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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영규, "<앵그리 맘> 속 홍회장? 우리 시대의 숙제"



"언제나 변신하는 것이 배우의 즐거움이 아닐까요?"

31일(화) MBC 수목미니시리즈 <앵그리 맘> 속 홍회장 역할을 맡고 있는 배우 박영규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내공이 빛나는 노래실력과 연기에 대한 비하인드를 털어놨다.

<앵그리 맘>에서 극중 명성재단의 수장이자 사학재벌로, 온갖 비리와 부패가 만연하는 사학 마피아의 수장인 '홍상복 회장'으로 열연을 펼치고 있는 박영규. 그는 심기 불편한 것은 참을 수 없고, 무엇이든 폭력으로 다스리는 일면을 소화해내며 찬사를 받고 있다.

그런 그가 4회에서는 수준급의 성악실력을 선보이며 <앵그리 맘>을 뜨겁게 달궜다. 멕시코의 작곡가 아쿠스틴 라라(Augustein Lala)의 그라나다(Granada)를 부르는 '예술에 조예가 깊은' 악역의 모습은 자못 생경하게 느껴지는 상황.

"배우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배우 박영규. 그가 표현하는 <앵그리 맘> 속 홍회장의 캐릭터와 드라마 속 현실은 어떤 모습일까?


["성'악'도 잘하면 惡하게 보일 수 있다?" 배우 박영규와의 인터뷰]


Q. <앵그리 맘> 속 홍회장, 성악을 멋지게 하는 악역?
A.
<앵그리 맘>의 감독님이 음악을 전공하신 분인데, 내가 클래식을 공부한다는 것을 알고 이런 점을 드라마와 어떻게 하면 연관시켜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까 연구하시더라.


홍회장이라는 캐릭터가 세속에 물들고 찌든 캐릭터다.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나쁜 성격이고, 더불어 젊은 여자까지 첩으로 삼으며 폭력을 휘두르는, 쉽게 말해 인간성을 상실한 남자의 모습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런 모습이 또 노래로 가게 되니까 색다르더라. 사학계의 마피아이기도 하지만, 예술지향적인 모습들이 홍회장의 모습에도 있지 않을까라는 것이 힌트가 되어 노래를 접목시켰다. 재미있는 캐릭터인 것 같다.


Q. 성악을 굉장히 잘 하시더라. 전문적으로 배우신 건지?
A.
사실 성악 공부를 3년째 하고 있다. 이태리의 가곡 공부를 비롯해 여러가지를 공부하고 있는데, <앵그리 맘>의 성격과 맞는 에너지가 있는 노래들이 어떤 것들이 있을까 고민했다. (노래한) '그라나다'라는 곡은 스페인의 아름다운 도시인 그라나다를 보며 만들어진 곡인데, 어찌보면 홍회장과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이 곡만큼은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선택했다. 방송을 보니 노래가 깨끗하게 잘 나온 것 같아서 만족스러웠다.


"한때 권유를 받기도 했던 성악의 길, 어릴 때는 접었지만 40년 만에 다시 잡았죠."


Q. 내공있는 성악가의 모습도 보였다. 노래를 굉장히 잘하시던데 숨긴 이유가 있나.
A.
사실 예전에 학교다닐 때 성악을 공부했었다. 기본적인 발성 등은 그때 배웠던 건데, 요즘 40년 만에 다시 성악가의 꿈을 향해 다시 배움의 터를 닦는 중이다. 이제는 연륜이 덮어씌워지는 것 같다. 내 나이에 비해서 목소리가 좋은 편이라더라. 많이 만족스러운 것을 떠나서 사랑하는 음악들이 내 입과 영혼을 통해 불러졌다는 것과, <앵그리 맘>의 OST 아닌 OST로 활약하게 되고 시청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이 오니 감회가 새롭다.


Q. 성악 관계자들의 반응은?
A.
내게 음악을 알려주는 선생님들이 있으신데, 격려를 많이 해주신다. 특히 배우라는 직업의 특성상, 열심히 노력하면 음악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힐링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해주시더라. 어떤 성악가분은 "저보다 잘하시면 뭘 먹고 사냐"고 하시더라.(웃음)

학교 다닐 때 성악과를 나온 선생님이 성악을 권유하셨는데, 당시엔 가정형편상 꿈을 접어야 했다. 나중에는 더 열심히 노력해서 문화혜택을 받지 못하는 시골의 어린 학생들을 찾아가서 그들에게 용기의 노래를 불러주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


Q. 노래를 또 부르는 장면이 나오나? 짧게 듣고 싶다.
A.
8회 정도에 한번 더 나온다.
사실 클래식이 현대사회를 사는 우리들과 많이 가깝지 못한 것 같다. 내 노래와 활동을 통해 클래식과 시청자들을 연결시켜주는 메신저 역할을 하고 싶다.


