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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총결산⑤] MBC '화제의 장면'으로 보는 올해의 유행어 6


우리가 과거를 추억하는 몇 가지 방법 가운데 하나는 그 시절에 많이 사용했던 유행어를 떠올리는 것이다.

복고열풍을 불러일으켰던 tvN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 속에서도 등장인물들의 대사 속에 그 시절을 환기시키는 '반갑구만 반가워요', '웬열', '캡' 같은 유행어가 자연스럽게 녹아있어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중요한 요소로 활용되기도 했다.

올해도 수많은 유행어들이 각종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쏟아졌다. 그리고 장르와 영역의 경계를 넘어 다양한 곳에서 패러디되고 재생산 됐다.

이중 대중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으며 바이러스처럼 패러디된 유행어들만을 모아 MBC 방송 '화제의 장면' 속에서 찾아봤다.


"~지 말입니다."

올 초 '태후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KBS2 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우리에게 '송중기'라는 배우의 매력을 알게 해 주었을 뿐 아니라 군인이라는 직업과 군대식 말투가 가지는 은근한 매력도 알게 해줬다.

흔히 '다, 나, 까'로만 종결어미를 만들어야 한다는 군대식 말투의 특이성 때문에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사용되지 않았던 이 말투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인기에 힘입어 "~지 말입니다"로 종결됐던 송중기의 말투를 연상시키며 너나없이 흉내내기에 바빴다.



MBC 예능 <무한도전>에서는 '시청률 특공대'로 분한 멤버들이 특공대 컨셉의 의상을 입고 등장해 시청률 사수 각오를 다졌다. 이 과정에서 유재석은 "~지 말입니다"식의 송중기 말투를 흉내냈고, 이를 본 하하는 "잘 못하면서 송중기 흉내내지 말라"고 비난해 큰 웃음을 주기도 했다.


"뭣이 중헌디"

표준어로 "무엇이 중요한데?"라는 뜻을 전라도 사투리로 표현한 이 말은 영화 <곡성>에서 귀신들린 딸로 분한 배우 김환희가 아버지 종구(곽도원)를 향해 분노에 차서 내뱉은 대사다.

찰진 표현의 사투리가 주는 신선함과 영화의 충격적 메시지가 강렬하게 남아 관객들의 뇌리에 박힌 이 대사는 영화관을 벗어난 이후에도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도록 만들었다.


MBC 예능 <우리 결혼했어요>에서는 조세호♥차오루 커플이 개그맨 남창희와 피에스타의 멤버 예지와 함께 캠핑여행을 떠났다. 이날 조세호는 차오루와 같은 그룹 멤버인 예지에게 점수를 따기 위해 아내 차오루는 외면한 채 예지에게만 친절을 베푸는 모습으로 차오루의 분노를 샀다. 이 장면에서 "이 오빠가 진짜 뭣이 중헌지도 모르고..."라는 분노 섞인 자막이 사용돼 보는 이들의 웃음을 안겼다.


"히트다 히트"

이 유행어는 <무한도전>을 통해 분쟁조정위원회까지 열리며 원조 논란을 일으켰던 특이한 유행어다.

대부분의 유행어가 창작자와 창작 배경, 그리고 창작 시점에 대해 대중적인 공감이 이루어진 후 회자되는 것과 달리 이 유행어는 누가 언제 어떻게 내뱉으며 시작됐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 특징.

<무한도전> 분쟁조정위원회는 이 유행어가 이미 오래 전부터 보편적으로 사용되어왔던 말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이 유행어의 저작권은 모두의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이후 이 유행어는 방송가의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급형 멘트처럼 단골로 사용되었고, 바이러스처럼 퍼졌을 뿐 아니라, 힙합뮤지션 지코는 <무한도전> 멤버들과 이 유행어를 제목으로 하는 노래를 작사작곡 하는 응용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밖에 이 유행어의 특이점으로는 각종 광고 카피 및 상품 판매처의 매대에서 홍보 문구로 인기리에 사용됐다는 점이다.


"샤샤샤~"

이 유행어는 대세 걸그룹 트와이스의 노래 '치얼 업(CHEER UP)'의 가사에서 비롯됐다. 원래는 '부끄럽다'는 뜻의 영어 표현인 'Shy Shy Shy(샤이 샤이 샤이)'인데, 빠른 템포의 리듬에 맞춰 들으면 '샤샤샤'로 들린다.

이 가사가 담긴 파트를 부르는 트와이스 멤버는 일본인 멤버 '사나'로, 두 주먹을 양볼 가까이에 올리고 수줍게 부비는 깜찍한 포인트 안무로 남심을 열광케 했다. 이후 사나의 '샤샤샤' 안무는 애교가 필요한 순간이면 BGM처럼 '치얼 업(CHEER UP)'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여성과 남성 모두 따라하며 폭발적인 귀여움을 유발시키는 행동으로 자리잡았다.



MBC 예능 <우리 결혼했어요>에서는 조타♥김진경 커플이 직접 만든 쿠키를 들고 동네 투어에 나서는 가운데, 이날 눈싸움 게임에서 진 진경이 벌칙으로 조타를 업고 동네를 걸어내려오게 됐다. 이때 진경이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이자 조타가 애교를 보여주면 자신이 대신 벌칙을 시행하기로 제안한다. 진경은 뜻밖의 애교요청에 당황하지만, 즉석에서 '샤샤샤' 애교를 선보이며 조타의 광대를 승천하게 했다.


"하태핫태"

모 워터파크의 CM송으로, 대세 뮤지션 '블락비(Block B)'의 리더 '지코(ZICO)'가 해당 광고의 메인 모델을 맡으면서 CM송을 불러 화제가 됐다.

'뜨겁다, 화끈하다'는 뜻의 영어 표현인 'HOT(핫)'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가사가 중독성을 느끼게 하며, 뜨거운 여름의 피서지인 워터파크의 이미지가 어우러져 '인기있는, 화제가 되는' 등의 뜻으로 여러 곳에서 사용됐다.


MBC 예능 <라디오스타>는 2016년 8월 31일 방송된 491회에서 방송 당시 가장 핫한 이슈를 몰고 다니던 스타 쌈디, 그레이, 지코, 이선빈을 게스트로 초대, 그들의 가장 핫한 뉴스를 토크쇼로 풀어내는 '하태핫해'특집을 방송하기도 했다.


"내가 이러려고 OO했나..."

이 말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2차 대국민 담화 내용의 일부에서 비롯된 유행어다. 대통령으로서 국가적 물의를 일으켜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한 자기반성적 표현의 일환으로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이 됐나 라는 자괴감이 들 정도로 괴롭기만 하다"고 말했지만, 국민들에게는 오히려 자기 처지에 대한 연민으로 비쳤을 뿐 아니라 말과 다른 표정으로 진정성 논란까지 일으키며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MBC 예능 <무한도전>에서는 러시아 가가린 우주기지에서 무중력상태를 체험하는 '우주특집-그래비티'를 촬영하는 가운데, 무중력 체험을 힘들어하는 박명수의 모습이 담긴 화면에 '내가 이러려고 우주에 왔나'라는 자막을 내보내 풍자예능다운 웃음을 자아냈다.

먼훗날 언젠가 2016년을 떠올리게 될 일이 있을 때, 혹은 <응답하라 2016> 같은 드라마가 만들어진다면 우리는 아마도 이 유행어들로 2016년을 추억하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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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BC연예 취재팀 | 화면캡쳐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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