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시록'은 실종 사건의 범인을 단죄하는 것이 신의 계시라 믿는 목사와, 죽은 동생의 환영에 시달리는 실종 사건 담당 형사가 각자의 믿음을 좇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지는 3월 21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었다.
류준열은 개척 사명을 받고 작은 교회를 이끄는 목사 성민찬으로 분해 어느 날 교회를 찾아온 권양래를 새로운 신도로 맞이하려던 중에 그가 전과자라는 것을 알게 되고 어린 신도가 실종되자 권양래를 의심하고, 그를 단죄하라는 신의 계시를 목격하는 인물을 연기했다.
모태신앙이 기독교라는 류준열은 "소명이 특별해서 이 작품을 선택한 건 아니다. 교회를 다녔기에 마음이 좀 편하긴 했지만 인간의 뇌의 작용이나 심리가 재미있어서 선택한 작품이다. 이 영화의 힘은 기독교가 아니더라도 자기가 믿는 것에 대한 여러 의미를 찾을 수 있는 데 있다. 시청하는 각자가 본인의 삶에 적용할 게 있을 것 같아서"라며 작품의 메시지에 끌려 선택한 작품임을 강조했다.
개척교 목사를 연기한 류준열은 "여러 교회를 다녀봤다. 대형 교회부터 개척교회의 경험이 많이 도움이 되었다. 요즘은 유튜브가 잘 되어 있어서 여러 목사의 설교도 온라인으로 들을 수 있었다. 또 마음을 나누는 목사님도 계셔서 조언도 받고 준비하는데 도움을 받았다"며 살아오면서의 종교생활에서 연기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웹툰상에서 류준열이 연기한 '성민찬'은 좀 더 직관적인 인물이었다. 올백머리에 안경을 쓰고 세속적이고 욕망이 가득한 목사였다. "웹툰은 이런 직관적인 모습이 적합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좀 다른 느낌이 필요하다 생각했다. 믿음을 향해 가는 인물의 에너지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어떤 분은 '성민찬'이 악역이냐고 물으시던데 저는 악역이라 생각지 않았다. 제가 중요하게 생각한 대사는 "교회는 죄인이 오는 곳"이라는 것이다. 실제 교회에는 죄인이 오면 불편한데 그런 말을 하는 목사는 선을 행하는 인물에 가깝고 신의 계시를 순종하는 인물이라 생각했다."며 한 번에 캐릭터가 드러나기보다는 조금씩 시간을 두고 광적으로 변해가는 인물을 그리고 싶었다는 의도를 설명했다.

극 중 교인들과 기도회를 하는 장면은 가까운 목사님께 기도문을 작성해 달라는 부탁까지 해 만들어 낸 장면이라고. 류준열은 "현역 목사님께 조언을 구해서 기도문을 받았고 기도 녹음 파일도 받아서 들었다. 정치인의 설교, 대형 교회 중에서도 전달력이 탁월하신 분의 설교 등 다양한 걸 보면서 대사 전달을 고민했다. 깊었던 고민과 달리 현장의 미술이 너무 좋아서 실제 교회느낌을 바로 받았고 그 덕에 그 장면을 재미있게 찍었다. 제가 교회 다닌 지 몇십 년째인데 눈뜨고 기도하는 목사는 한 번도 못 봤다. 그런데 그 장면에서 눈을 뜨고 기도하는 파워풀한 모습이 보였다"며 이색적인 장면이 연출된 과정을 공개하기도 했다.
류준열의 '계시록'에서의 연기는 광기 어린 명 연기로 칭찬받을 장면이 많았다. 특히 불륜을 저지른 아내를 차 안에서 회계시키는 장면은 압도적이라는 평을 받았다. 그는 "상대 배우도 준비를 많이 해왔는데 이미 그 배우와 첫 만남에서부터 "안녕하세요. 류준열입니다. 그런데 그 장면 말이에요" 할 정도로 그 장면에 대한 고민과 상의를 많이 했었다. 대본을 봤을 때 엄청 임팩트가 있는 장면이었다. 자기의 죄를 먼저 회계하고, 난 이제 깨끗해졌으니 너의 차례라고 회계를 강요하는 건 굉장히 폭력적인 순간이었다. 서로 같은 인간인데 네가 잘못했다고 이야기하는 게 너무 인상적이었다. 쉽게 누군가를 정죄하는 게 사회적으로 만연한 것 같아서 안타까웠다"며 이 장면이 화제가 되는 이유에 이런 의미가 있어서가 아닐까라며 해석했다.
류준열이 개인적으로 가장 신경 쓴 장면은 무엇일까. "거의 마지막 부분에 경찰서로 붙잡혀 온 뒤 조사받는 장면이다. 감독님과 정말 많은 이야기를 했던 장면이다. '성민찬'은 자기의 눈에 보이는 계시들이 진짜 인지 아닌지 모르는 상황에서 처단하라는 사인을 계속 보내는데 인간이 만든 룰에 의해 괴로워한다. 결국 신의 뜻대로 처단을 하는데 그때 비로소 순종했다는 안도감을 느끼는 '성민찬'이다. 그 연결로 경찰 조사를 받으며 녹차를 타먹는 장면이 원래는 경찰에게 내 믿음과 신의 계시를 일장 연설로 토로하는 장면이었다. 효과적인 전달을 위해 대사도 많이 바꾸고 정말 감독님과 상의도 많이 하고 고민을 많이 했는데 촬영 당일날 왔더니 그 대사를 전부 다 드러내고 그냥 녹차를 마시는 평온한 얼굴을 하는 장면으로 바꾸셨더라. 그걸 보고 바꾸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류준열의 연기는 영화의 마지막까지도 깊은 여운을 남겼다. 감옥에 앉아 벽을 닦아내는 장면인데 어떤 이의 눈에는 그 모습이 예수처럼 보이기도 하고 어떤 이의 눈에는 악마처럼 보이기도 했다. 류준열은 "첫 테이크를 하고 나서 마땅치 않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제가 연기를 한번 쭉 할 테니 컷을 하지 말고 찍어달라고 부탁드렸다. 거의 5분 정도를 제 느낌대로 길게 촬영을 했다. 정말 긴 테이크였는데 그중에서 좋은 장면을 꺼내 쓰신 것 같다"라며 고민에 고민을 더해 좋은 장면을 끄집어냈다는 말을 했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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