한 논밭을 일궈냈다. 가족처럼 작은 것 하나도 나누고 서로를 의지하며 전쟁의 상흔을 이겨냈던 방우리 사람들을 통해 우리 근현대사의 아픔을 들여다본다.
버스조차 없어 시장 한번 나가기 힘들다는 오지마을에는 반가운 손님이 있다. 마을 어귀에서 들려오는 엔진 소리에 하나 둘 마을회관 앞으로 마을 사람들이 모여드는데, 바로 만물트럭이다. 트럭에는 두부, 고추장, 양파, 달걀 등 주민들이 기다려 온 생필품이 가득하다. 이순임 할머니도 대전에서 오는 아들에게 맛있는 반찬을 해주기 위해 주머니 속 쌈짓돈을 꺼내 부족함 없이 음식재료를 마련한다. 만물 트럭의 정겨운 확성기 소리를 따라 방우리 속으로 한걸음 더 들어가본다.
마을 어머니들이 마을 앞 강가에 모여 직접 잡은 동자개(빠가사리)를 삶아 정성스레 뼈를 발라내고 있다. 여기에 화룡점정으로 인삼까지 썰어 넣으면 인삼의 알싸한 향이 일품인 인삼 어죽이 완성된다. 마을회관 앞에 다 같이 모여 어죽 한 그릇 먹으며 오가는 대화 속에는 고향의 정이 넘실거린다. 고향지기 임하룡은 이순임 할머니와 함께 어죽을 먹지 못한 마을 최고령 91세 권기순 할머니를 찾아간다. 참외를 나눠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할머니들은 자연스레 힘들던 시집살이가 생각나고, 그때 그 시절 불렀던 시집살이 노래를 다시 한번 불러본다. 힘들었던 기억을 흘려 보낼 수 있는 그 구성진 가락을 따라 방우리 아낙들의 추억을 따라가 본다.
고향지기 임하룡과 함께하는 열여섯 번째 고향 기행 MBC ‘가자! 낭만 고향’은 7월 15일(일) 아침 7시 1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