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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고은, 그 누구도 반대 못할 캐릭터 분석 "제안하면 거의 다 받아들여져요" [BIFF]

배우 김고은이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액터스 하우스에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대표작 속 아이코닉한 캐릭터 스타일링과 인물 구축 비하인드를 본인의 생생한 워딩으로 전격 공개했다.


8일 진행된 액터스 하우스 행사에서 김고은은 대본을 읽을 때 직관적으로 그려지는 첫 이미지와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캐릭터 디자인 과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이날 진행자가 "자신이 생각한 외형적 이미지를 감독님께 제안했을 때 어느 정도나 받아들여지냐"고 묻자, 김고은은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미소와 함께 "거진(거의) 다 받아들여진다"고 답해 현장의 감탄을 자아냈다.

그러나 이 높은 수용 확률의 바탕에는 제안을 결코 쉽게 던지지 않는 김고은의 철저한 프로페셔널함이 자리하고 있었다. 김고은은 "제 제안을 들으시고는 그렇게 거절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사실 감독님께 제시할 때 그냥 쉽게 말씀드리는 게 아니라 정말 여러 가지를 치열하게 준비해서 간다"고 비결을 밝혔다.

이어 "왜 이렇게 생각했는지 대본을 파보고, 대사를 바탕으로 이 아이의 성격과 대사들을 분석해 말한다. 특히 반대 의견이 돌아올 것을 미리 예상하고, 그 예상 질문들에 대한 '오답 노트'와 프레젠테이션까지 준비해 간다"며 수락을 이끌어내는 자신만의 완벽한 준비 과정을 설명했다.

대표적인 예로 최근작 '자백의 대가' 속 모은 캐릭터의 파격적인 숏컷 스타일링을 들었다. 김고은은 "머리를 너무 짧게 자르는 스타일이 어떠냐고 했을때 감독님은 너무 연출적 컨셉처럼 보이지 않겠냐고 반론하셨다. 하지만 저는 그런 걱정을 하실거라는 걸 미리 예측을 하고 준비해 간 답이 바로 '연약함'이었다"라며 "감독님께 '목선이 다 드러나는 가녀린 실루엣만 바라봤을 때 인물이 훨씬 취약하고 연약해 보인다. 저렇게 연약해 보이는 아이가 어떻게 사람을 죽였을까 하는 반전의 느낌이 더 들지 않겠냐'라고 설득했다"는 치밀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1,000만 관객을 사로잡은 '파묘' 속 무당 화림의 스타일링과 세심한 동작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김고은은 "화림이는 자기 직업에 대해 '내 직업에서는 프로페셔널해야 한다'가 기본 장착된 인물이다. 일을 안 할 때는 자신을 위한 삶을 살지만 일할 때는 명확하기에 MZ 무당이라는 소리가 나왔을 것"이라며 "프로들 사이에서도 유독 더 프로페셔널한 사람들은 미세함의 차이라고 생각했다. 어설픔이 조금도 나오지 않도록 작은 동작과 제스처의 미세함에 집착했다"고 회상했다.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 속 재희 캐릭터를 2년 반 동안 기다려 연기한 진한 애정도 내비쳤다. 김고은은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재희는 날것의 생선처럼 파닥거리는 인물이었고, 앉은 자리에서 한 번에 쭉 읽을 만큼 귀한 작품이었다"며 "20대를 통과하며 시행착오를 겪는 재희를 보며 '좋은 언니가 되어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좋았다. 다양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대에 이 인물을 세상에 꺼내고 싶었고 그게 나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또한 '은중과 상연'에서 20대부터 40대까지의 시간을 연기한 지점에 대해서는 인위적인 분장을 지양하고 아우라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김고은은 "40대라고 해서 인위적인 분장을 추가하는 것은 오히려 현실과 떨어지는 선택이라 생각했다"며 "인물이 가진 분위기와 아우라가 어떻게 바뀌었을지 고민했고, 인물의 직업이 인물의 이미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거라 생각했다. 현장을 누비는 PD였던 30대와 달리 혼자 글을 쓰는 작가가 된 40대 은중이의 직업적 아우라와 성숙함에 초점을 맞췄다"고 덧붙였다.

열정적인 대담을 이어간 김고은은 행사 말미 관객들을 둘러보며 감격스러운 소회를 전했다. 그는 "액터스 하우스에 오기까지 정말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배우로서 지난 작품들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는 것 자체가 스스로를 칭찬해 주고 싶은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훗날 2026년의 나를 돌이켜본다면 '참 열정적으로 열심히 일해왔다'고 말해주고 싶다. 앞으로 체력 관리를 더 잘해서 관객 여러분의 마음에 깊이 와닿을 수 있는 좋은 작품들을 더 많이 남기고 꼭 다시 이런 자리를 찾고 싶다"며 진심 어린 감사와 다짐을 내비쳤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 고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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