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총결산①> 봐도 봐도 다시 보고 싶은 MBC 드라마는?

기사입력2013-12-11 17:19

최근 포털사이트 Daum에서 올해의 드라마 검색순위를 공개했다. 1위를 차지한 <구가의 서>를 필두로 <오로라공주>(2위), <백년의 유산>(4위), <오자룡이 간다>(6위)까지 총 4개의 MBC 작품이 이름을 올렸다. 이 작품들은 방송 당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올 한해 MBC 드라마를 빛낸 작품들은 iMBC 다시보기 서비스에 대한 높은 관심을 통해서도 증명된다. 위의 네 작품을 포함하여 <마의>, <구암 허준>, <금나와라 뚝딱!>, <7급 공무원>, <보고싶다>, <사랑했나봐> 총 10작품이 순위권의 영광을 차지했다.

명불허전 사극왕국 MBC! <마의>, <구암 허준>, <구가의 서>

iMBC에서 3편의 사극이 큰 주목을 받았다. 여전한 사극의 인기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렇다고 단순히 MBC 사극의 유명세 탓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2013년 MBC 사극은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했기 때문이다.

-전통의 강자 <마의>, 신흥 강자 <구가의 서>

마의는 <허준>, <대장금>, <이산>, <동이> 등 굵직한 작품들을 연달아 성공시킨 이병훈 사단의 작품이다. 조선시대 말을 치료하던 수의사라는 독특한 소재와 이병훈PD 특유의 성장스토리는 다시 한 번 시청자들을 감동시켰다. 데뷔 후 첫 드라마에 출연한 조승우 역시 <마의>를 통해 2012년 MBC 연기대상을 수상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마의>의 성공이 어느 정도 우리에게 익숙했다면 <구가의 서>는 완전한 모험이었다. 현대극에서 이미 유명한 연출과 작가진들이 대기하고 있었으나 판타지 사극이라는 새로운 장르에 도전한다는 점이 걱정거리였다. 가수 출신의 두 주연배우와 반인반수라는 설정 역시 방송 이전부터 호불호가 극명히 갈렸다. 그러나 아름다운 영상, 탄탄한 이야기전개, 주조연 배우들의 환상적인 호흡 등을 바탕으로 <구가의 서>는 모든 우려를 극복해냈으며, 사극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사극을 매일 볼 수 있다고? <구암 허준>

지난 3월 처음 <구암 허준>이 평일 저녁에 편성되었을 때 시청자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대본 작업에서부터 의상, 배경 등 현대극보다 훨씬 많은 품이 들어가는 사극을 매일 방송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난공불락의 뉴스 시간대에 자리한 일일 사극은 안착에 성공했고, 초반의 한 자리수 시청률은 최고시청률 13%까지 껑충 상승했다. 큰 사고 없이 135부작의 대장정을 무사히 마친 <구암 허준>을 뒤이어 현재는 <제왕의 딸, 수백향>이 연일 호평을 받으며 그 명맥을 잇고 있다.

이슈메이커 일일드라마 <오자룡이 간다>, <오로라공주>

우리네 일상처럼 바람잘 날 없는 일일드라마는 올 한 해 톡톡히 효자 노릇을 했다. <오자룡이 간다>는 50대 이상 시청층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마지막 회에서는 첫 회 시청률(6.1%)의 3배가 넘는 시청률(19.7%)을 기록하기도 했다. <오로라공주> 역시 연일 자체 최고시청률을 경신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두 드라마 모두 일일드라마의 단골 소재인 배신과 복수, 불륜과 출생의 비밀 등 자극적인 소재로 인해 방송 내내 각종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지만 예측할 수 없는 전개로 매일 저녁 시청자들을 끌어당겼다.

주말은 가족, 그리고 MBC와 함께! <백년의 유산>, <금나와라 뚝딱!>

<백년의 유산>의 악덕 시어머니 방영자(박원숙 분)와 <금나와라 뚝딱!>의 냉혈 시어머니 장덕희(이혜숙 분)는 한 설문조사에서 나란히 ‘만나고 싶지 않은 시어머니’로 선정되었다. 이처럼 중견 연기자들의 신들린 연기와 드라마의 높은 몰입도로 인해 두 드라마 속 모든 캐릭터들은 마치 우리 주위 어디엔가 살아있는 듯 했다. 가족간의 화해와 소통이라는 아주 익숙한 주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그려내는 데에 성공하며 주말 안방을 사로잡은 두 작품은 한 해 동안 MBC드라마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이 외에도 <7급공무원>과 <보고싶다>는 강력한 경쟁작과 만나 시청률 면에서는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으나 배우들의 호연과 작품의 완성도로 인해 두터운 매니아층을 형성했다. 아침드라마 <사랑했나봐> 역시 분주한 오전 시간대에 아침 준비나 출근 준비를 하며 편하게 보는 드라마라는 편견을 깨고 방송 이후에도 다시 찾아보고 싶은 작품으로 등극했다. 순위권에는 들지 못했지만 <여왕의 교실>, <투윅스> 등 호평을 받은 작품성 있는 여러 드라마들이 한 해 동안 우리를 즐겁게 했다.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방송 시간대에 전혀 다른 장르의 드라마들이 사랑 받았던 2013년! 2014년 MBC 드라마들을 더욱 기대하게 되는 까닭이다.