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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스타] "연기 잘하는 배우보다 일상의 행복 느끼는 사람이고 싶다" 이종석 인터뷰 ②

하는 작품마다 성공했다. 연기를 시작한지 8년이 지났고 매번 색다른 캐릭터를 연기 했고, 이제는 연쇄살인마라는 악역까지도 훌륭히 해 냈다. 배우로서 이종석이 더 바라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그에게 아직도 더 해야 할 도전이라는 게 있기는 한 걸까? 하얀 피부의 갈색 눈을 가진 이종석의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과연 이 남자의 늙어가는 모습은 어떨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영원히 젊을 것 같은 이종석의 내일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Q. 지금까지는 <브이아이피> 속 광일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이제부터는 인간 이종석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자. 실제 이종석은 어떤 인물인가?

A. 실제 이종석은 유리멘탈이다. 대체로 솔직한 편이다. 연기 욕심도 많다. 만족하는 경우가 드물어서 괴롭다. 나의 약점을 남의 입을 통해 들으면 마음이 많이 아프고 멘탈이 견디질 못한다. 그래서 내가 먼저 나의 치부를 드러내는 스타일이다. 인간적인 관계를 맺을때도 비슷하다. 내가 갖고 있는 약점이나 치부를 먼저 보여주면 상대방과 가까워지기 쉬운 것 같더라. 빨리 친해지는 법이기도 하더라.


Q. 이종석은 작품 운이 좋은건가? 아니면 연기 천재인가?
A. 나는 진짜 연기 연습을 많이 한다. 초창기에 찍었던 <시크릿 가든>때는 몇 백번을 시켜도 똑같이 할 자신이 있었다. 몇 천번을 연습을 해왔기 때문이다. 늘 그렇게 해왔다. 조금씩 연차가 쌓이면서는 변주하는 방법을 배워서 똑같은 연기가 아니라 조금씩 다른 연기를 보이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이 되다 보니 내가 이 인물의 감정을 정확하게 이해를 못 했는데도 기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내가 그러고 있는 걸 알게되면 혼자 자책하고 얼굴이 달아 오르더라. 그냥 넘어갈 수 있는데도 넘어가지지 않고 모니터에 내 얼굴이 달아오르는 게 보이는게 당황스러웠다. 최근 몇년동안 그래왔었다. 그래서 감독님께 미리 말해놓고 시작한다. "제가 거짓말로 연기를 하면 얼굴이 빨개질거예요. 너무 빨개져서 못봐주겠으면 다시 가자고 이야기 해주세요." 라고.


Q. 꼭 하는 역할마다 새로와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 건가? 이종석의 연기 목표는 무엇인가?
A. 자기만족이다. 그렇다고 억지로 다른 걸 하려는 건 아닌데 선택할 수 있는 게 있으면 다른 선택을 해보고 싶다. 다양한 직업군을 연기하긴 했지만 아직 제대로 된 로맨틱 코미디도 못해봤다. 로맨스도 있고 스릴러도 있는 복합적인 작품은 많이 했었어도 딱 한가지 장르로 대표되는 작품들은 많이 못해봤다. 딥한 느낌의 OCN 오리지널 시리즈들도 해보고 싶고, 영화도 좀 더 많이 해보고 싶다. 예전에는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고 질문하면 대체불가능한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었는데 지금은 그냥 최대한 다양하게 많은 작품을 하고 싶다.



Q. 그래도 젊은 배우 중에 북한 전문 역할을 제일 많이 했을 것 같다.

A. 그렇긴 하다. <브이아이피> <닥터 이방인> <코리아>에서 북한 사투리를 썼다. 내가 사투리에 재능이 있는 것 같더라. <피끓는 청춘>때는 충청소 사투리를 했었는데 말의 맛이나 뉘앙스가 너무 재미있더라. 금방 배워지기도 하고.


Q. 지금까지 작품들을 보면 남자 배우들과 연기 했던 게 더 크게 이슈가 되었던 것 같다. <학교2013>때도 그랬고 <관상> <노브레싱>도 그렇고. 남배우들과의 케미가 꽤 좋은 편이다.
A. <브이아이피>을 찍고 최근 <당신이 잠든 사이에>를 찍으면서 보니까 선배들과 호흡을 맞추는데 선배들의 어떤 모습들이 내게 흡수가 된다는 걸 느꼈다. 김원해 선배와 브로맨스처럼 호흡을 맞추는 씬이 많은데 코미디를 정말 많이 배웠고 연기가 유연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약간 질문과 다른 대답이 될 수도 있는데 김원해 선배는 너무 사랑스러운 분이다. 지금까지 같이 연기 했던 파트너 중에 가장 환상의 파트너라 꼽을 수 있다. 그분은 코미디를 연기 하지만 절대 가볍지 않다.

