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남자프로골프는 언제나 회생할까.
프로스포츠 사상 국내외에서 그 사례조차 찾기 힘든 ‘여고남저’ 현상이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어서 골프인들의 시름이 깊다.
2014년 시즌에는 상금과 대회에서 더블스코어차로 벌어졌고, 내년에는 비교가 민망할 정도로 더 벌어질 게 확실시 된다. 같은 종목에서 이처럼 지나친 불균형은 예사로운 조짐이 아니다.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우려가 더 많다.
한국여자골프의 성장세는 2015년 시즌에도 ‘사상 최고’란 표현이 부족할 정도로 ‘폭발 성장’이 예고되고 있다.
KLPGA 투어만 올해 27개 대회를 넘어서 내년에는 아예 시즌 풀 수준인 30개 대회, 또는 그 이상이 예상된다. 미국 LPGA 투어는 김효주란 ‘핵폭탄’이 세계 여자골프계를 초긴장으로 몰아넣었고, 이미 세계랭킹 1위 박인비 등 기존 최강 세력이 한국 선수로 도배돼 있어 내년 세계 여자프로골프는 한국이 얼마나 싹쓸이하는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
반면 남자는 15년전 수준에서 한발짝도 전진하지 못하고 있다.
무엇인 문제인가.
결론부터-, KPGA와 선수는 밑바닥부터 갈아엎어야한다.
협회는 회장자리 싸움의 후유증을 앓고 있으며 여전히 모래알 집단이다. 협회 참모들의 권위가 상실된 지는 이미 오래됐다.
지난 11월 대한민국 최고권위의 한국오픈을 비롯한 2개 대회 연속 피날레 라운드를 월요일 아침 대회 관계자만 지켜보는 가운데 조용히 끝냈다. 만약 여자대회를 이렇게 치렀다면 아무리 폭발적인 흥행중이라도 한순간에 끝장날 만큼 치명적인 황당한 행태다.
지난 17일 한국프로골프대상 시상식은 서울 하얏트호텔 그랜드볼륨에서 근래 드물게 초호화판으로 치러졌다. 또 시상식을 전후로 스타급 프로들이 몇차례 쌀 전달식, 노인 봉사 등 사회 활동이 홍보뉴스로 전해졌다. KPGA 홈페이지는 최근 내년 10월 세계남자골프 대륙간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 대회 준비와 회원 경력개발 프로그램 관련 공고를 내고 있다.
이러한 행사나 홍보는 잘나가는 KLPGA라면 몰라도 죽느냐 사느냐 기로에 선 한국남자프로골프의 현안이 아니다. 너무나 한가하다.
시즌이 끝난 직후나 시상식, 또는 새해를 앞둔 요즘 KPGA는 내년 시즌에 먹고 살 플랜이나, 혁신안을 내 놓았어야했다. 대안, 대책이 없다면 조촐하게, 조용히 치르거나 자숙하는 게 맞다.
최경주는 한국남자프로골프의 얼굴이자 자존심. 그의 위대한 업적을 기려 4년전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이 창설됐다. 현역선수가 자기이름을 내세운 대회는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다. 올해대회는 스폰서가 나타나지 않아 무산, 또는 상금이 거의 없는 상태 직전까지 갔다가 3주전에 겨우 확정됐다. 상금 낼 능력이 없으면 ‘최경주~’타이틀은 내려야한다. 또 이 대회 입상자가 상금의 상당부분을 ‘최경주재단’에 기부했는데, 1개월에 한번 치를까 말까한 국내 대회에서, 그것도 여자대회 절반수준의 상금을 몽땅 써도 겨우 생계비 정도의 현실에서 거액을 기부금으로 선뜻 내놓는 것도 자발적이라고 받아들이기 힘들다.
여자는 올시즌 경우 KLPGA 투어 멤버 거의 전부에 해당하는 120여명이 대회 입상 상금을 제외하고도 연간 평균 1억5천여만원의 ‘현금 스폰서’를 받고 내년에는 이보다 더 늘어날 것이 확실하지만, 남자는 올해 상금왕과 대상을 차지한 김승혁부터 아직도 메인스폰서가 없으니 다른 선수는 말할 것도 없다. 여자는 80% 이상이 돈 걱정이 전혀 없지만, 남자는 80% 이상이 최저 생계비수준, 또는 그 이하.
그래도 아직은, 진정한 골프마니아라면 여자보다는 남자의 선호도가 훨씬 높은 것은 남자회생의 일말의 희망이기도 하다.
굉음을 내며 허공을 가르는 300야드를 넘나드는 드라이버샷이야말로 골프의 최대 매력포인트. 여자골프에선 절대 느낄 수가 없다. 관중(갤러리)을 끌어 모을 수만 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런데 올해 경우 교통, 주차장, 수도권 등 조건을 충족시킨 대회는 여자 경우 20개 대회 이상이었던 반면, 남자는 4개 대회 정도로 나머지는 갤러리 통로가 아예 골프장 설계부터 없는 것은 물론이고, 숙박과 셔틀버스 등 만만찮은 구경 값을 감수하지 않는 한 가기 힘든 곳에서 치러졌다. 여자는 팬클럽 운영을 전담하는 프로모션 담당자에 메인 스폰서측이 대회마다 이들을 지원하는 등 갈수록 갤러리가 불어나고 있지만, 남자는 이러한 시스템이 전무한 실정. 스포츠마케팅 개념에서 한참 차이가 난다.
여자는 1998년 박세리 신드롬 이후 화려한 의상, 고급스런 화장, 빠른 경기진행, 해외(LPGA) 투어 선수 연간 의무적인 국내 출전 등 대혁신을 꾀했지만, 남자는 이에 비하면 지금도 여전히 깊은 잠에 취해있다.
올 상반기까지 남자 세계랭킹 1위이던 애덤 스코트(호주)는 부상 등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호주오픈만큼은 무조건 참가해오고 있다. 일본의 가타야마 신고, 피지의 비제이 싱, 북아일랜드의 로리 매킬로이 등도 그래왔고 그래오고 있다. 우리는 그렇지가 못하다. 언제부턴가 초청료를 안주면 안온다. 국내에 잠시 머물고 있는데도 국내 대회에 불참하는 경우가 많다. 주최측 입장에선 통상 우승자 상금 수준의 초청료를 추가하기가 어렵고, 선수 역시 ‘프로는 돈’이란 PGA 투어식 개념에 젖은 까닭이다. 선수를 탓하기 이전에 협회가 나서야 할 일이다.
프로스포츠로서 골프는 남녀가 공존해야 서로가 산다.
KPGA가 자신을 갈아엎지 않으면 남자골프 침체로만 끝나지 않는다. 극과 극을 치닫는 기현상은 자칫 공멸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이 병 진 前 스포츠서울 편집국장 ※ 외부 필진 칼럼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iMBC연예 스포츠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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