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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시록' 연상호 "우리 사회가 잉태한 작품, 보려는 것만 보여주는 사회" [영화人]

기사입력2025-03-24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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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의 연상호 감독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실종 사건의 범인을 단죄하는 것이 신의 계시라 믿는 목사와, 죽은 동생의 환영에 시달리는 실종 사건 담당 형사가 각자의 믿음을 좇으며 벌어지는 이야기인 '계시록'은 지난 3월 21일 공개되었다.

원작인 '계시록'의 만화 작업도 했던 연상호 감독은 "주 업이 영화 만드는 거다 보니 자연스럽게 영화화를 시도했다."며 이 작품의 시작 이유를 밝혔다.

그러며 "욕망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보게 되는 효과에 관심이 있었다. 아포페니아(Apophenia 관련 없는 사물 사이의 의미 있는 연결을 인식하는 경우 또는 경향)나 파레이돌리아(pareidolia, 변상증(變像症)은 일반적으로 영상이나 소리 등의 자극을 통해 전혀 관련이 없는 패턴을 느낌으로써 이에 심적으로 반응하는 심리적 현상)에 관심이 있었다. 인간의 뇌는 추론하고자 하는 본능이 있다. 이 추론 본능에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있는데 이런 걸 알게 되는 과정에서 장르성이 있는 이야기를 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계시록'이라는 이야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병리학적인 증상으로 장르 작품을 만들고자 했다는 연상호 감독은 "엔딩까지 가는 방식 역시 관객의 추론하고자 하는 본능에 인식의 전환을 일으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성민찬이라는 인물이 파멸되어 가는 과정이 보이고 그에 가려 잘 안보였지만 시작부터 있었던 외눈박이 괴물과 둥근 창이라는 암시를 관객이 끝까지 인식하지 못하게 하다가 어느 순간에서야 보이게 만들고 싶었다. 스토리텔링 자체가 인식의 전환 같은 형식이길 바랐다"며 의도를 밝혔다.

'계시록' 안에는 아포페니아로 보이는 여러 착시 현상들이 등장한다. VFX로 만들어 낸 장면이 아닌 이번 작품에서는 조명과 자연현상을 주된 소재로 사용하고 약간의 VFX를 가미해 특별한 장면으로 만들었다는 연상호 감독은 "대형 교회의 정목사 방에서 착시 장면이 나온다. 미술팀, 조명팀에서 소품과 조명의 그림자로 만들어 낸 형상이다. 재미있었던 건 착시라는 게 흐리게 보면 볼수록 더 또렷해진다는 것이었다. 똑바로 보면 형상으로 보이지 않는데 포커스 아웃을 시키면 되려 착시효과를 내게 하더라. 이런 게 영화의 주제와 맞는 부분이다. 흐리게 볼수록 또렷해 보인다는 것, 그래서 포커스 플레이만으로 장면을 많이 만들었다"며 영화의 주제를 비주얼적인 연출에서도 동일하게 담아냈다는 말을 했다.

연상호 감독은 "사회를 살아가는 인물로서 살면서 느끼는 것들을 작품에 많이 쓰려고 한다. 이 작품을 쓸 당시에 믿고 싶은 것만 믿으려는 사람들, 그걸 상요하는 세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과거에서 이런 분위기는 있었지만 더 가속화된다는 생각이다. 요즘은 TV도 쇼핑도 보기 싫은 걸 둘러보지 않고 곧장 자기가 보고 싶고 사고 싶은 것으로 직접 접속하고 그 걸만 보고 산다. 보려고 하는 관점 외에는 못 보는 사회가 만들어져 갔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계시록'을 만들었다. 이 사회가 잉태한 작품"이라며 사회적인 어떤 모습을 반영했는지 알렸다.

인간의 본능에 대해 늘 날카로운 화두를 던졌던 연상호 감독이다. '지옥'에 이어 이번에도 최규석 작가와 함께 만든 원작 '계시록'을 영화화했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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