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만PD와 김상중이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 명장면에 얽힌 이야기들을 풀어놓았다. 아모개(김상중)의 죽음 이후 반환점을 돌고 있는 <역적> 속 본방송 만큼이나 재미있는 뒷이야기들을 지금부터 함께 확인해보자.
1) 베스트 오브 베스트! 입을 모아 뽑은 <역적> 최고의 장면
평생 주인으로 모신 조참봉의 목을 낫으로 베어버린 아모개
김진만PD : '낫상중'으로 불리는 장면이죠. 이때 아모개의 얼굴이 어떨까 많은 상상을 했죠. 대본에는 '백지장 같다'고 써있었어요. 저는 어떤 정의나 올바름보다는 사랑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내가 널 지켜주진 못했지만 이 목은 가지고 저승에 가겠다' 그런 아모개의 깊은 사랑을 담고 싶었죠.
김상중 : 제가 이 드라마를 하면서 제일 막막했던 장면이에요. 근데 직접 조참봉을 베는 촬영을 하고 나서 '이런 감정이구나' 알게 되었죠. 복수의 통쾌함, 금옥의 죽음에 대한 안타까움, 이런 것들이 모두 섞여서 공허함과 쓸쓸함이 느껴졌어요. 그래서 이때 방문을 나설 때의 표정이 가장 베스트 장면이라고 생각을 해요.
김진만PD : 한 3시간에 걸쳐 이 씬을 다 찍은 다음에 원테이크로 한 번 더 찍자 했어요. 여러분이 보신 김상중 씨 연기는 바로 그 원테이크에요. 독보적으로 기억에 남는 장면이에요.
김상중 : 대본 상으론 거의 2장 반 정도 되는 분량이었는데 정말 NG 없이 갔던 씬이었어요.

2) 유행어까지 탄생시킨 '갓상중'의 "내 맴이여~"김상중 : 가장 많이 기억하시는 거는 "내 맴이여~" 이런 거 있고. (웃음) 제가 길동이하고 얘기하는 대사 중에 "저들은 구린내가 많기 때문에 그 구린내를 숨기기 위해 한 편이 되는 것이여."라고 했던 게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요즘 시국과 맞물려서 그 대사도 기억에 남고요. "떠들석한 홍, 본관은 익화리."라고 했던 것도 저한테는 명대사에요. 삶의 무게와 책임감을 줄 수 있었던 계기인 것 같아서 좋아해요.
3) <역적> 속 뜻밖의 대역? 아모개의 발에 숨겨진 비밀김상중 : 그동안은 제가 주로 기득권층을 많이 연기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저런 사람이 천민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까, 이질감을 주진 않을까 신경을 많이 썼어요. 외적으로도 아모개처럼 보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죠. 머리도 풀어헤치고, 하얀 한복에 짚신을 신고, 손도 좀 새까맣게 칠하고. 이렇게 온 몸에 분장을 많이 해본 적이 처음입니다. 촬영이 끝나면 분장 지우는게 보통 힘든게 아니었어요.
김진만PD : 2회에 개경 갔다 돌아온 아모개 발을 금옥이가 씻겨주는 장면이 있어요. 근데 찍고 나서 보니까 김상중 씨 발이 너무 예쁜 거예요. 그래서 고생한 발 같지가 않더라고요. 결국 대역을 써서 다시 찍었어요. (웃음)


4) 눈물 연기 다음은 콧물 연기? 연기파 배우의 남다른 고충김상중 : 눈물은 안약을 넣어서 나올 수 있게 하지만, 콧물은 어떤 도움을 받아서 나올 수는 없지요. 근데 이상하게 저는 울면 콧물이 그렇게 나와요. (웃음) 알레르기 비염이 있어서 그런가. 저도 더러워 죽겠어요. (웃음) 의도한 건 아닌데 절절해보여서 좋긴 하더라고요.
5) 어린 길동이 성인 길동으로 완벽히 전환되던 바로 그 순간!김상중 : 균상이가 저하고 할 때 그렇게 잘 울어요. 저도 균상이를 보면 전에 없이 촉촉해지고요. 김상중과 윤균상이 아니라 아모개와 길동의 모습으로 많이 공감대를 형성했죠.


김상중 : 특히 성황당 나무에서 길동이가 이제 힘이 없어졌다고 울면서 얘기하는 장면에서 이제 균상이가 정말 길동이가 되었구나 느꼈어요. 길동이도 내가 아역에서 성인 길동이로 되었구나 느낀 게 바로 그 장면이었고요.
6) 담담해서 더욱 슬펐던 아모개의 마지막! 진짜 죽을 뻔했던 사연이?김진만PD : 우리 드라마의 차별성이 황진영 작가의 대사입니다. 대사가 정말 아름다울 만큼 훌륭해서 다른 군더더기가 전혀 필요가 없었어요. 길동이가 아버지 손을 잡고 1회 첫 장면과 똑같은 내레이션을 하는 것이 길동이의 입을 통해 표현되는 아버지의 사랑, 즉 길동이의 사부곡이었기 때문에 그 이상 필요한 게 없었죠. 안예은 씨가 부른 노래도 예전부터 갖고 있던 곡인데 아모개 보낼 때 쓰려고 아껴두고 있었어요. 이날 균상이부터 저까지 모든 사람들이 다 울어서 저희끼린 아모개 주제곡이라고 불러요.

김진만PD : 그리고 아모개가 신발 신다가 떨구고 간 자리가 어린 길동, 길현 형제가 아버지한테 인사하던 바로 그 자리에요. 저희가 진짜 거의 생방송처럼 찍고 있는데도 다시 합천 황매산 가서 이 장면을 찍었어요.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서 카메라도 흔들리고 난리였죠.
김상중 : 이날이 얼마나 추웠냐면요. 죽는 씬 연기하러 갔다가 진짜 죽을 뻔 했습니다. (웃음)
iMBC연예 김은별 | 화면캡쳐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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