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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 선재스님 발굴한 장본인? 이영혜 "요리책 베스트셀러" (백만장자)

폐업을 앞둔 잡지사를 인수해 연 매출 480억 원 규모의 출판사로 성장시킨 ‘잡지의 여왕’ 이영혜의 50년 인생이 공개됐다.


지난 16일 방송된 EBS ‘서장훈의 이웃집 백만장자’에는 잡지계의 선구자로 꼽히는 이영혜가 출연했다. 국내 최초 홈 인테리어 잡지를 선보이며 대한민국 주거 문화에 변화를 이끈 그는 이후 웨딩과 육아, 남성, 명품 등 시대별 관심사를 반영한 잡지를 연이어 선보이며 잡지 산업의 흐름을 이끌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이영혜의 한남동 자택부터 직접 설계한 사옥, 오랜 인연을 이어온 인물들과의 만남까지 그의 삶과 철학이 폭넓게 소개됐다.

서장훈과 장예원이 찾은 이영혜의 집에서는 남다른 공간 감각이 눈길을 끌었다. 사주오행을 반영했다는 현관에는 ‘강렬한 수컷의 기운’을 위해 강아지 인형을 배치했고, 잡지사 대표인 이영혜가 가장 좋아하는 가구인 책상은 거실 중앙에 자리 잡고 있었다.

특히 한 공간에서 한강의 동쪽과 남쪽을 동시에 바라볼 수 있는 ‘더블 한강뷰’가 공개돼 감탄을 자아냈다. 한국적 럭셔리를 완성하는 요소로 이영혜가 오랫동안 관심을 기울인 ‘옻칠’도 집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주방과 식기 등에 옻칠을 활용했으며, 전체에 옻칠을 입힌 1억 원 상당의 테이블도 공개됐다.

그가 운영하는 사옥 역시 남다른 규모를 자랑했다. 유명 건축가 승효상이 지은 4개 동, 400평 규모의 사옥은 독특한 외관과 감각적인 내부 공간으로 꾸며져 있었다. 이를 본 서장훈과 장예원 역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영혜가 잡지와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1976년이다. 국내 최초로 등장한 디자인 전문 잡지사에 월급 4만7천 원을 받고 입사한 그는 청소부터 인쇄, 글쓰기, 편집, 취재까지 직접 맡으며 출판 현장의 기본기를 익혔다.

하지만 회사는 경영난을 겪으며 위기에 빠졌다. 결국 이영혜는 어머니에게 결혼자금으로 받을 예정이었던 1억 원을 미리 받아 27세의 나이에 폐업 위기에 놓인 잡지사를 인수했다.

인수 이후에도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여기에 인수 6개월 만에 군부의 언론통폐합으로 잡지가 폐간되는 위기까지 맞았다. 이영혜는 포기하는 대신 대통령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는 방법을 택했고, 그 결과 3개월 만에 잡지를 다시 발간하는 극적인 반전을 만들어냈다.

이후 그는 국내 최초 홈 인테리어 잡지를 탄생시키며 또 한 번 새로운 시장을 열었다. 대한민국에 집 꾸미기 열풍을 일으킨 이 잡지는 창간 8개월 만에 흑자를 기록했다. 매달 한 가정을 선정해 무료로 집을 꾸며주는 이벤트가 큰 호응을 얻은 것이 성공의 계기 중 하나였다.

당시 신청자가 몰리면서 공정한 선정을 위해 경찰 입회하에 당첨자를 뽑을 정도였다는 게 이영혜의 설명이다. 이를 들은 서장훈은 “잡지로 ‘러브 하우스’를 구현하신 것”이라며 감탄했다.

사람을 알아보는 이영혜의 안목 역시 공개됐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를 통해 이름을 알린 스타 셰프 선재 스님과도 26년 전부터 인연을 이어오고 있었다.

사찰음식이 지금처럼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던 2000년, 이영혜의 권유로 선재 스님의 요리책이 출간됐다. 해당 책은 일주일 만에 7천 부가 판매되며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방송에서는 이영혜가 선재 스님을 직접 찾아가는 모습도 공개됐다. 두 사람은 수박차와 표고버섯 냉면 등 선재 스님이 준비한 여름 별미를 함께 맛보며 오랜 인연을 되돌아봤다.

26년간 이어진 두 사람의 유쾌한 대화도 웃음을 자아냈다. 이영혜가 “스님은 머리 스타일과 옷 고민을 안 해도 돼서 부럽다”고 말하자 선재 스님은 “나도 신경 쓰는 거다”라고 받아치며 억울함을 드러냈다.

문화와 예술을 향한 이영혜의 행보도 소개됐다. 서울 북촌에 있는 한옥 별장을 젊은 작가들에게 무료 전시 공간으로 대관하고 있으며, ‘오픈 하우스’ 행사를 통해 한옥의 아름다움을 대중과 공유하고 있다.

2006년에는 50억 원을 투자해 친환경 건축물인 ‘종이 미술관’을 건립했으며, 관람객들에게 무료로 개방하기도 했다.

50년에 걸친 잡지 인생을 돌아본 이영혜는 자신이 생각하는 부자의 의미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남한테 필요한 사람이 ‘진짜 부자’다”라고 말하며 앞으로도 다른 사람에게 필요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EBS ‘서장훈의 이웃집 백만장자’는 매주 수요일 오후 9시 55분 방송되며, 방송 후 넷플릭스·Wavve 등 OTT를 통해서도 시청할 수 있다.

폐업 위기의 잡지사를 살려낸 경험부터 주거·문화·예술 영역으로 활동을 확장한 행보까지, 이영혜의 성공 과정은 단순한 재산 축적보다 시대의 변화를 읽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낸 과정에 가깝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iMBC연예 유정민 | 사진출처 E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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