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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중기 "신인 감독들이 사고 친다는 믿음 있어, 칸 초청이 인정받은 느낌" [인터뷰M]

영화 '화란'에서 냉혹한 현실을 사는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을 연기,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은 거친 외모로 변신, 표정, 음성까지 새로운 캐릭터를 입은 송중기를 만났다. 지옥같은 세상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온 '치건'은 귓바퀴가 뜯기고 몸에 남겨진 숱한 상처로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보여주는 인물이다. 처음 마주친 순간 '연규'(홍사빈 분)의 현실을 알아본 '치건'은 자신과 닮은 '연규'를 조직에 받아들이게 된다.


송중기는 이 영화에서 거친 외모로 변신했다. 학대를 상징하는 표현으로 오른쪽 귀, 연규는 왼쪽 상처를 가짐으로써 가정 폭력으로 상처받은 두 인물의 프로필이 한 번에 잡히게끔 설정도 세심하게 맞췄다고 알려주며 "이 친구의 인생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라 생각해서 외적인 변신을 했다."며 찢어진 귀의 분장을 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직접 각본을 쓰고 오랜 시간 영화를 준비해 온 김창훈 감독이 혹시나 가정 폭력의 피해 경험이 있지는 않은지 걱정했다는 송중기는 "대본만 보고 이 감독이 누군지 너무 궁금하면서 걱정도 들었다. 가정폭력의 정서가 너무 강해서 실제로 그런 경험이 있으신 분인지 걱정 들었다. 그런데 만나고 보니 생각보다 나이가 어리고 밝은 분이어서 다행이었다. 감독에게 이런 정서가 어느 정도 있으니 이런 글을 썼겠지만 시나리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니 저와 비슷한 지점이 있었다."라며 그토록 하고 싶었던 어두운 정서의 이야기를 끌고 가는 김창훈 감독과 통하는 바가 있어 신인 감독이지만 걱정 없이 이 작품에 참여했음을 알렸다.

그는 "신인 감독에 대한 특별한 믿음이 있다. '늑대소년'을 연출한 조성희 감독도 당시 신인이었다. 저는 신인 감독이 사고를 친다는 믿음이 있다. 칸 영화제에도 영화가 초청되었는데 다른 파트가 아니라 주목할만한 시선에 초대해 줬다는 게 감독을 인정해 준 게 아닌가 싶어 뭔가 보상받았다는 느낌이 들었다."라며 신선했던 신인 감독의 시도를 지지하는 마음을 보였다.

'화란'에서 송중기는 주연이 아닌 조연으로 참여한다. 그는 "홍사빈이 신예이고 제가 좀 더 인지도가 있어 연규 중심으로 가야 할 영화가 주객이 전도되면 안 된다 생각했다."라며 자신으로 인해 관객들이 스토리의 몰입에 방해되지 않게 하려고 꽤 신경을 많이 썼음을 알렸다. 그러며 "홍사빈의 액션의 나는 리액션을 하자는 생각을 많이 했고 이 친구의 연기에 방해되지 않게 하기 위해 힘을 빼고 뭘 하려고 하지 말자는 생각을 많이 했다. 저도 사람이고 연기를 하다 보면 욕심이 생겨 쉽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한번 시도해보려 했다."며 후배가 영화의 중심으로 끌고 갈 수 있게 하려고 선배로서 노력한 점을 밝혔다.


송중기가 이렇게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후반부로 갈수록 홍사빈-송중기의 에너지는 서로 큰 파장으로 부딪히며 눈 뜨고 보기 힘든 격렬한 액션까지 펼쳐낸다. 송중기는 "이번 영화에서는 일부러 관객을 자극시키거나 끌어오기 위한 액션은 지양하려 했다. 필요할 때만 액션을 하고 감정이 실리지 않으면 오케이를 하지 않는 방향으로 영화 속 액션을 만들었다."며 무술감독 허명행 감독과의 연출 방향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신인배우, 신인감독과의 작업이었던 '화란'에 대해 그는 "제가 오히려 도움을 많이 받았다"라며 감사한 마음도 드러냈다. "서로의 생각을 선배이고 후배이기 때문에 실례될까 봐 이야기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번 현정은 그런 허물없이 깊이 있는 이야기를 너무 많이 했었다. 저도 오랜만에 상대 파트너로부터 가식 없는 연기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저도 편하게 아이디어를 주고받을 수 있는 현장이었다."며 한 신을 위해 며칠씩이나 토론을 이어가고, 고민하는 후배의 이야기도 밤새 들어주는 현장 분위기였음을 알렸다.

이번 영화에서 공동제작자로 이름을 올린 송중기는 "저는 연출에 재능이 없고 연기를 똑바로 하는 게 맞는 것 같다."라며 작품 연출에는 전혀 욕심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기획에는 흥미가 있다고. "회사의 PD들과 기획하고 있는 작품도 있는데 제가 출연하든 안 하든 제작을 시작한 건 있다. 여러분들에게 공개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 될 수 있게 기획 중"이라고 밝혀 곧 기획, 제작에 이름을 올린 송중기의 미래도 있을 수 있음을 기대하게 했다.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년 연규가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을 만나 위태로운 세계에 함께 하게 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느와르 드라마 '화란'은 10월 11일 개봉한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제공 하이지음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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