Q. <브이아이피> 이후 <당신이 잠든 사이에>로 브라운관에 바로 복귀다.
A. 9월부터 방영이 될 것 같은데 <브이아이피>의 이미지가 드라마에도 영향을 줄까봐 걱정이다. 다른 미소인데 <브이아이피>의 잔상이 남아 있으면 보시는 분들이 얼마나 섬뜩하겠냐.

Q. <당신이 잠든 사이에>의 박혜련 작가와는 벌써 세 번째 작품이다.
A. 작가님의 작품을 너무 좋아한다. 해외에 있을때도 작가님의 단막극을 챙겨봤다. 박혜련 작가를 만난 건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선택이라고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진심이다. 작가님은 배우별로 성향이나 버릇을 귀신같이 캐치해서 각 캐릭터에 녹여내는 능력이 있다. 주인공 뿐 아니라 모든 캐릭터를 다 그렇게 만들어서 캐릭터들을 다 눈에 띄게 만들어 주는 특별한 재주가 있으시다. 박혜련 작가와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도 많이 물어볼 정도로 친한데 이번에는 기존 작품들과 다른 연기를 하려고 노력했다.



Q. 승승장구 하는 배우인데 이종석에게도 힘든 때가 있었나?

A. <닥터 이방인>을 찍을때 5부 방송이 끝나고 슬럼프가 왔었다. 그때 연기 칭찬을 되게 많이 받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거짓말 같더라. 내가 하는 연기가 내 이성과 대립하는 느낌을 받았다. 캐릭터 연기는 그럴듯하게 묘사하긴 하는데 내 이성과 부딪쳐서 정말 힘들게 20부를 끝냈다. 좀 쉴까라는 생각을 진지하게 하던중에 <피노키오>를 했고 그 뒤에 1년 공백을 가졌다.


Q. 요즘의 고민은 무엇인가?
A.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는 잘 모르겠다. 촬영 할때는 치열하고 괴롭게 하고 결과물을 볼때 행복감을 느끼는데 계속 잘하려고 하다보니 점점 더 힘들어지고 괴로워 진다. 그래서 돌파구나 새로운 자극 같은걸 찾기 위해 <브이아이피> 같은 작품을 선택하기도 했는데, 이를 테면 이런 식이다. 일을 시작해 놓고서는 팬들이 충격받으면 어쩌지?도 고민하다가 이 역할을 한다고 했는데 소화를 못하면 같이 일한 선배들에게도 피해가 갈텐데 어쩌지?도 고민한다. 치열하게 일은 하면서도 여러가지 고민을 하는 내가 싫기도 했다. 일을 할 때는 즐거운데 일을 쉴때는 실직자가 된 느낌이 든다. 허하고 낙이 없다. 매너리즘이라고 해야 하나..



Q. 이제 곧 30인데, 30살이라는 나이에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나?

A. 30에 의미 부여를 안 하려고 했는데 이상하게 [서른즈음에] 노래를 들으면 가사가 들리더라. 희한하게 그렇게 되더라. 가사가 좋네 서글프네 하면서. 남자 배우들 사이에서 우스개 소리로 '남자는 서른부터'라는 소리를 많이 하기도 해서 그런 건지...


Q. 마지막으로 요즘 이종석이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은?
A. 만약 내가 연기를 안 하면 무얼 할 수 있을까를 매일 생각한다. 이종석이 살아온 것에서 연기를 잘하고 싶다는 갈망이나 욕망을 제외하면 어떻게 살 수 있고 뭘하며 살 수 있을까? 너무 연기만 생각하며 사느라 일상의 작은 행복에 대해 너무 모르고 살았던 것 같더라. 그래서 요즘은 주변에 "뭐 재밌는거 없어? 너의 일상을 이야기 해줘" 이런 질문을 많이 하고, 이야기도 많이 듣는데 너무 재밌더라. 뒤늦게 이제야 초등 동창 고등 동창을 만나 그들이 사는 이야기를 들으며 지낸다. 많이 나가는 버릇을 들이려고 요즘은 많이 돌아다닌다. 어제도 가로수길 카페에서 모자 눌러쓰고서 치즈케익을 먹기도 했는데 그런 일상의 행복을 느끼고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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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BC연예 김경희 | 사진제공 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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