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 '믹스나인' 데뷔 무산 공식화… YG 사과에도 씁쓸한 뒷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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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가 '믹스나인' 관련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에 앞서 '믹스나인' 데뷔조의 데뷔 무산 관련 기사가 보도되면서 '믹스나인'의 제작사이자, 수장 양현석을 전면에 내세우며 프로그램을 이끌었던 YG의 대응에 많은 관심이 쏠린 바 있다.

하지만 YG의 공식입장 발표 이후에도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YG 측은 "결과에 실망하신 모든 분들께 한없이 죄송스럽고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 간추린 속사정이나마 알려드리는게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했고, 결론적으로 YG는 어떠한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분명한 사과의 뜻을 전했지만, YG가 설명한 '믹스나인' 종영 이후의 논의 과정들은 그간의 의아함을 모두 해소하기에는 부족했다.


먼저 YG는 "'믹스나인' 프로그램의 본래 기획 취지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가수의 꿈이 간절한 원석을 발굴하고, 더불어 이미 데뷔하였지만 아직 빛을 보지 못한 타 기획사의 신인들을 좋은 기회를 통해 그들을 더 알릴 수 있기를 바라는 의도로 기획하게 되었다. 또한 21년의 음반 제작 경험을 지닌 YG가 처음으로 타 기획사의 연습생들을 만나 그 동안 쌓아온 음악 제작 시스템과 노하우, 글로벌 인프라 등을 총동원해,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 더 넓게는 전세계에 이름을 알릴 수 있는 스타 그룹으로 성장시키고자 하는 것이 최종의 목표였다."며 프로그램의 취지를 언급했다. 이는 방송 시작 전 대형 기획사가 중소 기획사 연습생들을 직접 평가하고 빼앗아 가는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에도 많은 시청자들이 '믹스나인'의 진정성을 기대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믹스나인'은 큰 주목을 받지 못한 채 종영했다. 문제는 여기에서 시작됐다. YG는 "프로그램의 성공여부와 관계 없이 탑9인으로 구성된 그룹을 '어떻게 성공 시킬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전략을 구상하였고 총 6곳(YG 포함)의 기획사 대표님들을 직접 만나는 자리를 가졌다."고 밝히면서도 "알려진 대로 믹스나인의 계약기간은 '4개월+해외공연'이었다. 요즘 가요계에서 제아무리 실력이 훌륭한 그룹일지라도 등장과 함께 주목받기란 매우 힘든 것이 현실이고 제작자 분들이 그 누구보다 이 점을 가장 잘 이해하시는 분들이었기에 직접 만나 새로운 계획들에 대해 잘 설명하고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를 가졌던 것이다. 양대표의 새로운 계획이란 3년에 걸쳐 1년의 절반은 각자의 기획사에서 활동하고 나머지 절반은 '믹스나인' 9명이 모여 함께 활동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이었다."고 덧붙였다.

비록 이 과정이 서로의 입장을 먼저 배려하는 분위기 속에서 단 한 번의 작은 불편함도 없이 진행되었다고 YG는 이야기하고 있지만 '믹스나인' 프로그램 시작 전과 후 YG의 계약조건이 바뀌었고, 이에 모든 소속사들이 합의하지 못하면서 데뷔가 무산되었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 21년 간의 노하우를 지닌 YG가 왜 프로그램 시작 전에는 계약기간 4개월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못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이때문에 일각에서는 YG가 타 기획사들에 책임을 전가하기 위해 무리한 제안을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YG가 1차 제안에서 1년에 6개월이라는 기간이 부담스럽다는 기획사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1년에 3개월, 준비기간 1달과 활동기간 2달을 2차로 제안하는 타협점을 제시하는 등 노력을 보였다고는 하지만 무너진 시청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각 기획사들과는 어떤 합의가 이루어져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도출했는 지는 알 수 없지만, 마찬가지로 큰 이슈 없이 종영했음에도 열심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더 유닛' 출신 유앤비, 유니티와 '아이돌학교' 출신 프로미스나인과의 비교는 피할 수 없게 됐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우승자 그룹이 결국 데뷔하지 못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이후 제작될 프로그램들에도 좋지 않은 선례로 남게 됐다. 지망생들의 꿈과 열정을 응원했던 시청자들은 혹시 프로그램이 끝난 후 사정이 바뀌어서 데뷔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걱정까지 떠안아야 한다. 이처럼 당연한 것들이 당연하지 않게 된 상황은 당장 연습생들이 겪게 될 좌절과 시청자들의 실망에 그치지 않고 또 다른 나비효과를 불러올 수 있기에 더욱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iMBC연예 김은별 | 사진 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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