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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만 보고 달렸다…한국 썰매의 희망 윤성빈의 ‘금빛꿈’ [2018 평창올림픽]


강광배는 2002년 솔트레이크동계올림픽에 한국인 최초로 스켈레톤 종목에 출전했다. 은퇴 후 국제 봅슬레이 스켈레톤 경기연맹 부회장으로 재직하던 2013년, 한 후배를 보고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런 선수 처음 봐.”


바로 윤성빈이었다. 불과 5년 전 처음 썰매에 올라타 기적과도 같이 세계 정상에 오른 사나이. 한국 스켈레톤의 희망, 평창올림픽의 메달 후보.

스켈레톤 세계에서 무명에 가까웠던 윤성빈은 2013년 12월 월드컵 다음으로 권위 있는 대륙간컵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은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일구며 이름 석 자를 알렸다.


그로부터 한 달 뒤 같은 대회에서 은색 대신 금색 메달을 목에 걸었다. 평범한 체대 입시 준비생이 체육교사의 권유로 얼떨결에 스켈레톤에 올라탔고, 그로부터 2년도 채 지나지 않아 세계를 정복한 것이다.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피겨스케이팅에 의존하던 국내 동계 스포츠계의 희망으로 떠오른 건 바로 이때부터다.


2014 소치 올림픽 성적은 16위. 하지만 선수 본인이나, 국민들 누구 하나 실망하지 않았다. 윤성빈과 조인호 코치는 소치는 과정이고, 5년 뒤 열릴 “평창 올림픽이 진짜 목표”라고 말했다.


세월은 쏜살같이 지나 평창올림픽이 3주 앞으로 다가왔다.


그 사이 윤성빈은 ‘이렇게 이른 시간 안에 기량이 올라올 거라 예상 못 했다’는 조 코치의 말대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타고난 운동신경과 근성, 여기에 고된 훈련을 감내하는 강한 정신력과 담력까지 갖춘 그는 급기야 ‘우상’이자 세계 최강 마르틴스 두쿠르스(라트비아)를 넘어서는 대이변을 일으켰다.


하루에 8끼를 먹어가며 체중을 8kg 늘렸고, 반대로 썰매의 무게를 줄이는 노력으로 기록을 계속해서 단축했다. 그 결과 2016시즌 월드랭킹 3위였던 윤성빈은 2017년 열린 7차례 월드컵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2개를 수확했다. 5년여 세월 동안 착실히 쌓은 경험 덕에 뒷심 부족과 같은 약점이 하나둘 사라진 지금, 윤성빈은 단연코 평창 금메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는 ‘올림픽이 끝난 뒤 두쿠르스와 비교해도 늦지 않는다’는 뉘앙스를 풍길 정도로 겸손함을 유지하고 있지만, 틈틈이 “메달”을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누구보다 간절하게 바라던 ‘꿈’을 이룰 순간이 다가왔으니 그럴 만도 하다.


지난시즌 유럽, 북미의 정상급 선수를 물리친 감각을 그대로 재현한다면 한국 동계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비빙상 종목에서 메달을 획득하는 선수, 사상 첫 썰매 메달리스트로 등극할 수 있다. 대회가 열릴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를 훈련 주무대로 삼아온 만큼 트랙을 꿰고 있다는 홈 이점까지 안고 있어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할 수 있다.


1994년생 개띠인 윤성빈은 올해가 무술년(戊戌年)이라며 “제가 황금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말했다.



|스켈레톤(Skeleton)은

엎드린 자세로 썰매를 타고 트랙을 활주한다. 최고시속 80마일(128km/h)까지 속력을 낼 수 있어 보는 이들에게 짜릿함을 선사한다. 반면 누워 타는 봅슬레이, 루지보다 상대적으로 위험하기 때문에 선수들 입장에선 위험성이 크다. 별도의 제동장치가 없으므로 어깨, 무릎을 활용해 스켈레톤을 조종해야 한다.


스켈레톤은 사촌 스포츠와 같은 1200~1300m 트랙을 달린다. 평균 경사도는 11~13%. 커브 활주 시 얼마나 가속도를 유지하느냐에 성패가 달렸다. 남자 1인승 썰매의 무게는 최대 115kg, 여자의 경우 92kg으로 제한된다.


1928 스위스 생모리치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했다. 그러다 위험성이 제기되면서 종목에서 제외됐다가 2002 미국 솔트레이크 올림픽에서 다시 이름을 올렸다. 종목은 남녀 개인전뿐으로 이번 평창 올림픽에서 2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4차 주행의 결과를 종합해 승자를 가린다. 윤성빈의 메달 여부는 2월16일 확인할 수 있다.




iMBC연예 스포츠뉴스팀 | 화면캡쳐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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