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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음악감독 임현기, "<복면가왕>에 '나올 수 없는 사람' 나왔으면" 누구?


"가면을 벗는 순간, 당신은 두 눈을 의심하게 될 것이다!"

가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오직 가창력만으로 실력을 평가하는 음악예능 MBC <일밤-복면가왕>이 감성돋는 음악과 숨은 가창력자들의 재발견으로 연일 화제다. 단 1회 출연만으로 <복면가왕> 출연자들은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고, 시청자들을 감쪽같이 속이면 속일수록 대중의 관심은 더욱 뜨거워진다.

<복면가왕>은 목소리만으로 가면 속 출연자의 정체를 맞춰야 하는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사람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출연자들이 부르는 노래를 시청자들이 함께 듣고 즐기는 음악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또 한축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시청자들은 매회 <복면가왕>의 방송을 시청하면서 가면 속 출연자의 정체를 밝히는데 흥미를 느끼는 한편, 가면 속 인물이 밝혀지고 난 후에는 그 사람의 가창력에 주목하면서 그가 부른 노래에 다시금 귀 기울이게 된다. 이런 이유로 매회 <복면가왕>에서 불린 노래들은 화제가 되고, 숨어있던 명곡은 이렇게 재발견 된다.

<복면가왕>에서 이같은 음악의 방향과 색깔을 결정하는 사람은 다름아닌 '음악감독'이다. <복면가왕> 무대 위에서 불려지는 모든 노래들이 그의 음악적 취향을 반영하지는 않겠지만, 프로그램 전체에서 흐르는 음악적 서정성과 옛노래의 아련한 감성은 그가 음악을 통해 시청자에게 들려주고 싶은 메시지일 것이다.

그는 어떤 감성을 가진 사람일까? 어쩐지 섬세하고, 가녀리고, 풍부한 감성과 온화함이 잘 어울릴 것 같은 그런 사람. 어쩐지 꼭 한번 만나보고싶은 그 사람, <복면가왕>의 음악감독을 지금 만나보자.



<복면가왕>은 옛 시대의 감성을 오늘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프로


1. '복면'을 쓰고 노래한다는 컨셉을 처음 들었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그때 제가 여행중이었는데 전화가 왔어요. <슈퍼스타K 5>를 할 때 함께 작업했던 작가님이었는데 파일럿 프로 기회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전화를 받고 MBC에 갔는데 그게 <복면가왕>이었죠. 현장에서 제작진이 시뮬레이션을 보여주더라고요. 아이돌인 듯한 여성분이 노래를 부르는데, 알고보니 개그우먼 신보라씨인거예요. 또 들어보면 영락없이 가수 이덕진인데, 실제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죠. 그땐 정말 반도 못 맞혔어요. 순간 "뭐지....?"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때는 제가 지금 평가단에 있는 김형석 작곡가와 다를 바가 없었어요.(하하)


2. 그때 <복면가왕>이 이렇게 성공할 줄 알았나요?

물론이요! 왜냐하면 내가 못 맞혔으니까(하하). "이거 재밌겠는데?"하는 생각이 들었었죠.


3. <복면가왕>의 선곡에 대한 평가가 무척 좋습니다. 선곡은 누가 하나요?

선곡은 전적으로 가수들의 취향과 색깔을 존중합니다. 프로패셔널한 가수 여덟 분이 나오시는데, 제 개인적 취향을 반영할 여지는 전혀 없어요. 게다가 불과 2주라는 시간 안에 남의 노래를 최소 3곡 이상 외우고 소화한다는 것은 정말 불가능한 일이거든요. 그래서 최대한 가수들의 의견을 존중하되, 그분의 노래가 더 돋보일 수 있도록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최소화하는 편곡으로 저희가 옆에서 도와드리는 거죠.


4.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면가왕>만의 음악적 색깔은 있는 것 같습니다. 뭔가 서정적이고 아련한 추억 같은.

