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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파엠' 김헌 "나르시시즘의 뿌리, 그리스 로마 신화 속 나르키소스의 자아도취"

11일(수) 방송된 SBS 파워FM '김영철의 파워FM'에서는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김헌 교수가 '그리스 로마 신화 도장 깨기'라는 테마로 '나르키소스의 자아도취'에 대해 소개했다.


이날 DJ 김영철이 "만약에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신들을 인터뷰할 수 있다면 누구에게 어떤 걸 물어보고 싶냐?"라고 묻자 김헌은 "디오니소스를 만나고 싶다. 디오니소스는 태어날 때부터 헤라한테 미움 받고 온 세상을 떠돌면서 엄청난 고생과 고통을 겪게 된다. 그 모든 고통을 이겨낸 힘, 원동력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라고 답했다.


이어 김헌은 '그리스 로마 신화 도장 깨기' 네번째 시간을 맞아 '나르키소스의 자아도취'에 대해 소개했다.


김헌은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지나치게 오랫동안 보면서 넋을 잃고 흐믓해 하거나 셀카 찍기에 과도하게 몰입하는 사람들에게 나르시시즘에 빠졌다 이런 말을 한다. 흔히 '자기애'라고 번역되기도 하는 나르시시즘의 뿌리가 그리스 로마 신화에 있다"라고 설명하고 그 주인공 반인반신의 영웅 나르키소스를 소개했다.


"나르키소스는 그리스 본토 케피소스 강의 신과 샘의 요정 리리오페 사이에서 태어났다"라며 김헌은 나르키소스에 대해 "아주 이름난 사냥꾼으로 살았다. 외모가 뛰어나 수많은 소녀들과 청년들과 요정들까지 반해 구애했는데 나르키소스는 모두 거절한다. 나르키소스의 이 오만하고 냉정한 태도에 상처를 입고 앙심을 품은 사람들과 요정들이 저주를 퍼부었다. 나르키소스도 우리처럼 사랑에 빠지고 사랑을 얻지 못하게 되어라 이런 저주가 결국 복수의 여신에 의해 실현된다"라고 설명하고 "그리스 로마 신화의 신들 중 복수를 담당하는 신은 네메시스인데 네메시스가 나르키소스에게 내린 벌은 아주 특이했다. 맑은 샘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반해서 감탄하고 사랑에 빠져서 하염없이 바라보게 하는 것이었다"라고 덧붙였다.


김헌은 "한참이 지나서야 나르키소스는 샘물 속의 남자가 자기자신이라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아, 그는 바로 나로구나. 이제야 알겠어. 나는 나에 대한 사랑에 불타고 있는 거야. 내가 불을 지피고 그 불에 내가 타는구나"라고 말하고 "보통 그런 상황이라면 어이없이 나한테 사랑에 빠졌구나 하면서 샘을 떠났을텐데 나르키소스는 자신과의 사랑을 이루지 못하는 것에 괴로워하며 샘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서 눈을 떼지 못하다가 온몸이 녹아 사라진다. 그리고 그 자리에 수선화 한 송이가 피어 샘물에 비친 자기 모습을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김영철이 "수선화 꽃말을 찾아보니 자기사랑, 자존심, 고결 이런 게 있다. 나르키소스가 수선화가 된 거냐?"라고 묻자 김헌은 그렇다고 답하고 나르시시즘에 대해 "나르시시즘이라는 말은 영국의 심리학자 해브록 엘리스가 1898년에 처음 사용했고 프로이트가 1914년에 '나르시시즘에 관하여'라는 논문을 쓰면서 유명해졌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내면에 자기를 사랑하는 마음, 집착하는 마음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거기에 어떤 이름을 붙일까 생각하다가 그리스 로마 신화의 나르키소스를 가져다 붙이면 되겠구나 하면서 나르시시즘을 주장하게 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어느 정도의 자기애, 자존감은 필요하지 않냐? 선을 넘지 않는 선에서"라는 김영철의 질문에 김헌은 "동의한다"라고 답하고 "자기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평가해서 자부심을 갖는다는 건 살아가는데 중요하다. 그런데 문제는 나르키소스처럼 자기를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 커서 다른 사람을 거부하고 배제하고 혐오하기에 이르게 되면 병적인 나르시시즘이 되는 것이다. 상대를 그 사람 자체로 이해하고 포용하고 사랑해줄 수 있는 마음이 있다면 병적인 나르시시즘에서 벗어나서 건강한 자기애, 건강한 자존감을 가지고 세상 어려움을 이겨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김영철의 파워FM'은 매일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SBS 파워FM에서 방송되며, PC 및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SBS 고릴라'를 통해서도 들을 수 있다.




iMBC연예 이연실 | 화면캡쳐 보이는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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