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아침드라마 <이브의 사랑>에서 남다른 리액션으로 악녀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배우 김민경. 2001년 미스코리아의 모습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이브의 사랑> 속 '강세나'는 어떻게 탄생하게 된 것일까.
<이브의 사랑> 방송이 시작되기 전 김민경은 iMBC와의 인터뷰에서 '이유 있는 악역'이 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제2의 연민정' 등의 수식어가 붙을 때에도 그녀는 기존에 있는 악역을 따라하기보다는 자신만의 색깔로 새로운 악역을 탄생시키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었다. 이처럼 데뷔 이후 첫 악녀 역할을 맡게 된 김민경은 <이브의 사랑> 속 '강세나'에 대해 최대한 깊이 파고들고자 했다.
"보통의 악역들은 끝까지 행실이 감춰져 있다가 나중에 터지는데, <이브의 사랑>에서 세나는 뭘 하면 바로 다 알아요. 그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저 역시 처음에 잡았던 캐릭터에서 조금은 달라진 면이 있어요. 들키면 들킬수록 불안해지는 세나의 심리를 이해하고자 하면서 표현 방법도 조금씩 달라진 것 같아요."
실제로 극 초반 세나가 치명적인 매력으로 친구의 남자를 빼앗는 전형적인 악녀였다면 지금은 복수를 핑계로 너무 먼 길을 와 버린, 그래서 연민을 자아내기도 하는 캐릭터로 변화했다. 직접 SNS 등을 통해 팬들과도 자주 소통하는 김민경은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남기던 시청자들이 이제는 '악역인데 자꾸 편들게 된다', '귀엽다', '웃기다' 등의 반응을 보인다며 웃었다.
이러한 반응 덕분일까. 세나의 리액션은 정말 악역이 맞나 싶을 만큼 점점 극화되고 있다. 현장에서도 초반엔 '버럭', '발끈' 정도로 표현됐던 지문들이 이제는 감독-작가-배우가 한 몸이 되어 적극적인 액션들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고음 뿐만 아니라 상대 배우의 허벅지를 깨물거나 양 손으로 가슴을 치는 등 그 표현 방식도 가지각색이다. 인터뷰를 하며 실제 그 순간의 감정에 금세 몰입하는 김민경을 보니 "정말 진정성 있게 하고 있다."며 웃는 그녀의 말이 마냥 농담은 아니라고 느껴졌다.
사실 드라마 속 한 캐릭터가 이렇게 주목을 받다 보면 부담감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게다가 극의 중심을 이끌고 나가는 캐릭터가 코믹하게 그려지는 부분에 대한 걱정도 있을 거라 생각이 됐다. 하지만 의외로 김민경은 담담하게 자신의 소신을 드러냈다.
"악역의 종류도 간담이 서늘한 그런 악역만 있는 건 아니니까요. 난 줄 다 아는데 나 혼자 뻔뻔한 거, 벌써 그거 자체가 코믹이기 때문에 과한 행동들도 세나라면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만 현장에서도 그렇고, 시청자분들도 그렇고 세나에게 기대하는 부분들이 있다 보니까 이제는 욕심이 나기도 하는데, 그게 화면에 거짓 같아 보일까봐 적정선을 지키기가 혼란스러운 면은 있어요."
그렇다면 세나로 살아가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무엇이었을까. 김민경은 '뻔뻔함' 없이는 버틸 수 없었던 실어증 연기를 촬영할 때 가장 재미있었다고 밝혔다. 말을 하지 못하는 것만으로도 답답한데 실어증이 연기라는 걸 모든 가족들이 알고 있는 상황에서 계속 우겨야하는 상황이 굉장히 웃겼다고. 당시 스케치북으로 의사소통하는 세나의 모습은 영화 '러브액츄얼리'를 떠올리게 하며 뜻밖의 재미를 안겨주기도 했다.
시종일관 악을 쓰고 나쁜 짓을 벌이는 악인을 연기하다보면 지칠 법도 한데 오히려 김민경은 감정이나 행동을 폭발시키는 연기를 즐기고 있었다. 세나에 실제 김민경의 모습은 얼마나 담겨 있냐는 물음에 그녀는 "세나가 행동이 커지고 과해지다보니까 뭔가 각도라든지 이런 게 특이하다는 걸 느끼고 있어요. 제가 몸치거든요."라며 전혀 예상치 못한 답을 내놓아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다리 부상이 완치되지 않아 촬영 때마다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으면서도 당장의 통증이나 불편함보다 그로 인해 더 많은 것들을 분출하지 못해 아쉽다고 말하는 김민경의 모습은 천생 배우 그 자체였다. 결국 <이브의 사랑> 속 전무후무한 악녀 '강세나'는 배우 김민경이 끊임 없이 고민하고 몰입하여 만들어낸 노력의 결과물이었던 셈이다.
과연 김민경이 만들어 나갈 세나 캐릭터는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 지 어느덧 후반으로 치닫고 있는 MBC 아침드라마 <이브의 사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매주 월-금 아침 7시 50분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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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BC연예 김은별 | 영상 백승훈 | 사진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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