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진영은 영화의 캐스팅 이유에 대해 "강형철 감독님이 저에게 무대 위에서 했던, 많은 관객의 에너지를 주고받는 경험을 믿어주신 것 같다"고 추측했다. "가수라서 캐스팅된 게 아니라 교주로서의 카리스마, 무대에서 에너지를 분출하는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그런 부분을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신구와 함께 '영춘'이라는 인물의 젊은 시절과 노년 시절을 연기한 박진영이다. 비록 장기 이식과 초능력으로 젊어지기는 했으나 나이든 인물이라는 게 느껴지는 캐릭터의 말투와 톤에 대해 그는 "노곤노곤 이야기하는 톤을 가진 캐릭터라고 생각하다 보니 '한니발 렉터'가 떠오르더라. '양들의 침묵'에서 보여준 독특하고 꿰뚫어보는 듯한 말투가 인상 깊어서 두세 번 돌려봤다. 안소니 홉킨스가 했던 연기는 너무 대단한 연기여서 따라가긴 어렵더라"고 회상했다.
"사이비 교주의 말투와 행동처럼 캐릭터성이 뚜렷한 인물을 연기해본 건 처음이었다"고 밝힌 그는, "내가 아닌 설정이 강하게 들어간 인물이 처음이어서 연기 선생님을 찾아갔었다. 연극 연출을 하시는 분인데, 무대 위에서 하는 건 연극적인 표현이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교주이지만 쇼를 한다고 생각하면서 접근했다. 대사도 일반적이지 않다 보니 어떻게 해야 자연스럽게 말하는 것처럼 들릴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작품마다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하이파이브'는 특히 준비할 것이 많았다고 했다. "목소리와 말투 모두 달리해야 했고, 참고할 것도 많았어요. 주변에서도 최대한 많이 찾으려 했어요. 예전에 멤버들과 숙소 생활을 오래 해서, 멤버들한테서 따올 수 있는 디테일이 많았어요."라며 뜻밖의 연기 소스를 밝혔다.
박진영은 영화 '크리스마스 캐럴'의 이루 캐릭터를 연기할 당시 멤버의 습관에서 영감을 얻은 경험도 공유했다. "화가 나고 당황하면 입술을 꼬물거리던 습관이 있었어요. 마크 형이었는데, 미국 사람이라 말은 별로 안 해도 화가 나면 입술을 움직이니까 다들 눈치를 보게 되죠. 그걸 캐릭터에 녹여봤는데 어린애 같고 고집불통이라는 반응이 있어서 확신이 생겼어요. 이번에도 바닥나서 다른 친구 습관을 빌려오려 했는데, 마크한테 말했더니 '아 돈 케어'라고 하더라구요"라며 웃었다.

강형철 감독의 팬이었다는 박진영은 현장에서는 캐릭터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개인적인 작업보다는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할지에 대한 이야기를 감독님과 많이 나눴어요. 강형철 감독님 작품을 너무 좋아해요. 감독님의 표현법이 유쾌하고, 유머가 분명한데 사회적 메시지도 녹아 있어서 놀라워요. '과속스캔들'도 그렇고, '하이파이브'도 결국 잘못된 종교에 빠지면 안 된다는 무서운 메시지를 가볍게 전달하잖아요. 그런 접근이 인상 깊었어요."
박진영은 특히 라미란의 연기에 감탄했다. "라미란 선배님 연기는 정말 말도 안 돼요. 감독님이 현장에서 늘 북돋아주시는데, '잘하고 있다'는 말을 자주 해주셔서 더 듣고 싶더라고요. 사실 모든 영화마다 열심히 하려고 하지만 이번 작품은 처음 해보는 유쾌한 장르라 기대감이 남달라요. 제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볼지 정말 궁금해요. 저는 여기서도 제일 진지한 인물인데, 전체적으로 작품이 유쾌하니까 새로운 느낌의 남다름을 느끼고 있어요."
함께한 선배 배우들에 대한 존경도 전했다. "제가 늦게 합류해서 선배님들 출연 소식을 나중에 들었어요. 입꼬리가 너무 올라갔어요. 정말 말이 안 되는 연기를 하시는 분들이죠. 같이 호흡을 많이 나누지 못한 건 아쉬웠지만, 현장에서 그분들이 가진 무게감이나 중심 잡아주는 힘을 많이 느꼈고, 그걸 눈에 담으려고 노력했어요. 특히 오정세 선배님이랑 할 때 너무 웃겼어요. 저는 진지한 캐릭터였는데, 웃음을 못 참아서 NG를 내기도 했어요. 좋은 선배와 함께하는 게 얼마나 큰 배움이 되는지를 이번에 다시 느꼈어요."
영화 '하이파이브'는 5월 30일 개봉한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BH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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