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요한 "자료 거의 없는 역사 속 인물, 그 시대를 상상하며 만들어 내 " [인터뷰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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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자산어보'로 4년만에 스크린 컴백을 한 변요한을 만났다. 코로나19의 확산 방지를 위해 화상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변요한은 느리지만 매 질문마다 진심을 다한 대답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며칠 전 있었던 언론시사회에서 "영화가 좋아서"라며 눈물도 보이고 그래서 "정신이 없다"며 질문마다 짧게 답했던 변요한이었다. 영화를 보고 며칠이 지났으니 그때 왜 그랬냐는 질문을 먼저 했다. "눈물을 참으려고 엄청 노력했었는데 보고 있자니 촬영할때 기억이 떠오르고, 개인적으로 큰 울림이 오더라. 4년 만의 무대인사라 오랜만의 언론시사가 감사했고, 제가 연기했지만 '창대'라는 인물의 행동 하나하나가 너무 예뻤다. 영화가 너무 좋아서 눈물이 났다"라며 영화를 본 소감을 밝혔다.

영화에 출연한 배우가 자신의 작품과 자신의 캐릭터를 보고 감동 받는 건 드문 일인데 그는 "현장에서 일부러 연기 후에 모니터링을 하지 않았다. 연기를 한다기 보다는 본질로 승부하고 싶어서 촬영하는 동안에는 모니터에 비친 내 연기를 보지 않았다."라며 배우가 아닌 관객의 입장에서 언론시사를 봤던 이유를 이야기 한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이후 3년, 영화로는 4년만에 대중 앞에 돌아온 변요한이었다. 그 기간 동안 나름 생각의 시간을 가지며 휴식기를 겪었다는 변요한은 "제 삶이 많이 바뀌었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표현하고 싶다"라는 짧지만 힘이 있는 말로 예전과 달라진 점을 이야기했다.

오랜만의 영화인데 '자산어보'를 통해 동경의 대상과 만났다는 변요한은 "이준익 감독님, 설경구 선배님, 두 분과 작품하고 싶다는 생각은 늘 갖고 있었다. 동경의 대상이었다. 그런 두 분을 한번에 만나게 된 순간이어서 감사하고 흥분했었다."라는 말로 훌륭한 감독, 좋은 선배와의 작업에 대해 이야기했다.

영화 '자산어보'는 정약전이 흑산도로 유배를 와서 '창대'라는 인물과 함께 [자산어보]라는 책을 써나가는 이야기다. 역사적 자료가 많았던 정약전과 달리 [자산어보]에 이름 석자가 자료의 전부였던 인물 '창대'를 연기했던 변요한은 "시나리오를 읽고서 처음 든 생각은 '작품하면서 공부가 많이 되겠구나'였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막막하기도 했는데 다시 한번 시나리오를 읽고 나니 그 시대의 청춘 '창대'가 어떤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어떤 마음으로 학문에 대한 갈증을 느끼는지 생각이 되더라"는 말로 캐릭터에 대해 깊이 있게 접근했던 과정을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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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어보]의 서문에 창대는 외곬수처럼 공부한다고 써있다. 감독님이 그걸 시작으로 작품으로 만드셨다. 이름은 나와있지만 구체적이지 않은 인물어서 디테일하게 만들어가야 했다. 직업은 어부일테고, 생선 손질도 할줄 아는 사람이어야 하고, 지역 사투리도 구사해야하고, 바다에서 살았던 인물이라 아마도 낚시고리에 찍혔을 것 같아 눈 옆에 흉터 자국도 만들었다. 손에도 흉터 자국이 많아 그의 삶이 보여지게끔 했다."라며 한 줄 설명에서 시작된 인물에 대한 상상으로 섬세하게 캐릭터를 구축했음을 밝혔다.

흑산도라는 섬에서 바다를 터전으로 사는 꼬질꼬질한 청년으로만 '창대'가 보여진 건 아니었다. 정약전이 16년간 흑산도에서 유배 생활을 하는 동안 '창대'도 같은 세월을 겪었다. 변요한은 "정약전 옆에 같이 나열이 되는 인물이다. 세월이 지날수록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연기를 했다. 세월이 흘러 마지막에 '창대'가 어떤 표정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흑산이 아닌 자산'이라는 말을 할때의 모습이 어떨지 고민하며 연기를 했는데 영화를 보니 다행스럽게도 종착지에 잘 도착한것 같다"라며 16년의 변화를 겪는 캐릭터 표현에 만족감을 표했다.

변요한의 준비는 단순히 인물에만 그치지 않았다. 그는 촬영에 들어가기 전 개인적으로 흑산도에도 다녀왔다고 했다. "굉장히 오래 걸리더라. 신나서 갔다가 거리가 너무 멀고 오래 걸려서 점점 놀라게 되었다. 이렇게 먼 곳으로 유배를 온다는 자체가 너무 놀라웠다. 지금은 상황이 좋아졌지만 그 옛날에는 어땠을까를 생각해봤다. 운 좋게 가이드를 해주신 분을 만나 설명도 들었는데 지금은 흑산도가 아름다운 곳이지만 당시에는 얼마나 어둡고 쓸쓸했을지, 그래서 섬이 감성적으로 다가왔다"라며 작품의 배경이 되는 곳을 사전 답사하며 전체적인 분위기까지 미리 직접 체험하며 가늠했음을 이야기했다.

변요한이 자신의 캐릭터를 위해 이렇게 많은 준비를 했음을 제쳐두고라도 '자산어보'는 재미있고 좋은 영화였다. 그는 "저희 영화는 흑백의 미학이 있는 멋진 영화다. 영화를 찍으면서 오랜만에 하늘을 봤는데 영화 속에서 별이 쏟아지고 파도가 치는 멋진 자연을 볼 수 있다. 메시지에서도 큰 여운을 드릴거라 확신이 든다. 외로가 되고 공감이 되는 영화"라며 영화를 소개했다.

흑산으로 유배된 후, 책보다 바다가 궁금해진 학자 ‘정약전’과 바다를 벗어나 출셋길에 오르고 싶은 청년 어부 ‘창대’가 [자산어보]를 집필하며 벗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자산어보'는 3월 31일 개봉한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제공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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