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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 우민호 감독 "현빈이어야 했던 이유, 그의 눈빛 때문" [영화人]

기사입력2024-12-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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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하얼빈'으로 돌아온 우민호 감독을 만났다. 안중근 장군의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는 49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 초청되기도 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주인공 현빈을 캐스팅하기 위해 삼고초려를 했다는 우민호 감독이다. "우리가 아는 영웅 안중근과는 다른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 실패한 패장이 하얼빈까지 가는 과정이 얼마나 고되고 고뇌에 차 있고 두려웠을까. 가족은 조국에 남겨두고 이번에도 또 실패하면 많은 동지들이 죽을 것 같고... 그런 눈빛이 현빈에게 있다. 부드럽다가 처연하다가 쓸쓸해 보이고 강한 힘과 결기도 느껴지고, 한번 마음먹으면 절대 안 굽히는 게 현빈의 눈에서 보였다"며 현빈을 안중근 역할로 캐스팅 한 이유를 밝혔다.

"안중근 장군이 될 때까지 하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저는 그 말씀이 와닿아서 될 때까지 했다. 현빈이 3번 거절을 했는데 10번 거절했어도 계속 제안했을 것이다."며 현빈이어야만 했음을 강조했다.

그렇게 원했던 현빈과의 작업에서 어떤 만족감을 얻었을까. 감독은 "현빈뿐 아니라 모든 배우들이 혼신을 다해줘서 너무 고맙고 놀라웠지만 현빈은 드론으로 찍는 아주 작은 씬도 대역을 안 쓰더라. 얼굴이 안 나오고 뒤통수나 발만 나와도 자기가 한다는 자세에 매 순간 감탄했다"며 현장에서의 태도 때문에 더욱 좋았다는 말을 했다.


그러며 "마지막에 카메라를 향해 걸어올 때의 현빈의 모습을 보며 '현빈을 기다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 굉장히 여운이 길게 남았다. '내가 이토 히로부미를 죽였어, 내가 영웅이야'라는 얼굴이 아니라 복잡한 얼굴이었다. 앞으로 더 큰 고난이 올 거라는 걸 걱정하면서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계속 싸워야 한다는 말을 하는 얼굴 같았다"며 현빈의 연기에 전율이 일었던 순간을 알렸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고 심지어 잘생긴 배우들도 많았으나 우민호 감독은 클로즈업을 쓰지 않았다. "완벽해 보이는 게 싫었다. 그냥 우리들의 모습 같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그래서 단독 클로즈업이 별로 없고 거의 다 그룹샷이다. 의도적으로 그렇게 했다. 이 영화는 동지에 대한 작품이어서 누구 하나가 두드러지거나 영웅으로 보이지 않길 바랐다. 많은 사람의 희생이 있었기에 안중근이 총을 당길 수 있었던 걸 그렇게 표현하려 했다"며 앵글의 의도를 밝혔다.

아무리 그런 의도가 있었다 하더라도 하이라이트 부분에서는 클로즈업을 쓰고 싶지는 않았을까? 이토 히로부미를 향해 총구를 당기는 안중근의 얼굴인데! 감독은 "릴리 프랭크과 현빈의 얼굴을 땅겨 찍고 싶었지만 다른 선택을 했다. 모두가 아는 순간인데 그 순간을 멀리서 바라보게끔 했다. 또 먼저 간 동지들의 시선으로 그 순간을 내려다보고 싶었다. 그래서 부감으로 찍었고 안중근의 '코레아 우라'가 먼저 세상을 떠난 동지에게 크게 들리도록 외치라고 주문을 했다."며 연출의 포인트를 설명했다.

우민호 감독은 "이 영화를 찍으면서 농담으로 '잘 찍어도 못 찍어도 TV에서 삼일절이나 광복절에 계속 나오겠구나'라는 말을 했었다. 그러면서 잘 찍자는 말도 했다. 못 찍은 영화를 보는 것만큼 고통스러운 일이 없다. 나는 그런 작품을 볼 때마다 몸이 쑤시고 아프다. 그래서 이 작품은 잘 만든 영화로 남겨지길 바랐다. 독립군 얼굴에 누가 되지 않는, 대중에게는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영화이길 바란다"며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어떻게 보이면 좋을지를 이야기했다.

영화 '하얼빈'은 1909년,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이들과 이를 쫓는 자들 사이의 숨막히는 추적과 의심을 그린 작품으로 12월 24일 개봉한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CJ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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