요즘 음악 예능 프로그램이 정말 많잖아요. <슈퍼스타 K>나, <불후의 명곡>, <너의 목소리가 보여> 같은 것들이요. <슈퍼스타 K>는 가능성을 가진 아마추어 가수들을 키우는 프로그램이고, <불후의 명곡>은 명곡의 재발견이죠. <너의 목소리가 보여>(이하 '너목보')는 뭔가 추리를 한다는 면에서는 어쩌면 <복면가왕>이랑 가장 비슷할 수 있는데, 조금 달라요. <너목보>는 아마추어가 참여하는 프로고, <복면가왕>은 프로패셔널한 분들이 나오는 프로예요. 대상이 다르죠. 또 <너목보>는 인터뷰 목소리와 립싱크 목소리를 비교하며 듣는 컨셉이라 '추리'적인 면이 강한 프로지만, <복면가왕>은 음악 리메이크 프로입니다. 현세대의 목소리로 옛 시대의 감성을 느끼는 음악에 더 포커스가 많이 맞춰져있는 편이에요. 음악에 추리와 예능, 이 세 가지가 잘 조합이 되어야 하는거죠.




5. <복면가왕>을 리메이크 프로라고 하셨는데, 이런 음악적 색깔을 유지하기 위해 편곡이나 디렉팅을 할 때 중점을 두는 면이 있나요?

사실 <복면가왕>이 파일럿으로 방송된 이후 반응이 좋아서 정규 편성 된다고 했을 때, 저는 금요일 저녁 <나는 가수다> 후속으로 편성될 줄 알았어요. 근데 '일밤' 자리에 편성이 되더군요. 일밤에 편성이 되니 방향성이 보이더라고요. 일요일 저녁시간대에 방송되는 <복면가왕>은 일주일을 마감하는 금요일이나 여유로운 토요일에 방송되는 프로그램과는 다르죠. 다음 날 출근을 해야 하는 일요일 저녁이라면 당신은 뭘 하 시겠어요? 당연히 편안하게 늘어져서 육아 예능 프로그램 같은걸 보며 힐링하거나 그러겠죠. 그래서 저희 음악도 시청자들이 듣기 편안한 데에 포커스를 둡니다. 리메이크를 할 때도 원곡의 오리지널리티에 어느 정도 기반을 두고, 좀더 풍성하게 하거나 살짝 올려주는 정도의 편곡을 해요. 부드러운 발라드를 빠른 곡으로 편곡한다거나 하는 경우가 아주 없진 않지만 드문 편이죠.


5.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면가왕> 속 노래들이 옛날 노래라는 느낌이 전혀 안 들어요.

그건 '화성' 때문이에요. 화성은 음악이론인데, 계속 발전하는 중이죠. 예를 들면 70년대 곡은 70년대 화성으로 만들어져요. 이후에 째즈 등이 더해지면서 화성이 발전하게 되고, 지금은 지금 시대에 맞는 화성이 존재하게 되는 거죠. 아무리 7~80년대 노래라 해도 지금 시대에 맞는 화성으로 바꿔주어야 출연자가 무대에 올라서 노래를 불렀을 때 시청자들이 편안하게 들을 수 있고, 지금의 감성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돼요.


보는 시청자도, 노래하는 출연자도 모두가 만족하는 프로 <복면가왕>




6. <복면가왕>의 제작 준비 과정도 궁금합니다.

