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괴담회'가 2049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 11일 MBC 예능프로그램 '심야괴담회'가 돌아왔다. 지난 1월 2회 파일럿 방송을 마친 후 단 2개월 만의 정규 편성이다.
'심야괴담회'는 시청자 공모를 통해 선정된 오싹하고 기이한 이야기를 김숙, 황제성, 허안나 등 쟁쟁한 스토리텔러를 통해 전달한다. 여기에 괴담의 사회적 의미를 분석하는 역사학자 심용환 작가와, 괴담을 과학으로 반박하는 SF소설가이자 화학자 곽재식 작가를 배치해 괴담이 단순한 오락거리로 소비되지 않도록 구성했다.
MBC '다큐멘터리-이야기 속으로', SBS' 토요미스테리 극장', KBS '전설의 고향' 이후 마땅히 호러 장르를 다루는 프로그램이 전무한 요즘, '심야괴담회'는 새로운 장르에 목마른 시청자들의 니즈를 저격했다.
덕분에 1월 7일 방송된 파일럿 1회는 시청률 1.8%, 1월 9일 방송된 2회는 3.7%를 기록하며 한 회 방송 만에 2% 가까이 시청률이 상승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뿐만 아니라 유튜브 'MBC 미스터리' 채널에 게시된 황제성의 '아프리카에서 생긴 일'과 허안나의 '원한령과의 동거'가 조회 수 각각 72만 회, 45만 회를 넘으며 방송 후에도 꾸준히 화제성이 이어지고 있음을 증명했다.
'심야괴담회'의 2개월만 정규 편성은 이 같은 시청자들의 호응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보이며, 파일럿의 정규 편성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최근 방송가 트렌드를 고려했을 때 '심야괴담회'의 복귀는 '화려한 귀환'이라고 불릴 만하다.
또 지난 11일 목요일 첫 방송 가구 시청률은 1.9%, 동 시간대 방송해 15.5%의 시청률을 기록한 TV조선 '미스트롯2 갈라쇼'와 비교하면 초라하게 느껴질 정도다. 그럼에도 2049 시청률은 1.5%로, 1.9%를 기록했던 가구 시청률과 거의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
2049 시청률은 가장 소구력이 높은 20~49세 연령대의 시청률을 별도로 산정한 수치로, 가구 시청률과 2049 시청률의 차이가 적을수록 해당 프로그램은 20대에서 40대까지 즐겨보는 프로그램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일례로 11일 목요일 시청률 1위를 거둔 TV조선 '미스트롯2 갈라쇼'의 경우, 가구 시청률은 15.5%를 달성했지만 2049 시청률은 2.2%에 그쳤다. SBS '꼬꼬무2' 역시 전체 시청률 3.4%에 2049 시청률 2.0%를 기록했다. 각 프로그램의 가구 시청률과 2049 시청률이 최소 2배에서 최대 7배까지 차이가 난 것. 이는 프로그램의 주요 시청층이 49세 이상임을 나타낸다. 반면 '심야괴담회'는 2049 시청률이 가구 시청률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젊은 연령대에 유독 뾰족하게 소구 했음을 증명했다.
시청자 구성표를 보면 이 같은 사실이 더 확실해진다. TV 시청량이 많지 않은 여 30대가 '심야괴담회' 시청자 1위로 등장한다. 이어 2위, 3위를 여 40대, 남 40대가 뒤따르고 있다.
SBS의 '꼬꼬무2', tvN 수목극 '마우스', TV조선 '미스트롯2 갈라쇼' 모두 주요 시청층이 여 40대~60대에 포진한 것과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심지어 시청자 중간연령은'심야괴담회'가 41세를 기록하며, 타 방송과 비교해 가장 젊은 시청자를 확보했음을 알 수 있다.
시청률 흐름 역시 주목할 만하다. '심야괴담회'를 시청한 시청자들은 방송 시작과 함께 MBC로 유입되어 방송이 끝날 때까지 시청을 마치고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된다. 이 같은 시청 형태는 이미 고정 시청층이 생겨 '심야괴담회'를 미리 기다리고 있었음을 뜻한다. 실제로 커뮤니티마다 "목요일 10시 30분에 '심야괴담회'를 보기 위해 시청 예약을 해놓았다"는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었다. 또한 '심야괴담회'를 접한 시청자들은 재방, VOD 등을 이용해 몇 차례씩 '복습'하며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2049 시청률은 가장 소구력이 있어 방송사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예민하고 민감해 마음을 얻기 힘든 시청층으로 인식된다. 중장년층을 노리는 것이 안정적인 시청률을 위한 현실적인 전략으로 받아들여지는 시대, '마니악'하다는 핸디캡을 지고 소수의 시청자에게 파고든 '심야괴담회'의 도전이 오히려 신선함에 목말랐던 2049의 마음을 연 것으로 보인다.
이제 정규로서 첫발을 뗀 '심야괴담회'가 2049의 호응을 바탕으로, 방송가에 젊은 활력을 몰고 올 '영 타켓 프로그램'으로 발전할지 기대를 모은다.
'심야괴담회'는 매주 목요일 오후 10시 30분에 방송된다.
iMBC연예 장수정 | 사진제공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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