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방송은 모르모트가 살렸다.’ 마치 활동명처럼 익숙해진 '모르모트' 권해봄PD에게 쏟아지는 시청자들의 찬사다. 여러 스태프들이 자연스럽게 등장하며 프로그램의 재미를 더하고 있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 속에서 하나의 소재를 3시간 동안 배우며 한 편의 성장드라마를 완성하는 모르모트의 활약은 단연 돋보인다.
물론 인터넷 생방송으로 진행되며 직설적인 반응이 오가는 <마리텔>의 특성상 ‘모르모트PD 단물 다 빠졌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하지만 이러한 반응에 연연하지 않고 잘하면 잘하는 대로, 못하면 못하는 대로 날 것 그대로를 보여주었던 권해봄PD는 어느덧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마리텔> 시청자들과 함께 하고 있다. 처음으로 그가 가볍게 등장했던 예정화, 신수지부터 시작해서 솔지, 박지우, 정두홍, 조진수, 한예리, 가희, 배윤정, 윤도현, 김동현, 양정원, 안혁모, 전미라 등 그를 거쳐간 출연자들의 수만 해도 어마어마하다.

“사실 지금도 많이 왔다.”고 웃으며 말할 만큼 권해봄PD는 현재 모르모트의 위치를 스스로도 예상하지 못했다. 농담처럼 시작된 그의 출연이 어느 순간 아이템을 구상하는 단계부터 논의되기 시작했고, 이제는 하루 이틀 전에 미리 알려주는 식으로까지 발전했다. 어차피 빠듯한 촬영과 편집 스케줄 탓에 미리 출연 사실을 알게 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지만 그나마 “이번 주에 테니스 칠 거다.” 정도의 통보는 받고 촬영장에 갈 수 있게 됐다.
그러다 보면 출연하기 싫을 때도 있지 않았을까. 거부해본 적은 없냐는 질문에 돌아오는 대답은 의외였다. “배우는 게 힘들 때도 있지만 한 명의 PD로서 생각해봤을 때 구성 상 시청자 분들이 재미있어할 것을 생각하게 된다.”는 것. 그렇다고 방송을 살리겠다며 먼저 나서는 것은 결코 아니다. “절대로 주도적으로 뭘 할 수 없는 성격이고 말을 잘하는 것도, 진행을 잘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폼이 되게 안 좋고 내 마음대로 할 뿐이지 뭐든지 빨리 배우는 편이다. 그래서 편집하다 보면 방송엔 적합한 것 같다. (웃음)”
모르모트PD의 등장이 생방송을 살린다면 그가 실제 자신의 출연분을 편집하는 것은 <마리텔> 방송에 재미를 더한다. 특히 스스로 그때 지었던 표정들이나, 느꼈던 감정들을 가장 잘 알기 때문에 편집에 더 잘 녹여낼 수 있다. 또 함께 3시간 가량을 호흡하며 돈독해진 출연자들과도 편하게 연락을 주고 받는 덕에 “그때 이런 얘기는 왜 한 거였냐.” 질문을 주고 받으며 디테일을 더하기도 한다.


출연에 편집까지, 이쯤 되면 출연료라도 따로 더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궁금증이 들기 마련이다. 이에 권해봄PD는 “그래서 시청자들이 더 측은하게 봐주셔서 좋아해주시는 것도 있는 거 같다.”라며 웃었다. “격투기 할 때 쫄쫄이라든가, 마우스피스 같은 거 기념으로 받았다. 누구 줄 수도 없으니까 일단 받았다가 버리기도 하고. (웃음)”
비록 출연료를 따로 받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 지금의 <마리텔>은 이처럼 프로그램에 애착을 가진 한 명 한 명 제작진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권해봄PD 역시 평균 나이 20-30대로 구성된 젊은 감각의 열성적인 제작진들이 매주 달라지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각자의 방에 주인의식을 갖고 프로그램에 임하는 것을 <마리텔>의 재미와 장수의 비결로 꼽았다. 그러면서 동시에 자신의 콘텐츠를 가진 각 분야 전문가들과 생방송에 참여하는 시청자들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존경심을 표하는 모습에서 다른 프로그램들과는 사뭇 다른 출연자-제작진-시청자의 끈끈함이 느껴졌다.


이제는 ‘모르모트는 굴러야 제 맛이다.’라는 시청자들의 반응을 숙명처럼 받아들이고 있는 권해봄PD는 끝으로 “인터넷 생방송에 한 번 들어오셔서 직접 소통하다 보면 그 나름의 재미를 또 느끼시게 될 것이다.”라며 TV 방송과는 또 다른 인터넷 생방송에 대한 추천의 말을 전했다. 앞으로도 출연자이자 편집자로, 또 인터넷 생방송과 편집된 본방송으로, <마리텔> 안과 밖에서 맹활약을 펼칠 권해봄PD의 모습과 함께 마르지 않는 <마리텔> 콘텐츠의 매력 속으로 빠져들어보자.
☞[인터뷰①] <마리텔> '모르모트' 권해봄PD, “케미甲은 박지우! 제일 잘 굴리는 스승님”iMBC연예 김은별 | 사진 김민지 | 화면캡쳐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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