저희는 2주 단위로 진행이 돼요. 한 번에 8명이 출연을 하는데, 3곡씩만 준비를 해도 24곡을 편곡과 디렉팅을 해야하는 거죠. 거의 죽음이에요.(웃음) 정말 본인이 즐기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작업이죠. 일단 24개의 곡을 다 들어보고, 저도 낯선 곡들은 외워야 해요. 또 가수에 맞게 편곡을 해야 하니까 가수에 대한 정보도 수집해야 하죠. 대부분 주위의 인맥을 통해 그 사람의 정보를 모으지만, 잘 모르는 분의 경우에는 인터넷으로 검색을 하거나 그분이 노래를 부른 동영상을 찾아보죠. 그리고 출연자 여덟 분과 각각 통화를 합니다. 정말 전화 하는 게 일이죠. 그리고 편곡 해서 가져가면 본격적으로 합을 맞춰보는 합주를 거의 12시간 가량 진행해요. 거기서 수정되어야 할 부분은 또 수정을 거치고 해서 전달하면 출연자들이 다시 또 연습. 최종 녹화는 18시간 동안 진행돼요. 지금은 시스템이 많이 자리를 잡아서 14시간으로 줄었지만요.(웃음)


7. <복면가왕>을 하시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가수를 꼽으라면?


산들이요! 산들이의 경우, B1A4의 프로듀싱을 했던 형과 친분이 있어서 물어봤더니 '올드한 노래의 락발라드를 부르면 소화를 잘한다', '눈이 나쁘다', '지방의 가요제를 거의 휩쓸었다'는 정보를 주더라고요. 그래서 '이 친구가 경연에 잘 맞고, 보이스 노출이 많이 안 됐으니까 여기서 이 부분을 해주면 되겠다'라고 생각하며 편곡을 하고 출연 순서를 정했죠. 그렇게 나온게 '응급실'이에요. 산들이는 출연할 때 저와 동영상 조회수 100만 뷰를 약속했었어요. 지금 120만 뷰니까 목표를 달성한 거죠.


또 저는 장혜진씨가 가왕이 될 줄 알았어요. '1월부터 6월까지'를 부를 때 정말 뒤에서 넋을 놓고 들었거든요. 그날 장혜진씨가 되게 컨디션이 안 좋은 상태로 노래를 했어요. 노래 직전까지 주사를 맞고 산소 호흡기를 끼고 있다가 무대에 올라갔거든요. 그런데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르는데, 평소 별 감흥 없이 들었던 '1월부터 6월까지'라는 노래가 그렇게 좋을 수가 없더라고요. 심지어 '지하상가 그 덮밥집도'라는 가사마저 애절하게 가슴을 후벼파는 거예요.(하하)


권인하 선배님은 충격이었죠. 제가 어렸을 때 TV에서 활동하시던 이미지랑 노래를 소화하시는 걸 보고 자랐거든요. 사실 예전에 노래하시던 분들은 그 시대에 활동하던 스타일이 그대로 이어져 오는데, 시대는 변했잖아요. 듣는 사람도 귀가 변했고요. 근데 권인하 선배님은 그때 가지고 계셨던 창법을 그대로 고수하고 계심에도 불구하고 보컬 테크닉이 많이 발전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제가 꼬맹이 때 들었던 것과는 다른 느낌? 형석이 형도 방송에서 얘기했지만, 한국의 ‘조 카커(Joe Cocker)’라고 할만했죠. 되게 멋있었어요.


육성재도 정말 깜짝 놀랐어요. 처음에 리허설에 왔는데, 몇 번 연습하더니 밴드의 소리를 뚫는 거예요. 밴드에서 노래를 하려면 평소보다 목소리에 힘을 더 줘야하고 고음도 뱃심으로 밀어야 하는데, 그 친구가 그걸 해내더라고요. 욕심이 났죠. 그래서 경연곡 '그 남자 그 여자'를 무대에 올라가기 직전까지 만지고 또 만져서 최고치를 뽑아낼 수 있게 부추겼죠. 육성재는 현장에서 더 월등한 실력을 보여준 케이스예요.

저는 이분들이 모두 가왕이 될 줄 알았어요. 그런데 제 예측은 모두 빗나가더라고요. 현장은 정말 예측불가예요.


8. 신수지, 홍석천씨 같은 가수가 아닌 분들이 노래를 잘해서 놀랐습니다.

