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드라마의 촬영 현장을 사진으로 담고 있는 iMBC 포토그래퍼 손창영 입니다.
벌써 2016년도 한해가 저물어가네요.
돌아보니 올해도 역시 많은 드라마들이 MBC를 통해 방송되었고, 그 촬영 현장에 저와 제 카메라가 함께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스쳐 지나가는 순간들을 잘 포착해 많은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을까?"
영상 매체인 드라마를 한 컷의 사진 안에 담아야 하는 포토그래퍼들의 고민은 여기에서 출발합니다.
고화질의 영상과 화면캡쳐 기술이 전문화 되어가는 요즘같은 시대에는 드라마의 한 장면을 정지해 담아놓기만 하는 사진으로는 아무래도 차별점을 찾기가 어려우니까요.
그래서 어찌보면 드라마 속의 한 장면처럼 보이지만, 영상에서는 확인할 수 없는 각도, 컬러, 표정을 찾아 담아내는 것, 그것이 바로 드라마 현장을 촬영하는 포토그래퍼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요?
올해 제가 촬영한 드라마 현장포토 가운데, 좀더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는 포토들을 여기 선별해보았습니다. 홈페이지에서 이미 접하신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사진만으로는 캐치할 수 없었을 더 많은 이야기를 지금부터 제가 들려드리도록 할게요.
올 한해 MBC에서 가장 뜨거운 반응을 모았던 드라마 〈W(더블유)〉의 마지막 촬영 사진입니다.
배우 이종석과 한효주가 함께하는 마지막 촬영장이기도 했는데요,
붉게 노을이 지는 한강을 배경으로 해피엔딩을 맞은 두 사람이 달콤한 키스를 나누는 장면이었죠.
아름다운 엔딩을 화면 속에 담아야 했기 때문에 촬영 스태프들도 몰입해서 찍은 장면이었어요.
드라마에서는 정면이 클로즈업되어 방송되었지만,
저는 이날의 따뜻한 노을 색깔이 두 사람의 행복한 결말을 담기에 더없이 좋은 배경이라는 생각이 들어
노을을 배경으로 살린 뒷모습을 촬영해 보았습니다.
그림같은 장면이 되었죠?
방송에 담긴 마지막 장면을 현장에서 촬영한 사진도 공개합니다.
입체적인 구름의 풍경과 더불어 방송에서는 삭제할 수 없었던 장애물들을 삭제했더니
훨씬 더 그림 같은 장면이 완성되었습니다.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든 양념같은 배우들의 열연이 있었기에
51부작이라는 긴 회차를 즐겁게 시청할 수 있었습니다.
이들의 웃는 모습만을 한데 모아놓고 보니 뭔가 굉장히 풍성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마치 소금만 있던 양념통에 설탕과 고춧가루, 깨, 참기름 등이 패키지로 담겨있는 느낌이랄까요?
여러 사람의 웃음이 한데 모여 있으면 그 느낌은 훨씬 강렬하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이번 드라마 <화려한 유혹>을 촬영하면서 그녀는 질곡 많은 인생의 '신은수'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웃음기를 쏙 빼고 깊은 감정씬들을 소화해냈습니다.
여배우 이미지따위는 벗어던지고 '핫도그' 설정을 한 채 셀카 촬영에 임하는
귀여운 그녀를 어떻게 말릴 수 있을까요.
이 사진은 친절한 사진일까요? 아니면 무서운 사진일까요?
자신을 죽이려는 적의 겉모습이기도 한 웹툰작가 오성무(김의성)를
필사적으로 구하려는 강철(이종석)의 갈등이 담겨있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쓰러진 오성무를 업고 엘리베이터에서 걸어나오는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선배 배우 김의성을 업으려는 이종석의 모습을 제가 순간포착해 촬영한 사진입니다.
김의성은 목을 졸라 강철을 죽이려는 적의 모습처럼 보이지 않나요?
이 사진 하나에 14회 회차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 무척 흥미로운 사진입니다.
그때는 배우 역시 촬영중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상 속 자신의 진짜 표정이 포착되곤 하죠.
돈 때문에 갈등하는 모습을 담기 위한 촬영 장치 중 하나로
탁상거울을 소품으로 두고 카메라와의 각도를 조절하는 과정 중에 담긴 컷입니다.
카메라에는 배우의 모습이 담기지만, 배우는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없는 상황에서
연기를 하게 되는것이죠.
이성경의 이 표정은 오직 저만 볼 수 있었던 각도인 셈입니다.
다른 주변의 사물들을 포커스아웃 시켜 촬영했습니다.
때문에 희미하게 처리된 주변과 더불어 첫사랑에 괴로워하는 김복주의 우수에 찬 표정이
예쁘게 담긴 특별한 사진입니다.
올해의 첫 사진입니다.
이 사진은 지난 해 시작해 올해 초 종영한 드라마 <내 딸, 금사월>의 현장포토인데요,
오월이(송하윤)를 교통사고로 위장해 죽임으로서 자신의 추악한 비밀을 덮으려던
오혜상(박세영)의 악행이 담긴 장면이자 극의 클라이막스 장면입니다.
오혜상(박세영)의 악행이 담긴 장면이자 극의 클라이막스 장면입니다.
드라마는 종영된지 오래지만,
피칠갑을 한 두 여배우의 열연이 돋보였던 극적인 장면이기도 했고,
해가 바뀌고 날이 새도록 추위와 사투를 벌이며 촬영하던 두 여배우와
새해의 첫 날을 함께 맞이하며 촬영한 올해 '첫' 사진이어서 더욱 기억에 남습니다.
새해의 첫 날을 함께 맞이하며 촬영한 올해 '첫' 사진이어서 더욱 기억에 남습니다.
사실 두 배우는 극 중에서 악연으로 얽힌 관계였지만,
촬영장에서만큼은 서로에게 둘도 없이 다정한 관계였는데요,
촬영 대기를 하면서도 서로의 몸에 의지해 온기로 추위를 녹이는 모습을 보며
정말 배우라는 직업은 '저렇게 감정을 컨트롤 하다니, 대단하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추가로,
이날 차에 깔린 오월이의 모습과 그녀를 버려둔 채 사고현장을 떠나버리는
혜상이의 모습이 담긴 사진도 공개합니다.
왼쪽 사진은 어쩐지 공포영화의 한 장면처럼 보이기도 하죠?
그리고 오른쪽은 죽어가는 오월이를 외면한 채 떠나는 혜상이의 모습을 담은 사진인데,
실제로 여린 감성의 소유자인 배우 박세영은 냉혈 연기를 펼쳐야 하는 이 장면을 촬영하면서
내내 쏟아지는 눈물을 참느라 힘들어 했답니다.
실제로 여린 감성의 소유자인 배우 박세영은 냉혈 연기를 펼쳐야 하는 이 장면을 촬영하면서
내내 쏟아지는 눈물을 참느라 힘들어 했답니다.
iMBC연예 손창영 | 사진 손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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