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덧 방송 1주년을 훌쩍 넘긴 <마이 리틀 텔레비전> (이하 마리텔)에 따라붙는 수식어들이다. 이 단어들의 조합과 함께 파격적으로 등장했던 <마리텔>은 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새로운 방송 트렌드를 이끌며 선도적인 프로그램으로 순항 중이다.
‘미스 마리테’ 역시 이런 <마리텔>이었기에 가능했던 색다른 캐릭터였다. 서유리의 ‘미스 마리테’는 주인님을 모시는 딱딱한 비서 컨셉으로 <마리텔>의 B급 코드를 담당하는가 하면, 방송시간을 고지하고 순위를 발표할 때마다 성우의 모습으로 돌아가 안정감을 주고, 때때로 출연자와도 이색적인 호흡을 펼치며 재미를 선사하기도 한다.
이처럼 한 가지로 역할을 규정할 수 없지만 <마리텔>의 상징적 존재로 자리하고 있는 ‘미스 마리테’ 서유리를 ‘2016 결산 팬 감사 축제’ 현장에서 만났다. 300여명에 가까운 시청자들이 직접 생방송이 진행되는 일산MBC를 방문했던 바로 그 날, 기획단계부터 <마리텔>과 함께 해온 서유리의 소감은 어땠을까.

Q 시청자들과 함께 녹화한 기분?
일단은 군대 온줄 알았어요. (웃음) 우정의 무대인가? (웃음) 보통 방청객 분들 오시면 여성분들이 많은데 색달랐죠. 근데 <마리텔>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항상 그런 느낌이었어요. 미팅을 하면서 이렇게 B급 감성을 전혀 거부감 없이 녹여내는 프로그램은 유일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여전히 유일무이한 프로그램이죠.
Q 평소와 다른 분위기였을텐데 혹시 긴장이 되진 않았는지.
사실 별로 긴장은 안 되고요. 컨셉으로 중무장하고 있기 때문에. (웃음)

Q ‘미스 마리테’는 평소 모습의 반영?
아니에요. 연기입니다. '미스 마리테'는 제가 되게 힘들고 아플 때 모습이죠. (웃음) 절대 그렇게 차가운 사람이 아니고요. 원래 따뜻한 사람이거든요. 열이 많아요. (웃음) 만약에 '미스 마리테'라면 어떻게 할까 생각을 하면서 소위 말해 '드립 친다' 그러죠. 그런 걸 미리 생각을 하는 편이에요. '미스 마리테'라는 역할을 연기하는 거죠. 이은결 오빠랑 화제가 되었을 때도, 사실은 3배 이상 더 놀라는 건데 연기로 눌러서 꾹 참은 거에요. (웃음)

감독님께 그런 말씀을 들었어요. 이런 감성의 이런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연기자가 정말 없겠다. B급 코드의 진한 감성을 주문했을 때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며. (웃음) 칭찬...인 거죠? (웃음)
Q ‘미스 마리테’의 기여도는 몇 %?
<마리텔>의 아이덴티티가 아닐까. (웃음) 퍼센테이지는 중요하지 않죠. 요리가 뭔가 밍숭맹숭할 때 후추를 딱 넣으면 맛이 확 살잖아요. 비중은 좀 적지만 그런 역할을 하고 있지 않나 스스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서유리는 제작진의 칭찬과 자기 자랑 사이에서 민망한 듯 웃다가도 이내 <마리텔>을 향한 깊은 애정과 신뢰를 드러내곤 했다.
Q 서유리에게 <마리텔>이란?
너무 영광인 건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말할게요. (웃음) <마리텔> 덕분에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에 여러모로 감사하고 소중한 프로그램이죠. 저한테는 '지도'같은 존재였어요. 이렇게 가면 되는구나, 내가 틀린 게 아니구나 생각하게 해주었죠. 맨날 코스프레하고 게임하고 그러면 '너 커서 뭐가 될래' 그러잖아요. 그런 감성들은 써먹을 데가 없다고 다들 이야기했었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었던 거죠.


MLT-07 때 김영만 아저씨가 처음 등장하셨는데 되게 찡했던 기억이 나요. 방송하시는 거 가만히 보다가 혼자 울컥해서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그랬죠. 옛날에 색종이 접었던 생각도 많이 나고. 가장 탐났던 건 바다 언니가 했던 VR이요. 만약에 제가 출연을 한다면 아무래도 게임에 대해서 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그 방 정말 재미있어보였어요.
Q <마리텔> 시청자들에게
저는 아직도 깜짝깜짝 놀라요. 올 때마다 구성안 받아보면 '우와~' 하는거죠. 사람들이 다 그랬거든요. '이제 더 할 게 있겠냐', '할 만한 건 다 하지 않았냐'라고요. 근데 아직도 샘솟아요. 참 대단하죠. 그만큼 많은 분들이 노력하고 있고, 그래서 얼굴이 다들... 어휴 (웃음) 저는 그저 가끔 후추를 뿌리고 가지만 더 많은 분들이 응원을 보내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