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배우 톰 크루즈가 파격 변신에 도전했다. 하나 이건 '디거'가 품고 있는 방대한 메시지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디거'(감독 알레한드로 G. 이냐리투·배급 워너브러더스코리아) 개봉 기념 내한 기자간담회가 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진행됐다. 주인공 디거 록웰 역을 연기한 톰 크루즈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당초 연출을 맡은 알레한드로 G. 이냐리투 감독 역시 함께할 예정이었으나 부득이한 사정으로 불참했다.
남다른 한국 사랑으로 유명한 톰 크루즈가 다시 한번 한국 땅을 밟았다. 톰 크루즈의 내한은 이번이 13번째이며,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의 홍보로 2025년 5월 한국을 찾은 데 이어 1년 5개월 만에 다시 팬들과 뜻깊은 만남을 갖게 됐다. 이는 할리우드 배우 최다 방한 기록이다.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어 정말 판타스틱하다"라는 첫 인사를 건넨 톰 크루즈는 "날씨도 너무 좋고 정말 아름다운 날이다. 이 자리를 통해 '디거'를 한국에 알릴 수 있어 기쁘다. 13번을 넘어 30번도 더 오고 싶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톰 크루즈가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은 '디거'. 돈에 눈이 먼 석유 재벌 디거 록웰(톰 크루즈)이 그린란드의 빙하 시추 시설에서 발견된 작은 균열을 대수롭지 않은 문제라 여기고 넘어갔다가 예상치 못한 역풍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블랙 코미디 작품이다.
특히 '디거'는 영화 '버드맨'(2014)으로 제87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감독상·각본상을,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2015)로 제88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감독상과 제7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작품상과 감독상을 휩쓴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톰 크루즈는 '디거'를 차기작으로 결심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평소에도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 출연하는 걸 좋아한다. 제작사로서도, 영화를 보는 청중으로도 더 다채로운 장르에 도전하는 걸 꿈꾸는데 '디거'는 말 그대로 지금껏 읽어보지도, 듣도 보지도 못한 작품이었다. 캐릭터도 마찬가지였다. 정말 역대급 상상력이라는 생각에 참여를 결심했다"라고 답했다.
예고편을 통해 베일을 벗은 톰 크루즈의 파격 변신 역시 관전 포인트 중 하나. 반쯤 벗겨진 머리와 자글자글한 이마주름, 이전과 비교도 할 수 없이 달라진 톤과 말투로 충격을 안긴 것인데, 이에 일부 팬들은 톰 크루즈가 오랜 오스카 염원을 풀기 위해 '디거' 출연을 결심한 게 아니냐는 농담 섞인 추측까지 내놓고 있다.
이에 톰 크루즈는 "평소에도 오스카 수상에 연연하지 않는 편"이라고 강조하며, "어릴 때부터 영화를 만들며 세계를 여행하는 게 꿈이었고, 늘 시대를 초월하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 작품을 통해 인간의 본성을 들여다보고 그걸 영화에 녹여냄으로써 더 많은 분들이 우리 작품에 공감하고 삶의 의미를 되돌아볼 수 있길 바랄 뿐이다. 한곳에서 영화를 보고 영화를 본 뒤에 서로의 얼굴을 보며 대화하는 것. 그게 영화의 진정한 아름다움이지 않냐. 상보단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내러티브와 스토리, 그리고 이야기할 수 있는 거리들을 만드는 걸 더 중요시 생각한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배우가 아닌 제작사로서 '디거'가 품고 있는 유니크한 가치에 대해서도 들려줬다. "정치를 넘어 인간의 본성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 생각한다"라고 운을 뗀 톰 크루즈는 "영화의 이면에도 풍자 외에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엄청난 스케일에 있어서도, 작은 행동 하나하나에도 그 부분을 찾아볼 수 있다. 영화를 통해 이 의미를 진솔하게 되돌아보고, 서로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길 바란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와 함께 정치 풍자 메시지가 너무 진지하게만 다가가진 않길 바랐다. 톰 크루즈는 "예술과 철학, 그리고 역사를 공부할 때도 마찬가지이지만 결국엔 재미가 있어야 한다. 보는 이들이 결국에 미소 지을 수 있어야 성공적이라 생각하는데, 우리 작품도 그걸 의도하며 제작됐다. 정치 풍자를 말하지만 그 안엔 유머도 있다. 결국엔 웃을 수 있는 코미디로 풀어냈다"고 덧붙였다.
한편 '디거'는 오는 3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