"배우는 캐릭터의 진정성을 가지고 가야 한다고 생각"


Q. <앵그리 맘> 속 홍회장은 공중발차기를 하기도 하던데.
A.
나는 배우가 드라마에 나와서 밋밋하게 지나가는 연기를 하는 것보다는 인물의 '뭔가'를 끄집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극중 홍회장이라는 캐릭터는 내면세계가 아주 강한 인물이다. 남들에게 표현하지 않지만 언제든 자기방어를 할 수 있는 기질이 있는 사람이다. 홍회장이 사학마피아가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어려움이 있었겠나. 그것을 다 뚫고 올라간 인물이다. 현실적로 보면 그가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극중 홍회장의 대사 중에는 "내 밑으로 딸린 아들이 수천수만인데, 공부하려고 들어온 애들을 내쫓을 수도 없고. 내가 열심히 해야한다"라며 분통해한다. 즉 인간이 가지고 있는 이중성이 극단적으로 나타난 인물이 아닌가 싶다. 게다가 자아도 강하고, 스스로 강하다는 자부심이 있고.


홍회장에게는 무지개같은 여러가지 모습이 있는데 대본을 받아들면서 '나랑 비슷한 사람인가'라는 생각이 들더라. 나도 여러가지 모습이 있다. 그래서 '재밌게 만들어갈 수 있는 역할이구나' 싶었다. 배우는 임팩트를 줄 때는 극을 벗어나지 않는 한도에서 반드시 전해주고, 사람들에게 그 캐릭터의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드라마가 그리는 현실, 그 속에 있는 배우가 보는 '세상을 향한 시선'은?"


Q. 극중 악역인 홍회장의 모습, 지나치게 사실적이라 무서운 느낌도 든다.
A.
사실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지, 이런 사람들이 보이지 않게 많은 것 같다.

어떻게 보면 홍회장의 캐릭터는 우리 시대인 60년대~80년대인 개발산업화 무렵의 아픔의 산물일 수도 있다. 너무 돈이 위주인 것이다. 즉 가난하다가 돈을 벌게 되면서 여기에 취해 인간성을 상실한 사업가일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런 모습은 우리 시대가 안고 있는 숙제라고 생각한다. 또한 거시적으로 봤을 때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숙제이기도 하다.


사실 어떤 것이 나쁜 것이고, 정당한 것인지를 구별할 수 있는 시대가 와야한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사회는 극중 홍회장같은 사람이 존재할 수 있는 여건이 되어있는 나라다. 그래서 우리는 아직 좀 더 많은 고민을 하고, 노력해서 이런 시대를 벗어아냐하는 시기에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Q. <앵그리 맘> 속에 그려지는 수많은 나쁜 교육자, 누가 제일 나쁘다고 생각하는지?
A. 홍회장이 가장 나쁜 사람이다. 내가 제일 높은 사람이니까.
사실 <앵그리 맘>에 우리나라 교육실태에 대한 여러가지 나쁜 모습들이 나오는데, 거기에 너무 연연해하지 마시고 드라마는 드라마로만 시청하셨으면 좋겠다. 설마 우리나라 교육이 이렇게까지 나쁘겠나. 나쁜 단편을 통해 우리가 현실을 각성하고 '저러지 말아야 겠다'라는 경각심을 심어주는 용도이지 않을까. 아직 이정도로 나쁜 현장은 없다고 생각한다.


"도전하는 배우로써의 삶은?"


Q. 박영규가 생각하는 연기의 스펙트럼이란?
A.
배우가 한가지 역할에만 빠져서 연기를 하다보면 매너리즘에 빠질 수가 있다. 매력없는 배우가 되는 거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선함과 악함을 가지고 있다. 배우는 그 사이를 언제나 오갈 수 있는 스펙트럼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함을 지향하지만 내면적으로 존재하는 악함을 시청자를 대신해 표현해주고, 교훈을 남길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내가 악역을 연기하면서 욕을 먹어야 하는 것은 이런 이치에서는 당연한 것이다. 또한 나중에 악역에서 선한 역할을 할 때, 그 '변신하는 맛'이 배우의 길이 아니겠나.(웃음)


"<앵그리 맘> 속 홍회장의 행보는?"


Q.시청자분들에게 한마디.
A.
극중 홍회장의 연기를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 참고로 드라마에서는 나쁜 사람이지만 실제는 나쁜 사람이 아니다.(웃음) 앞으로 열심히해서 <앵그리 맘>이 시청자들에게 좋은 드라마, 재미있는 드라마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MBC 수목미니시리즈 <앵그리 맘> 매주 수, 목 밤 10시 방송.

☞ MBC <앵그리 맘> 공식 홈페이지 속 인터뷰 보러가기



iMBC연예 편집팀 | 영상 iMBC 이지은 | 사진 화면캡쳐 MBC, iMBC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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