캐스팅은 전적으로 제작진이 해요. 하지만 가수가 아닌 분들이 출연했을 때는 그분들의 보이스 컬러와 가창력을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편곡을 하고 가이드를 주는 게 바로 저희들의 몫이죠. 노래를 잘 하시는 분들을 그냥 잘 하시면 돼요. 신수지씨나 홍석천씨 같은 가창력자들은 정말 일부분에 불과해요. 앞으로 홍석천씨 같은 출연자가 한 다섯 명쯤은 더 나올 거예요. 그야말로 반전의 반전이 '빵빵' 터질 준비를 하고 있는거죠. 정말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반전의 반전, 사건의 사건을 만드는 게 <복면가왕>의 묘미


9. 아무래도 목소리만으로 추리를 해야 하니까 목소리가 너무 특이하거나 잘 알려진 사람은 <복면가왕>에 나오기 어렵겠네요.

과연 그럴까요? 역으로 그 특이한 목소리를 가진 사람의 모창을 잘 하는 누군가가 나온다면 헷갈릴 수밖에 없을걸요? 그리고 그 사람의 두 번째 경연곡을 들으면 시청자들은 거의 혼돈에 빠지게 될 거예요. "정말 그 사람일까?" 하고. 하지만 세 번째 경연곡을 부르고 가면을 벗게 됐을 때 정말 그 특이한 목소리의 사람이 맞다면 그건 정말 사건이 되는 거예요. 사건.


10. 아직도 나올 사람들이 굉장히 많잖아요? 이 사람은 우리 프로에 꼭 나왔으면 하는 사람이 있나요?

(오래 고민 후) 나왔으면 좋겠는 사람이... '나올 수 없는 사람'이에요. 제가 유재하를 정말 좋아하거든요. 그분이 우리 프로에 나와서 노래 한 번 해주면 여한이 없을 것 같아요. 지금 세대는 잘 모를 수 있지만, 사실 앨범 한 장을 내고 돌아가셨는데 몇 십년씩 회자가 되고 리메이크가 되는 작곡가나 가수는 故유재하, 그리고 가수 이문세씨의 작곡가였던 故이영훈 작곡가 이런 분들이에요. 돌아가신지 몇 십년이 흘렀는데도 다음 세대가 들어도 좋을만한 곡을 썼잖아요. 그 사람들을 지금 세대에게 소개하고 싶어요. 그래서 제가 이런 프로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죠.

지금은 다른 가수의 목소리를 통해서 노래를 소개할 수 밖에 없지만, 원작자가 나와서 직접 불러준다면 그보다 더 큰 영광이 어디 있겠어요? 이건 "누구였으면 좋겠냐"고 신봉선씨에게 물었을 때 신봉선씨가 "강동원이요."라고 말했던 것과 비슷한 거겠죠.(웃음)



11. 마지막으로 <복면가왕>의 음악감독으로서 시청자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음악이 있으면 소개해 주세요.

제 노래 소개해도 되나요?(하하) 제 앨범 중에 '어머니'라는 곡이 있어요. 이 노래를 추천드리는 이유요? 세상에 어머니가 없는 사람은 없잖아요. 그리고 또 하나 더, 홍대광의 '굿바이'(with 소유)라는 곡인데, 굉장히 서정적인 멜로디가 인상적인 곡이죠.... 왜요, 저와 안 어울리나요? 저 의외로 섬세한 감성이에요! 헐... 저 못 믿겠다는 표정은 뭐죠?!



☞ [인터뷰②]음악감독 임현기가 밝히는 <복면가왕>에 대한 '궁금증' YES or NO

  임 현 기 음악감독
  現 팻뮤직 프로듀서
  기타리스트, 작곡가, <슈퍼스타K 시즌5> 음악감독, <보이스 오브 코리아2> 음반 프로듀서
  백석예대, 한양여대 교수

    ※ 현재 MBC 미스터리 음악쇼 <복면가왕>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다.





iMBC연예 취재팀 | 사진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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