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면 더욱 재미있는 드라마! 차기자의 ‘지극히 주관적’이고 ‘지극히 감정적인’ 시점으로 바라보는 드라마 속 다양한 이야기들, 지금 시작합니다!
MBC 새 수목미니시리즈 <미스터 백>이 첫 방송을 시작한 가운데, 무려 16.9%(TNmS 기준)이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신하균-장나라-이준-박예진-정석원이라는 화려한 캐스팅과 '70대 노인이 30대로 회춘하는' 기발한 상상력도 충분히 눈길을 모으지만, 그보다 더 시청자의 공감을 샀을 요소가 있다. 바로 TV 속 인물들의 군상들이 우리 가까이에, 혹은 '내 이야기'라는 것. 드라마를 보는 내내 생각할 거리는 충분했다.
#Ep.1 그녀는 '취업'을 하고 싶어 한다
극중 은하수(장나라)는 한창 '취업전쟁'에 시달리고 있는 활기찬 아가씨다. 그런 그녀가 첫 회부터 보여준 전쟁 같은 장면은 바로 '환경미화원 채용 체력시험'.
"정말 이렇게 시험을 보는 거야?"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고된 이 시험 속에서 그녀는 누구보다 필사적으로 철봉에 매달린다. (실제 환경미화원 체력심사도 드라마 속 장면과 같음)
"왜? 대기업 자리도 아닌데?"
환경미화원은 확실히 젊은 층이 필사적인 목표가 될 직업은 아닌 축에 속할 듯하다. 원래 적은 나이일수록 꿈은 크다고 하지를 않던가. 누구는 '대기업 간부'가, 혹은 '잘나가는 정치인', '인기 많은 아이돌' 등 한참 달려 나갈 시기이다. 그런데도 은하수는 환경미화원이 되기 위해 필사적으로 철봉에 매달린다.
(박복남)“아니.. 젊은 아가씨가 왜 이런 일까지 하려고 해?”
(은하수)“'이런 일'이라뇨. 붙으면 상근직에 철밥통인데요.”
그렇다. 이른바 ‘청년실업 100만 시대’.
우리나라는 청년 실업률이 10. 9%를 넘어서면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전년 같은 달보다 2.2%나 상승한 수치다. 14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2014년 4월 기준) OECD국가들 중에서도 고용률은 최하위를 찍는 신기록을 달성하고, 고용률조차40% 이하로까지 떨어진 39.7%다.
게다가 이력서 어딜봐도 ‘고학력, 유학, 영어필수’가 스펙의 기준이 되며 ‘뽑는 기준’도, ‘지원자의 기준’도 날로 높아지는 이 시대에 은하수같은 평범한 아가씨가 일자리를 구하기란 더욱 어렵지 않겠는가. 몸이 고되도 오히려 ‘상근직 철밥통’이면 너도나도 달려들 수밖에.
악착같은 은하수의 성격, 청년실업의 시대에 어떻게 해서든 최고봉(신하균)의 리조트에 들어가 안정적인 자리를 찾으려는 그녀의 노력을 정당화시키려는 ‘그저 지나가는 씬’으로 보기엔 드라마 속 버무려진 우리의 현실이 너무나 적나라해 슬픈 기분까지 들게 한다.
#Ep.2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최고봉은 말한다.
드라마를 보면서 ‘거참 자랑이다’싶었다. 악바리같이 돈을 긁어모으고, 업계 최고의 위치까지 올라간 그의 말은 한 귀로만 듣자면 불편하다. 하지만 그는 정말 현대 사회에서 ‘살아남는 법’을 알려준 것이었다. 왜? 사람을 믿으면 이렇게 되니까.
“아가씨! 내가 애가 넷이야!”
“네?”
(결국 정에 밀려 이길 수 있었던 승부를 포기해버린 은하수)
자리가 하나밖에 없다면 어떻게 해서든 뺏어야만 하는 시대다.
내 것으로 만들려먼 치열해지는 것이 정상이니, 정이든 뭐든 이용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비록 그것이 정정당당하지는 않을지라고 해도 정때문에 양보하기 시작하면 박복한 남자한테까지 밀려버리는 무한 경쟁의 시대라는 이야기다.
#Ep.3 근데, 이기는 것이 마냥 좋은가?
(은하수) “나이들면 너그럽고 인자하고 중후하고 막 연륜이 묻어나는... 그래야하는 거 아닌가?”
(엄마)“그게 뭐 사람 마음대로 되는 줄 알아? 다 사람들한테 상처받고 마음고생하고, 그러면서 살아가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그렇게 늙어가는 거야.”
실버타운 봉사활동을 나갔다가 최고봉과 만난 은하수는 괴팍하고 제멋대로인 성격의 고봉의 태도에 경악한다. 그리고 집에 와서 엄마에게 이런 사람의 이야기를 물으니, 현자인 엄마가 깔끔한 인생의 답을 내려줬다.
취업전쟁에서 살아남아서 높이 올라가고, 돈을 모으고, 그렇게 나이를 먹다보니 '그렇게 늙어가는' 거다.
고봉의 주변만 보더라도, 아니 흔한 드라마 속 비운의 왕(王)들만 보더라도 "나는 화려하게 살지만 아무도 믿을 수 없어"라는 상황을 시청자들은 익히 보아오지 않았나.
사람의 주변에 금빛이 번쩍이면 자연히 그 사금파라 하나라도 얻고자 몰려들고, 그렇게 되면 ‘나’를 보는 것이 아니라 ‘돈과 배경’을 보기 시작하니, 그때부터 부유한 자의 불행한 고립이 시작된다.
통닭 한 마리를 네 식구가 투닥이며 나눠먹을 것인가, 부유한 식탁을 혼자 먹을 것인가?
결국 ‘취업전쟁’에서 악바리처럼 살아남은 고봉은 외롭다.
극단적인 결론이라고는 하지만 어쨌든 ‘많이 가질수록 불안도 커진다’라고 하지 않던가.
고봉 역시 하나뿐인 아들은 말도 못할 철부지에, 저녁 밥 한 끼 같이 웃으며 먹어줄 사람도 없다. 통탄할 일이다. (그리고 이런 고봉의 모습은 앞서 나온 은하수네의 모습과 대조되어 더욱 외롭게 느껴진다.)
#Ep.4 그럼 '되돌려'볼까? 이번엔 사람 사이에서 '제대로' 살아볼게!
그렇다면 이젠 우린 <미스터 백>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알 수 있다.
그저 눈길만 끄는 판타지 회춘 로맨스도, 이로 인한 웃고 울 수 있는 사건사고들을 단편적으로 그리고자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회춘으로 인해 고봉에게 주어진 ‘선택의 기회’에 그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지켜보는 것이다.
찰스 디킨스의 소설 '크리스마스 캐롤'의 주인공 지독한 구두쇠, 스크루지 영감이 미래의 자신의 묘지가 외롭게 버려진 것을 보고 하룻밤 만에 사람이 달리지 듯, 과연 ‘이미 한 번’ 지독한 취업전쟁에서 치열하게 살았던 최고봉이 ‘정 많은’ 아가씨 은하수와 어떤 로맨스로 탈바꿈 하게 될 것인지.
결국 <미스터 백>에 그려진 취업전쟁, 이른바 ‘사람 전쟁’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이겨나갈 흥미진진한 인생역전 스토리. 그것이 앞으로 시청자들을 더욱 기대하게 할 요소가 아닐까?
MBC 수목미니시리즈 <미스터 백>은 매주 수, 목 밤 10시 방송.
iMBC연예 차연송 | 화면캡쳐 MBC
※ 이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를 받는바, 무단 전재 복제, 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