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 할 경질! 맨유가 24일 구단 홈페이지에 판 할 감독의 경질 소식을 알렸다.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홈페이지 캡처 |
판 할 경질! 모예스 이어 퍼거슨 체제 이후 두 번째
[더팩트ㅣ이성노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루이스 판 할(64) 감독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3년 만에 맨유에 우승 트로피를 선사했으나 임기도 채우지 못한 채 쓸쓸히 퇴장했다. 데이비드 모예스(53)에 이어 판 할까지 모두 떠밀리듯 팀을 떠나야 했다.
맨유은 24일(한국 시각) 판 할 감독과 이별을 공식화했다. 구단 홈페이지에 '판 할이 맨유를 떠난다'며 경실 소식을 발표했다. 동시에 에드 우드워브 부회장은 "최다 타이기록인 FA컵 12회 우승 등 지난 2년간 열심히 일해준 판 할 감독과 그의 스태프들께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말하며 판 할 체제 종식을 알렸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조국 네덜란드를 3위에 올려놓고 올드 트래포드에 입성한 판 할. 많은 기대를 안고 지휘봉을 잡았으나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데뷔 시즌엔 7위로 떨어졌던 팀을 4위로 올려놓으며 가능성을 보였으나 올 시즌엔 말 그대로 처참했다. 2년 만에 복귀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조별리그를 통과하지도 못했고, UEFA 유로파리그에서도 16강 탈락의 쓴맛을 봤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5위에 머물며 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놓쳤다.
FA컵에선 크리스털 팰리스를 2-1로 꺾고 통산 12번째 트로피를 수집했으나 구단의 믿음과 팬심은 이미 돌아선 뒤였다. 결국, 시즌 내내 시달렸던 경질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017년 여름까지였던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2년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아야 했다.
이로써 알렉스 퍼거슨(74) 시대를 마무리하고 데이비드 모예스 전 감독에 이어 두 번째 경질이다. 맨유는 지난 2013년 5월, 현역 은퇴 선언한 퍼거슨 감독의 뒤를 이어 맨유 지휘봉을 잡았다. 구단은 6년 계약을 선물하며 믿음을 보였다. 하지만 한 시즌도 채우지 못하고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리그 성적은 7위에 머물렀고, 톰 클레버리, 리오 퍼디낸드와 불화설까지 휩싸이며 팀은 엉망이 됐다. 결국 맨유 감독 부임 9개월 만인 지난 2014년 4월, 6년 계약의 1년도 채우지 못하고 팀을 떠났다.
맨유의 사령탑을 '독이 든 성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를 대표하는 구단 역사와 인기를 누리고 있으나 감독으로서 맨유는 쉽지 않은 팀이다. 26년간 리그 우승 13회, FA컵 5회, 컵 대회 10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 트레블 1회 등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위업을 이어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구단과 팬들의 기대치는 이미 최고 정점을 찍은 상태다. 리빌딩이 아닌 당장의 성적(우승)을 보여줘야 하는 곳이 바로 맨유다.
'독이 든 성배'를 책임질 후임으론 '스페셜 원' 주제 무리뉴 감독이 유력하다. 사실상 공식 발표만 남은 상태다. FC 포르투(포르투갈), 첼시(잉글랜드), 인테르 밀란(이탈리아),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등에서 모두 리그 우승을 경험했고, 포르투와 인테르 밀란에선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맛본 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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